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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각되는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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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3-12 06: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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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각되는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전쟁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왜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느냐 하는 질문 못지 않게 왜 친환경 디젤엔진 탑재 차량을 타야 하느냐도 중요한 화두가 되어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자동차를 만드는 메이커측이나 그에 대한 시승기를 쓰는 사람이나 그것을 읽고 선택에 참고를 해 자동차 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인류의 미래를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을 뜻한다.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가 디젤 엔진을 탑재한 세단형 모델을 국내 수입차시장에 출시했다. 그것은 OBD 문제로 인한 저 배기량 엔진의 확보라는 점도 있겠지만 나아가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메이커가 시대를 리드해간다는 선구자적인 자세를 표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미국과 일본시장에도 다른 브랜드에 앞서 디젤차를 출시 시판하고 있다.

그 배경은 물론 파워 트레인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와 선구자적인 입장에 있는 메르세데스로서 21세기 최대의 화두인 환경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데에 있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것은 여전히 가솔린 엔진이다. 그리고 디젤엔진이 빠른 속도로 그 영역을 넘보고 있다. 지역적으로 따지면 이미 유럽시장은 디젤이 가솔린을 앞서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가 등장해 세를 확장해 가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연간 판매대수가 아직은 50만대 전후에 불과하다. 1997년 토요타가 첫 번째 시판용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은 이래 누계 판매대수도 100만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유럽시장만해도 연간 1,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디젤차에 비하면 아직은 역부족이다. 메르세데스만해도 서유럽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54%가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동차업계에서는 현 상황을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경쟁으로 보고 있다. 그것은 물론 토요타의 위력 때문이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차종 생산을 2010년대 초까지 현재의 7개 차종에서 14개 차종으로 확대하고 연간 판매대수도 2005년 대비 4.3배에 상당하는 100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 이유에 대해 토요타측은 원유가격의 급등에 의해 연비성능이 우수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한층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를 ‘특별한 차’가 아닌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판매전략차로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런 토요타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초기 반응이 가장 좋았던 미국시장에서의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또한 2006년 초 미 EPA에서 하이브리드의 연비 개선효과는 5~20% 수준이라고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토요타는 그런 흐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를 계획대로 밀어 붙이고 있다. 그 이유는 21세기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환경 부문에서 선도기업이라는 이미지 구축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로서 그들의 기업 이미지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반해 메르세데스 벤츠는 디젤 엔진으로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유럽 메이커들과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환경기술을 선도한다는 자세는 같지만 그것을 어느쪽에 비중을 두고 하느냐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자동차업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선도하는 연비 및 배출가스 규제기준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런 기준에 우선 부합하는 것이 하이브리드카였고 그 때문에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이다. 결과는 미국시장의 비중이 절대적인 유럽 메이커들도 하이브리드카의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EU에서 이산화탄소 규제 기준 강화를 들고 나오면서 양상은 또 달라지고 있다. 미국시장이 연간 판매규모 1,700만대로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이지만 경제 공동체인 EU를 하나의 시장으로 본다면 2,000만대가 넘는 거대 규모로 미국보다 크다. 그 EU가 그들 지역 내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1995년에 비해 35% 저감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EU에 의해 2007년 1월 7일 발표된 새로운 기준은 2012년까지 자동차회사들의 노력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평균 주행 1km당 130g까지 낮추고 타이어의 개량 등으로 10g을 추가로 저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메이커의 자율에 맡겼던 것을 이제 강제화하겠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매연과 질소산화물 등의 규제에 비중을 두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저감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EU의 시각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등 유럽 메이커들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저감에 유리한 디젤엔진의 개량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메이커는 하이브리드카 등의 개발에는 앞서 있지만 디젤엔진의 개발은 상대적으로 뒤져 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각자 장기가 있는 분야의 기술 우위성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를 낳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EU가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도입하는 것은 교토의정서에 근거한 지구온난화 대책을 서두르기 위해서라는 것이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그동안 가솔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던 질소산화물과 매연등의 배출량에 있어서 이제는 더 이상 핸디캡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내포되어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E220 CDI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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