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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로체 디젤 사양 제외 옳은 결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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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7-08 07: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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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로체 디젤 사양 제외 옳은 결정인가?

기아자동차의 현행 로체가 등장한 것은 2005년 11월이다. 처음에는 2.0리터와 2.4리터 가솔린 엔진만 탑재했었지만 이듬해부터 디젤과 LPG엔진 사양을 추가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디젤엔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한국적인 상황 때문에 판매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당시 기아자동차는 로체 디젤 사양 ‘로체 D-LEV’를 출시하면서 가솔린 대비 연비의 우위성을 강조했었다. 1,991cc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 엔진은 터보차저를 통과하는 배기가스의 양과 유속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장착한 엔진은 연비가 수동변속기 17.3km/ℓ, 자동변속기 13.5 km/ℓ로 기존 로체 가솔린 엔진 대비 각각 41.8%, 23.9%가 향상됐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는 곧 배출가스 배출량이 그만큼 적다는 것과도 상통한다.

그런데 올 여름 로체 이노베이션을 출시하면서 LPG 사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젤 사양은 제외했다. 최근 들어 급등하는 경유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기아자동차의 전략이 옳은 것일까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현재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이 같아져 버린 상황에서 디젤엔진 사양으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디젤차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휘발유 가격과 디젤 가격을 단순 비교한데 온 결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로체 디젤엔진(현대 쏘나타에도 탑재된다)은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가 23.9%가 좋다. 연료가격이 같다고 해도 그만큼 연료소모가 적다는 얘기이다. 더불어 최근 전 지구촌의 최대의 관심사인 지구온난화의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에서 디젤엔진은 가솔린 대비 25~35% 가량 적다.

그에 반해 LPG 엔진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물론이고 배출가스 총량도 세 가지 엔진 중 가장 높다. 다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해 지구공해에 현재로서는 가장 나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리터당 8.8km라고 하는 로체 LPG 자동변속기 사양의 연비가 말해준다. 주유소에서의 LPG충전비용도 이미 가솔린 대비 50%를 넘어 섰다. 디젤 대비 50%, 가솔린(11.5Km/리터)대비 30% 가량 나쁜 연비를 감안하면 경제적인 혜택도 없다.

이에 반해 최근 등장하는 디젤엔진 들은 커먼레일 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유럽 메이커들의 디젤엔진은 총량 배출에서 가솔린보다 더 깨끗할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고 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배출가스 기준(가솔린과 디젤 동등 취급)을 클리어하고 있을 정도로 클린한 수준에 이르렀다. 유럽은 이미 신차 판매대수의 60% 가까이가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나온다.

그런 기술력을 확보한 독일 메이커들은 최근 유가 상승과 맞물려 디젤차로 미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미국시장에서 디젤차의 판매 증가율은 하이브리드카를 앞지르고 있다.

일본도 최근 디젤엔진 기술 발전에 발맞춰 수요 촉진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는 디젤차 판매는 1980년대에는 5% 정도였으나 동경도가 1999년에 ‘디젤차 NO작전’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급락해 현재는 겨우 0.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 가을 닛산을 필두로 디젤 승용차 판매가 시작되는 것을 계기로 일본의 경제산업청, 국토교통성, 환경청과 자동차회사, 석유업계 대표자들로 구성된 클린 디젤에 관한 간담회에서 포스트 신장기규제(2009년부터 시행)에 적합한 클린 디젤차의 보급추진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일본에서도 미국 및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디젤차에 대해 시끄럽고 진동이 크다, 배출가스가 많이 나온다는 이미지가 강해 전체 시장에서 판매 비율이 아직은 0.1% 전후에 불과하다.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은 배기량별로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나 기아자동차 대비 디젤 라인업에서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하지만 올 9월 클린 디젤 승용차의 판매에 맞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보다 20~30% 가량 적다는 점과 연비도 그만큼 좋다는 것을 강조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세제우대와 관공서에서의 우대 등 초기 수요의 창출을 위한 방안을 강구한다는 것이다. 다만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구조가 복잡해 차량 가격이 약 30만엔 가량 비싸다는 점을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월부터 북해도에서는 높은 석유의존도, 디젤에 적합한 도시구조등에서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정보발신과 지역특성을 살린 보급촉진책을 실시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휘발유가격과 디젤 가격을 단순 비교해 메이커에서 스스로 디젤차 사양을 제외시킨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메이커가 앞장 서서 상황을 설명하고 수요 전환을 유도해도 부족할텐데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라인업 전략을 행하고 있다.
과연 기아자동차는 어떤 생각으로 파워 트레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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