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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혼다가 보여주는 레전드의 상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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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7-16 06: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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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혼다가 보여주는 레전드의 상품성

혼다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분류하는 프리미엄이나 니치 브랜드가 아닌 양산 브랜드에 속한다.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과 같이 고가의 제품 라인업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는 메이커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보다는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그룹 등과 같은 성격의 메이커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소비자층을 한정하지 않고 만인이 원하는 차를 만드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데 우리는 종종 혼다를 프리미엄 브랜드인 독일의 BMW와 비교한다. 혼다는 7시리즈와 같은 대형 세단이 없다. 하지만 미국시장 기준으로 BMW 5시리즈의 시판 가격은 4만 4,000달러에서 5만 8,000 달러선인데 비해 레전드의 미국 버전 아쿠라 RL이 4만 1,000~5만 3,000 달러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포지셔닝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 수치만으로 보면 두 브랜드는 간단하게 비교할 수 없다.

두 브랜드가 비교되는 것은 기술력 때문이다. BMW는 오늘날 ‘엔진 오브 더 이어’를 독차지 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엔진의 BMW’라는 별칭을 부여한다. 그런데 혼다도 ‘엔진의 혼다’, 또는 ‘기술의 혼다’라고 불리고 있다.

그렇게 된 계기는 1973년에 시빅에 탑재된 수냉식 CVCC엔진이었다. 다른 메이커에 비해 늦은 1963년에 4륜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혼다는 CVCC(Compound Vortex Controlled Combustion)란 복합와류연소엔진으로 이 엔진이 당시로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1975년부터 강화된 미국의 배출가스규제기준인 소위 ‘머스키법’을 클리어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로 인한 효과는 워낙에 커서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혼다의 이미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또 하나 혼다의 엔진 기술에 획을 그은 것은 VTEC (Variable Valve Timing and Lift Electronic Control)이다. VTEC엔진은 엔진 회전수, 매니폴드의 압력, 배기가스 내 산소량 등을 측정해 적정한 수준과 시기에 작동하는 흡기밸브의 수를 늘려 주거나 더욱 뾰족한 형태의 캠을 사용해 더 오랫동안 혼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이 VTEC엔진을 탑재한 시빅 SiR버전이 1987년 등장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1970년대 초 머스키법과 비슷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배출가스 규제법을 클리어하는 클린 디젤엔진 기술을 발표했다. 엔진 뿐만이 아니다. 오늘 시승하는 레전드에 채용한 SH-AWD기술은 같은 컨셉의 BMW의 xDrive DPC보다 더 먼저 실차에 채용했다.

양산 브랜드로서는 기술력 투자 비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혼다의 이런 기술적 진보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입지가 필수적인 상황에 걸맞게 혼다는 이미 ‘메이드 바이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조건을 확실히 구축하고 있다. 4륜차만으로 보면 2007년 391만대를 판매해 1,000만대에 육박하는 토요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범용 기계와 2륜차 등 엔진이라는 범위로 그 폭을 넓히면 2,000만기에 육박한다. 생산 거점도 2007년 기준 28개국 124개를 확보하고 있다. 수요가 있는 곳에서 생산한다고 하는 토요타와 같은 전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400만대 논리’ 때도 그랬지만 ‘1,000만대 논리’가 등장한 오늘날에도 혼다는 규모보다는 브랜드 이미지가 더 중요한 생존의 조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아오야마(靑山;동경 혼다 본사가 있는 지역)가 움직이면 일본 주식시장이 움직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 혼다의 플래그십 모델이 바로 오늘 시승하는 레전드다. 어코드나 시빅에 비해 글로벌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지만 그 기술력만큼은 혼다라는 명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레전드는 일본차 최초로 에어백을 장착했으며 앞바퀴 굴림방식차로서는 세계 최초로 TCS(Traction Controle System)을 채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이번의 4대째는 구동방식을 앞바퀴 굴림방식에서 AWD전용 모델로 전환했으며 또한 다른 AWD와 달리 세계 최초로 전후 구동력에 더해 앞뒤바퀴 좌우의 구동력을 동시에 가변제어하는 SH(Super Handling)-AWD의 채용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혼다 레전드는 1985년 11월 처음 출시됐으며 1986년 3월에는 일본 메이커 최초로 미국시장에 럭셔리 브랜드 어큐라 레전드로 시판됐었다. 그리고 1996년 미국시장에는 레전드 대신 RL이라는 차명으로 바꾸면서 3세대로 진화했다.

2004년에는 4세대 모델이 등장했고 2006년 여름 한국시장에 상륙했다.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그 4세대 레전드의 페이스 리프트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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