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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QM5로 본 21세기 글로벌 생산체제의 현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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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1-07 06: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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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첫 번째 크로스오버 QM5는 우선은 르노삼성의 라인업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번째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르노삼성의 입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르노 브랜드로 수출하게 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지 주목을 끌기도 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르노삼성측은 그동안 나름대로 이색적인 시승코스를 선정해 기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왔다. 이번에는 강원도 평창과 양양을 잇는 산악로를 중심으로 한 다이나믹한 루트로 QM5의 성격을 강조했다. 메이커가 직접 선정해 제공하는 시승 코스는 그들이 타겟마켓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르노삼성측은 QM5가 SUV가 아니라 크로스오버라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국내 오너들에게 이런 장르의 모델들이 아직은 적재공간 우선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고 잇다는 점을 뜻한다. 크로스오버는 말 그대로 교차하는 성격을 가진 차를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픽업 트럭에 승용차 감각을 겸비한 차로 처음 등장한 세계 최초의 SUV인 크라이슬러의 체로키부터 성격은 모두 크로스오버였다. 그것을 표현하는 측이 어느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MPV부터 시작해 SAV(Sports Activity Vehicle), 퓨전카, CUV, LUV 등으로 부르고 있을 뿐이다.

르노삼성측은 세단과 SUV의 성격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크로스오버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 세우고 있는데 이는 주행성에 많이 비중을 두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오늘날 등장하는 거의 모든 SVU들이 승용차감각을 중시하고 있는데 QM5는 그중에서도 달리기 성능에 비중을 더 두고자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 차의 타겟마켓을 어떻게 설정했느냐를 잘 보여 주는 것이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QM5는 그동안의 르노삼성이 내놓은 모델들과는 그 개발 생산과정이 다르다. 닛산의 모델을 베이스로 르노삼성 버전을 만들었던 SM 시리즈와 다르다는 얘기이다.

QM5는 르노와 르노삼성이 기획하고 닛산이 설계와 개발을 했으며 르노삼성이 생산을 담당한 전해 새로운 모델이다. 언뜻 단순한듯하면서도 21세기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20년이 넘게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온 필자의 입장에서도 가끔씩 어떤 모델의 뿌리와 전개 과정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GM의 공장에서 토요타의 모델이 생산되어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 마그나 스티어라는 부품회사나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들이 위탁생산을 하는 것은 이제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그런 과정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형태의 차만들기 형태가 등장해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그것은 오늘날 글로벌 메이커들이 자신들의 글로벌 거점을 최대한 활용해 가장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QM5는 르노측이 르노삼성측의 생산력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을 하면서 QM5를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산 자동차의 제품력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는 말도 된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주요 부품들은 상당 부분 닛산 것을 그대로 들여와서 만들었는데 그것이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누차 설명했다. 어쩌면 오히려 그것이 한국의 유저들에게는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할 수도 있다.

참고로 QM5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C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닛산의 카쉬카이(Qashquai: 일본명 듀알리스 Dualis)의 베이스로도 유용되고 있고 부품은 공유하고 있지만 성격이 달라 판매간섭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르노자동차의 라인업에는 알다시피 유럽 양산 메이커로서 미국시장에서 통하는 SUV가 없다. PSA푸조시트로엥과 이탈리아 피아트 등 남유럽 브랜드들은 1990년을 전후해 품질 문제로 인해 철수한 이래 아직까지 미국시장에 아예 전시장이 없다. 그러나 르노는 닛산과의 얼라이언스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고 자회사인 르노삼성을 통해 새로운 장르와 세그먼트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루마니아의 자회사인 다치아를 통해서는 개도국용 저가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르노삼성은 2012년까지 3~4개의 새로운 모델을 추가로 개발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소문수준이기는 하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그것을 소화해 내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르노삼성의 몫이고 그 ‘임무’를 원만히 수행했을 때 르노삼성은 오늘날 토요타가 내 세우고 있는 ‘지구 기업’의 일원으로서 자리를 잡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르노그룹의 자회사이지만 분명한 ‘한국기업’임을 적극적으로 내 세우고 있는 르노삼성은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받는 시험대에 올랐다. 그런 점에서 르노삼성은 첫 번째 SUV의 성격을 ‘주행성에 비중을 둔 크로스오버’라는 점을 전면에 내 세워 시장 침투를 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QM5는 세그먼트상으로는 중형 SUV에 속하는 모델이며 성격은 크로스오버다. 특히 르노삼성측은 닛산의 최첨단 기술을 다용해 달리기 성능에 뛰어난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차체 크기에서는 현대 싼타페보다 약간 작을 뿐 아니라 디자인으로 인해 더 작아 보인다. 그 점을 한국시장에서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는 그런 크기보다는 성격을 중시하는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한국시장 오너들의 시각은 약간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첨단 장비를 만재해 가격을 약간 높게 설정해 의도적으로 럭셔리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는 QM5가 르노삼성의 미래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르노삼성 QM5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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