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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G2X, 한국시장에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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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9-27 06: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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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G2X, 한국시장에 먹힐까?

GM대우의 2인승 경량 로드스터 G2X는 GM의 카파(Kappa)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한 모델이다. 최근에는 플랫폼보다는 아키텍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추세에 있으며 한편에서는 플로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과거와 차 만들기의 프로세스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커들이 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키텍처다. GM이 카파 아키텍처를 베이스로 개발한 첫 번째 모델은 폰티악(미국 발음은 ‘파니악’에 가깝다.) 디비전의 솔스티스(Solstice)다. 폰티악 솔스티스는 과거 명성을 날렸던 파이어버드의 후속 모델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정확히 같은 세그먼트라고는 할 수 없지만 GM의 스포티 디비전인 폰티악의 대표주자였던 파이어버드에 대한 미국인들의 향수는 상당하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리고 다시 파생된 모델이 새턴 디비전의 스카이(Sky). 솔스티스가 컨버터블과 쿠페를 상정한데 반해 새턴 스카이는 컨버터블만 있다. 기본적인 골격은 솔스티스의 것을 유용하면서 디테일에 변화를 추어 차별화를 꾀한 모델이다. 그래서 같은 자세의 모델이면서 프론트 엔드만 보면 전혀 다른 모델로 보인다. 그로 인해 전장이 스카이쪽이 더 길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또 다른 모델이 GM 의 유럽 자회사인 오펠의 GT라는 모델이 있다.

오펠의 역사에서 GT라는 모델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였다. 오펠이 발표한 2인승 스포츠카는 당시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GT는 당시의 일반적인 유럽 디자인 경향에서 크게 일탈해 있었다. 그 곡선적인 라인은 아메리칸 스타일에 의한 디자인, 코카콜라병 형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일링의 특징은 낮은 프론트에 팝업(리트랙터블)헤드램프, 원형 띠를 두른 휠 아치, 도어의 압축 부분, 그리고 테일 엔드로 유려하게 이어지는 날카로운 리어 휠 아치 등 소위 말하는 정통 스포츠카로서의 프로포션을 표방했다. 그 초대 오펠은 1968년부터 1973년까지 10만대가 생산되었었다.

그 오펠 GT가 2인승 스포츠카로 2006년 제네바쇼를 통해 다시 부활했으며 2007년 1월 유럽시장에 출시됐다. 오펠의 신형 스포츠카 GT는 날카로운 커팅 라인을 채용한 특징적인 디자인, 뒷바퀴 굴림방식, 강력한 4기통 엔진을 탑재한다. 이미 올 해 물량 2,800대가 다 팔려 나갔다고 한다.

오펠의 이야기가 길어진 것은 폰티악 솔스티스라는 모델의 기본적인 컨셉은 오펠 GT에서 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번에 다시 GM의 한국 자회사인 GM대우 라인업에 G2X라는 파생 모델로 가지치기를 한 것이다.

한가지 분명히 수입차로 분류해도 무방한데 GM의 한국 수입업체인 GM코리아가 아닌 GM대우를 통해 들여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GM 코리아의 모델도 GM대우의 모델도 한국시장에 판매하는 업체는 대우자판이다. 그런데 GM 은 GM코리아가 아닌 GM 대우의 라인업에 별도의 모델명을 부여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GM 그룹 내에서 GM 대우의 위상을 말해 주는 것이다.

G2X와 같은 모델은 판매대수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필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GM대우의 생산 파이프를 통해 나오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한국의 일부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실제 모든 소비자들이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과거 기아자동차가 세이블이라는 모델을 이런 식으로 들여와 판매한 적이 있다. 혼다 레전드의 대우자동차 버전인 아카디아도 사실은 비슷한 과정을 거쳐 국내에서 판매됐었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쌍용 칼리스타와 기아 엘란이라는 모델 등 경량 로드스터가 한국 자동차회사의 공장에서 생산되어 판매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모델들 모두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다가 조용히 사라졌었다. 한국인의 애국심(?) 때문이었는지 그런 장르의 모델들이 한국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분석 자료는 없지만 생명력이 길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GM 대우는 그런 한국시장의 역사를 충분히 알 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G2X를 들여온 것이다. 그것도 현대자동차가 투스카니의 후속 모델을 뒷바퀴 굴림방식으로 내놓기 한 참 전에 선수를 친 셈이다.

자동차 전쟁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일부 호사가들의 논평은 사실 실 수요자들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보다는 실험정신이 강하고 제품 보는 안목이 까다로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과연 어떻게 접근하느냐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 승승장구하는 GM대우와는 달리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못하고 있는 대우자판의 역량이 앞으로 어떻게 정리되느냐도 G2X의 앞날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어쨌든 즐겁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대국에 걸맞지 않는 자동차문화를 보여 준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 한국의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장르의 모델이 등장한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이다. 공시적으로 수입차로서의 브랜드를 내걸고 판매되고 있는 모델들과 어떤 차이로 받아 들여질지는 미지수이지만 G2X는 마케팅 여하에 따라 ‘시장 세분화’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한국시장에서도 실감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존재다.

또한 얼마 전 국내 상륙한 로터스 엘리스와 함께 2인승 경량 로드스터의 장르에 속하는 G2X는 기존 수입업체들이 선 보인 모델들과 어떻게 동질화 및 차별화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누차 언급했지만 스포츠카에 대한 개념도 시대의 변화와 함께 많이 달라졌다. 스포츠카라는 것은 레이싱장에서 뛰던 모델을 일반 시판용 모델로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다른 것은 희생하더라도 모든 역량을 달리기에 집중을 한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우리가 스포츠카라고 분류하는 모델들은 프로포션에서부터 일반 세단형 자동차와 다르다. 그러한 차이로 인해 정장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멋있다라는 생각은 가질 수 있어도 구매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것이 보통이다.

G2X도 그런 면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통 스포츠카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프트 톱 로드스터로 분류할 수 있는 G2X는 전체적으로 앞서 언급한 ‘낮은 프론트에서부터 테일 엔드로 유려하게 이어지는 리어 휠 아치’까지 스포카로서의 자세가 나온다. 이런 기본적인 자세를 바탕으로 프론트 엔드와 리어 엔드의 디테일에 변화를 주면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내는 것이 통상적인 수법이다.

GM대우의 G2X는 판매대수가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차 업체들이 선보여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기여하는 장르의 모델들과 같은 범주에 넣을 수 있다. 과연 완전한 수입차 업체가 아닌 한국의 자동차회사가 수입해서 판매했을 때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을 끄는 모델이다. 해치백과 왜건형 모델이 쉽게 자리 잡지 못하는 쏠림 형상이 강한 한국시장에서 이번에는 2인승 경량 오픈 로드스터가 시험대에 올랐다.

한 가지 시판 가격 문제. 미국시장에서 폰티악 솔스티스의 경우 $21,515 - $27,275, 새턴 스카이는 $24,725 - $29,175 달러 선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판매가격은 4,390만원. 수입차가 아닌 OEM방식으로 들여 온 모델로서는 높은 책정이다. 의도적으로 고가정책을 쓰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GM대우 G2X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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