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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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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6-05 06: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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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길은?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미국의 유명한 TV토크쇼 ‘오프라 윈프리쇼’에 신형 렉서스 LS460가 등장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 미국에서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가 있다. 내용은 자동 주차보조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스튜디오로 딜러가 직접 차를 가져와 오프라 윈프리가 시연을 해 후진 주차를 자동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시스템에 대해 운전에 서툴다는 오프라는 아주 놀라운 표정을 연달아 지어 보였고 그 화면은 많은 미국 내 1억 5천만명의 시청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 TV 화면을 통해 전달되었다. 렉서스는 당당하게 미국 TV에 화제의 상품으로 등장할 수 있는 파워를 갖춘 모델인 것이다. ‘

무릇 모든 브랜드의 가치는 제품 그 자체가 최우선의 판단 기준이고 여기에 가격과 서비스 등 종합적인 내용을 보고 평가된다. 물론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그런 기준을 근거로 얼마나 구입해 주었느냐에 따라 그 가치를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매기곤 하는 부수적인 마케팅 기법도 등장한다.

제품 그 자체에 비중을 두어 평가하는 것을 제품으로서의 브랜드 가치라 하고 그 제품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어떻게 전개해 수익성을 올리느냐 하는 것을 기업 브랜드 가치라고 한다.
오늘 이야기하는 렉서스를 만들어 내는 토요타는 세계 최대의 브랜드 컨설팅회사 인터브랜드(Interbrand)에 의해 기업 브랜드 가치로서는 자동차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2006년 기준 이 회사가 발표한 기업 브랜드 가치를 보면 1위가 토요타, 2위 메르세데스 벤츠, 3위 BMW, 4위 혼다, 5위 포드, 6위 폭스바겐, 7위 아우디, 8위 현대, 9위 포르쉐, 10위 닛산, 11위 렉서스 등의 순이다.

토요타는 그 자체로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도 11위에 올라 있다. 브랜드 시대라고 하는 21세기의 생존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힘을 근거로 토요타는 2007년 판매에서 GM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가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필자가 만난 토요타 관계자 그 누구도 세계 제1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결과는 1위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막강 토요타이지만 목표로 삼았던 아니던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아니 넘지 못한 산이 있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벽이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제품 브랜드 가치를 근거로 하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빅3와 영국의 재규어 등이 받는 미국시장 기준 10만 달러 이상의 가격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4세대 LS460은 같은 등급의 유럽 프리미엄 모델들과 가격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르렀으므로 한 단계 더 신분 상승을 한 것은 분명하다.

즉 스탠더드 버전이 6만 1,000달러, 롱 휠 베이스 버전이 7만 1,000 달러로 렉서스 사상 처음으로 6만 달러 이상의 가격을 부여 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더불어 ES를 비롯한 세그먼트의 모델에서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상징적인 존재인 최상급 모델에서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렉서스는 아직까지 V10, V12 모델이 없고 당연히 그 모델들에 부여된 BMW 760Li의 12만 2,600달러 , 메르세데스 벤츠 S600의 13만 9,900달러, 아우디 A8 L W12의 11만 9,350달러, 재규어 XJ 수퍼 V8의 9만 1,335달러 등과는 거리가 있다.

일본시장에서의 가격도 차이가 난다. 렉서스 LS의 가격이 숏 휠 베이스 770만엔부터 롱 휠 베이스 965만엔까지로 설정되어 있다. 이에 비해 BMW 7시리즈는 740i가 915만엔, 760Li는 1,745만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S350이 987만엔, S600L이 1,900만엔으로 여전히 적지 않은 갭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엔진 라인업도 4.6리터 한 가지 뿐으로 배리에이션 전개에 한계가 있다.

참고로 렉서스의 고향이자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3만 886대보다는 뒤진 1만 9,646대이지만 BMW의 1만 7,796대보다는 앞선다.
이 수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쟁이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BMW의 헬무트 판케 전 회장은 공개적으로 ‘렉서스는 아직 글로벌 플레이어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 코멘트에 대해 토요타측은 한마디도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디 그뿐인가. 앞서도 언급했듯이 토요타는 단 한번도 세계 최대, 또는 제일의 메이커가 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적어도 메르세데스 벤츠처럼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는 그들 나름의 캐치 프레이즈도 내 세우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토요타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각에 따라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필자는 ‘My Way’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 마이웨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토요타는 종종 통상적인 것과는 다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상당 부분의 경우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특히 시장 침투의 속도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부분에서는 현대기아차 그룹과 비교된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했을 때 현대기아차는 분명 토요타보다 역동적이고 가시적인 전략을 구사해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가장 최근에 필자가 경험한 것이 체코 시장에서의 일이다. 2006년 기준 체코시장에서 현대자동차는 판매 4위에 올랐지만 토요타는 7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정작 현대자동차의 체코 딜러 사장은 결국은 토요타가 현대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토요타는 당장에 판매대수를 올리기 위한 프로모션을 동원하기보다는 축구장을 건설해 현지 주민들에게 다른 차원으로 접근하며 장기전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렉서스에 대한 브랜드 전략도 마찬가지다. 1989년 데뷔해 벌써 18의 세월이 흘렀고 LS460만해도 4세대째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벤치마킹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갔던 길, 또는 가는 길을 추종하지는 않고 있다. 그들이 정한 타임 테이블을 바탕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독일 빅3가 주장하는 소위 말하는 ‘달리는 즐거움’과 하이테크를 앞 세운 머신으로서의 길을 렉서스는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숙성과 쾌적성에 비중을 둔 세련미를 최우선으로 내 세우며 그들만의 길을 가고 있다.
당연히 그 최종적인 평가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하기 쉬운 말로 ‘많이 팔린 차가 좋은 차’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잘 팔리는 차와 좋은 차’의 기준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보다는 지금까지는 확실히 다른 타겟 마켓을 설정해 그쪽을 집중공략에 성공의 길로 가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즉 모든 유저가 ‘달리는 즐거움’만을 가치로 삼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아늑하고 쾌적함에 최우선을 두는 차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바로 그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대응하는 것이 렉서스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렉서스 LS460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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