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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에서 과연 왜건형 모델은 가능성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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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3-15 06: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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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에서 과연 왜건형 모델은 가능성이 있을까?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이미 대우자동차 시절의 누비라 스패건을 비롯해 현대 아반떼 투어링, 기아 크레도스2 파크타운 등 3파전을 벌인 적이 있었으나 3년 전후의 짧은 라이프 사이클을 뒤로 하고 내수시장에서는 모습을 감추었던 역사 때문에 하는 말이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얘기가 나온 김에 우리나라 메이커들이 생산했던 왜건형 모델들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자. 자료가 완벽치 않아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은 정리해 본다.

그러니까 국산인지와 본격적인 판매 여부를 떠나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왜건은 1957년 6기통 엔진을 탑재한 9인승 모델 시발 스테이션 왜건이다. 이 차는 고가의 제작비와 당시 경제수준이 낮은 시장 여건 때문에 판매전망이 어두워 단 한 대만 제작되는데 그쳤다.
다음으로 독일 포드의 포드 20M 베이스의 스테이션 왜건을 1970년 현대자동차가 반제품으로 도입 생산해 주로 엠뷸런스용으로 판매했던 기록도 있다. 6기통 2.0리터 엔진을 탑재했었다.

이와 비슷한 또 하나의 왜건이 1976년에 등장한 GM코리아의 캬라반 스테이션 왜건이다. 이 차는 신진자동차가 토요타와 결별하고 1972년 미국 GM과 제휴하여 GM코리아 자동차로 변신해 첫 번째 승용차로 내놓은 시보레1700을 베이스로 1976년 `캬라반`이라는 이름의 스테이션 왜건을 개발 생산했던 모델이다. 하지만 시보레 엔진이 연비가 좋지 않아 역시 인기를 끌지 못해 79년까지 960여 대만 생산하고 단종되고 말았다.

바로 그 캬라반의 단종에 영향을 미친 것이 1977년 4월 출시된 최초의 국산 고유 모델 포니의 왜건형 모델이었다. 1,439cc 92마력짜리 엔진을 탑재하고 등장했으나 1983년 짧은 역사를 뒤로 하고 자취를 감추었다.

이어서 등장한 것이 1978년부터 1981년 4월까지 생산됐던 기아 브리사 K-303 스테이션왜건이다. 일본의 마쓰다 자동차가 1976년에 개발 생산한 `그랜드 패밀리아` 스테이션 왜건을 반제품으로 도입 생산해 `브리사 K-303 왜건`이라는 이름으로 1978년부터 시판했다. 이 차는 4기통 1300cc 엔진을 탑재하고 날렵한 스타일과 연료 경제성, 경쾌한 주행성능으로 1년 먼저 나온 포니 스테이션 왜건과 만만찮은 판매경쟁을 벌였었다.

다음 주자는 1997년 1만 4,325대가 판매되어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프라이드 왜건이 있다. 1996년 1.3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등장해 경제성을 중시하는 모델을 표방해 자영업자 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었지만 이 역시 1998년 3월에 단종되고 말았다.

그리고 1995년의 현대 아반떼 투어링과, 1997년의 기아 크레도스2 파크타운, 1998년의 대우 누비라 스패건 등이 있다. 상품성에서 그때까지 나왔던 모델들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었고 유럽에서의 왜건형 모델들처럼 고급성을 지향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아반떼 투어링과 스패건 등은 연간 8,000대 가까이 판매된 적도 있었지만 판매가 급감하며 한국시장은 왜건의 무덤이라는 오명만 남긴 채 자취를 감추었다. 현대와 대우는 수출시장을 위해 생산을 계속했으나 기아 크레도스2 파크타운은 아예 라인에서 사라졌다. 한국산 왜건형 모델이 국내 도로에서 완전히 판매가 중단된 것은 1999년 10월.
국내 시장에서 왜건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적었던 것은 짐차라는 이미지와 미니밴 등의 인기에 밀린 것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었었다.

왜건형 모델은 부의 상징

이런 우리의 사정과는 달리 세계적으로 자동차문화가 발달한 나라의 도로에는 왜건형 모델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다. 이웃 일본만해도 2005년 기준 스테이션 왜건형 모델의 판매대수가 61만 2,667대로 RV 전체 판매대수 197만대의 1/3에 달하고 있다.
유럽에서 특히 왜건형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많은 나라는 스웨덴을 꼽을 수 있다. 볼보 V70과 사브 9-5 에스테이트 등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이 나라에서는 택시도 에스테이트가 주를 이룬다. 볼보 V70과 사브 9-5 에스테이트에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왜건 등 세 차종이 택시의 80%를 점하고 있다.

스웨덴 거리에 왜건이 많은데는 이유가 있다. 19세기의 토지개정법 시행과 그 후의 산업 구조의 변화 등에 의해 스웨덴에서는 별장을 갖기 쉬운 환경이 정비되었다고 한다. 또 세계적으로 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로 봉급생활자들은 일반적으로 연 5주간의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거기에 놀라울 정도로 높은 스웨덴의 생활 수준은 요트 보유율에서 잘 나타나 있다. 5세대 당 한대 꼴로 요트를 갖고 있다고 한다. 별장과 요트가 있는 생활에는 왜건형 자동차가 필요했다. 실제로 그들은 사브 9-5 에스테이트에 식기세척기를 싣고 별장으로 가기도 한다.
그러니까 왜건형 모델은 부의 상징인 것이다.

사실 왜건형 모델에 익숙치 않은 국내 유저들과 달리 필자의 경우는 왜건형 모델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아니 그보다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덩치가 큰 SUV보다는 왜건형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세단형 모델을 타고 있지만 다음에 차를 바꿀 때는 SUV보다는 왜건형을 구입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SUV의 경우는 오프로드 주파성 등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그런 용도로의 사용이 많지 않을 뿐더러 경제적인 여건 등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해 현재의 처지에서는 다용도성에만 비중을 둔 스테이션 왜건이 훨씬 적합하다는 의미이다.
(GM대우 라세티 왜건 2.0 디젤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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