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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C230 아방가르드 단평(短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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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2-15 06: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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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C230 아방가르드 단평(短評)

왜 벤츠를 탈까?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자동차의 기본 명제에서는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데 사람들은 왜 비싼 돈을 지불하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재규어 등 고가차를 탈까? 똑 같이 가는 시계이지만 왜 사람들은 3천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지불하고 롤렉스 시계를 사는지와 비슷한 질문이다. (매일경제신문 2008년 1월 29일 게재 원고)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브랜드 가치 때문이다. 가치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동차 엔진과 안전기술 전반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고 그런 기술력으로 자동차업계를 리드해왔다. 그것을 소비자들이 인정하고 그만큼의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동차 부문에서 그들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우리는 이들 고가 브랜드를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칭한다. 그 중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들 중 가장 많이 팔린다. 우리나라에서는 2억이 넘는 가격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13만 달러가 넘는 가격까지 매겨진다. 한국차 중 미국시장 가격이 가장 높은 것은 베라크루즈로 3만 5천 달러선이니 비교가 될 것이다.

그 S클래스의 후광을 바탕으로 등장해 실질적으로 메르세데스 전체 판매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 오늘 소개하는 C클래스다. BMW가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집중적으로 강조한 3시리즈를 기반으로 오늘날과 같은 업적을 이룬 것과 대조적인 대목이다. C클래스는 1982년 데뷔 이래 600만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이번이 4세대 모델에 해당한다. 배기가스 진단장치인 OBD시스템 장착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늦은 2007년 11월에야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신형 C클래스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DNA를 살리면서 스포츠성을 한층 강조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기존 메르세데스 벤츠의 C클래스는 컴팩트카이면서 차의 성격이 지나치게 럭셔리 프리미엄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너무 호화스러워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등급에서는 무언가 조금은 유연한 성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래서 대두되기도 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신형 C클래스가 선택한 것이 ‘주행성의 강조’다. 좀 더 무난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쾌적성과 안락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오히려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격을 전면에 내 세우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강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브랜드 이미지와 걸맞다고 생각한 것이다.

동시에 라이벌인 BMW에 비해 구매자 평균 연령이 10세 이상 높았던 기존 모델의 유저층의 폭을 아래쪽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그 조건을 메르세데스 벤츠의 DNA를 바탕으로 한 카리스마를 살리면서 주행성을 강조하고자 한다는 얘기이다.

뉴 C클래스의 스타일링과 익스테리어 디자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현행 S클래스와 CL클래스를 혼합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선대 모델에 비해 좀 더 직선적인 터치로 바뀌었다. 최근 풀 모델체인지되는 모델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C클래스 역시 차체가 커졌다. 그럼에도 시각적으로는 커 보이지 않는다.

차체는 커졌지만 중량은 더 가벼워졌다. 메르세데스측의 자료에 따르면 뉴 C230은 1,540kg, C220CDI의 공차 중량은 1,585kg으로 구형 220CDI의 1,590kg보다 5kg이 가벼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체 강성은 13%나 향상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기술력이다.

인테리어의 분위기는 기존 모델의 중후함을 버리고 역동적인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고 있다. 역시 전체적인 디자인은 직선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로 인해 한 덩어리임을 느끼게 하는 조형미를 만들고 있다. 동급 라이벌들에 비해 가장 넓은 실내 공간을 갖고 있는데 리어 시트는 그런 기대에 비해 넓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시승 모델은 C230 아방가르드로 VVT 등을 채용한2,496cc V6 DOHC 사양으로 최고출력 204ps/5,500rpm, 최대토크 25.0kgm/2,900~5,5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7단 자동변속기. 발진과 가속시의 엔진반응은 안전과 안심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여전히 매끄럽게 상승하는 회전감이 압권이다. 출력은 한 단계 증강되었지만 연비는 오히려 좋아진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소음과 진동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현가장치이다. 신형 C클래스의 어댑티브 서스펜션이라고 부르는 이 시스템은 오늘날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채용하고 있는 전자제어식이 아니라 기계식이다. 이것은 21세기 초 현행 BMW 7시리즈가 데뷔했을 당시 극단적인 전자화를 추구한데 반해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높은 숙련도를 기반으로 한 아날로그 감각의 차만들기를 했었을 때의 차이를 다시 재현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성격 차이를 이 부분만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은 없을 것 같다. 승차감은 BMW에 비하면 부드럽지만 독일차다운 꽉 짜인 듯한 맛은 여전하다.

신형 C클래스는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카리스마라고 하는 것이 그저 시대적인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토요타나 폭스바겐, 현대자동차의 모델들처럼 만인에게 무난한 차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같은 독일의 라이벌인 BMW와 생각하는 방향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도 잘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 유저들은 그런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매일경제 신문 2007년 1월 29일 게재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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