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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기아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 창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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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2-12 07: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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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기아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 창출할까?

모하비는 미국 서부지역의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아리조나의 4개주에 걸친 大고원평야 지대로 미 서부지역 최대의 관광, 영화, 목축, 농업, 광업의 핵심 지역이다.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년, 팜스프링스 등의 관광휴양지와 기아 미국 주행시험장 및 자동차의 극한 시험환경인 데쓰밸리 등이 소재해 있는 지역이다. 모하비의 미국 수출명인 보레고 역시 LA에서 남동쪽으로 약 2시간여 거리에 있는 샌디에이고 카운티 안자 보레고라는 사막지역에서 유래한 차명이다. 국내에서는 모하비가 더 익숙하지만 미국에서는 보레고가 더 유명하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차명에서 기아자동차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본고장인 미국에서 통하는 정통 SUV를 표방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시장은 크로스오버의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 시대에 기아자동차는 역으로 대형 프레임 구조의 정통 SUV를 만들었다.

SUV의 본고장 미국에서 내로라 하는 대형 SUV와 정면 대결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존재감이다. 거대한 대륙의 자동차생활, 그것도 서부개척 시대에 대한 향수가 아직도 남아 있는 미국에서의 자동차는 그 자체로서 존재감을 주지 못하면 주류가 될 수 없다. 렉서스 LX470, 링컨 내비게이터, 벤츠 GL클래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경쟁상대로 표방한 모델들의 면면이 그것을 잘 말해 준다.

또 하나는 문화적인 차이이다. 우리는 가전제품이나 가구등을 구입하면 모두 안방까지 배달을 해 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구입자가 싣고 가든지 배달을 원하면 제품가격과 맞먹는 배송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픽업과 같은 차량이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그 픽업에 승합성을 추가한 것이 SUV이다.

모하비는 그런 미국적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모델이다. 거기에 한국차의 장기인 다양한 옵션과 편의장비로 무장해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목적에 걸맞는 상품성을 모하비는 갖추고 있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세계 각국의 모터쇼장에서 만나는 한국차는 현대기아는 물론이고 GM 대우, 르노삼성, 쌍용의 제품까지 글로벌 수준에 떨어지지 않는다. 외국의 자동차 전문기자들도 그 점에 대해 동의한다.

다만 현대자동차의 예에서 보듯이 아직까지 확실한 판매 네트워크를 완성하지 못하고 전략의 잦은 수정, 장기적 플랜 부재 등으로 인해 그 제품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일관성의 부재와 딜러십 구축에서 아직은 안정적인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기아자동차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스포츠 마케팅은 일관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 막 끝난 호주 오픈 테니스 여자 결승전에서 샤라포바가 이바노비치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화면에 기아자동차의 로고가 선명하다. 윔블던에 메르세데스 벤츠의 로고가 항상 빛을 발하는 것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유럽에서는 그에 걸맞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농구가 미식축구와 함께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에서는 NBA 농구선수들을 동원했다. TV의 중계화면과 각종 미디어에 배경화면으로 등장하는 기아 로고는 무의식 중에 소비자들의 머리에 각인이 된다. 그리고 실제로 구매활동에 들어갈 때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일련의 스포츠 마케팅 활동은 우선은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평가할만하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서의 모하비는 어떻게 포지셔닝을 해 갈까. 국내 시장의 대세는 물론 크로스오버다. 특히 투박함보다는 세련된 쪽을 더 선호하는 국내 유저들에게 모하비는 갈수록 대형화 되어가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한다는 전략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큰 차를 좋아하는 예가 많지 않다. 미국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고소득층을 타겟마켓으로 설정해 파고 들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입 SUV를 경쟁상대로 삼겠다는 의도도 내포되어 있다.

국내 시판 가격은 2륜 구동 모델이 3,280만원~4,160만원, 4륜구동 모델은 3,490만원~4,400만원(이상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베라크루즈의 3,180만원부터 4,140만원보다 약간 높다. 베라크루즈도 그랬지만 채용된 옵션을 감안한다면 비싸다고 할 수 없다. 해외시장에서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가격 대비 가치는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여전한 경쟁력이다.

모하비는 기아자동차가 공을 많이 들인 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산 브랜드인 기아자동차가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능한 기술과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 기아자동차가 모하비의 개발을 위해 중점적으로 벤치마킹한 모델은 BMW X5라는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가지 갈수록 급등하는 석유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느껴가고 있는 미국시장의 유저들에게 어떻게 접근할지는 숙제다.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같은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지 않은 기아자동차의 입장에서는 런칭 당시 얼마나 효과적인 전략을 수행하느냐와 그것을 얼마나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그것이 곧 브랜드력으로 직결된다. 2007년 유럽시장에서 안정된 판매 전략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기아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는 어떤 자세를 보여 줄지 궁금하다.

여기서 다시 한번 지적할 것은 제품력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그만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하는 점이다. 시간도 필요하지만 그만큼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번 강조하지만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기아 모하비 3.0 V6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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