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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방향성과 티구안의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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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7-23 07: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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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방향성과 티구안의 타이밍

유가 급등으로 경량화, 소형화, 다운사이징(소배기량화)이 최대의 명제가 되어 있는 시점에서 폭스바겐 티구안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2007년 한 해 모두 618만9천대를 판매해 2006년 대비 7.9%나 성장했다. 특히 600만대라는 수치는 폭스바겐 그룹이 설립된 이후 가장 많은 판매 대수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메이커들에 비해 높은 신장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올 들어서도 1사분기 BRICs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동기비 7.0% 증가한 157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성격을 살린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오늘 시승하는 티구안의 경우 유럽시장에서의 높은 수요로 인해 미국시장 진출이 늦어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연비성능이 좋은 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때에 폭스바겐은 티구안 디젤 버전을 미국시장에 2009년형으로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유럽시장에의 공급 물량도 부족한 상황에 처해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티구안은 2007년 가을 독일을 필두로 판매가 시작된 이래 약 2만대의 주문이 밀리는 등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11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폭스바겐의 이런 국면전환의 배경에는 마틴 빈터콘이 있다. 그가 그룹 총수로 등장하기 이전 폭스바겐은 페이튼이라는 대형 세단을 개발해 메르세데스 벤츠와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길을 가고자 했었다. 하지만 높은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포지셔닝과 마케팅에서의 한계로 인해 페이튼의 판매는 아직까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페이튼 전략’을 위해 쏟아 부은 막대한 비용이 폭스바겐의 발목을 잡는 처지에까지 이르렀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세그먼트와 장르의 확대는 사실 크게 문제없이 시장에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양산 브랜드들의 경우는 소품종 다량생산을 바탕으로 하는 규모의 경제를 충족시키기 않으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공들여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모델이 실패할 경우 회사 전체의 경영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전략의 수정을 이끈 것이 마틴 빈터콘이라는 얘기. 그는 200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 전날 폭스바겐 그룹의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동차회사는 제품으로 말한다.’는 명제를 전 세계에서 모여든 기자들을 상대로 공표했다. 폭스바겐 그룹 내 8개 디비전 모두가 각기 다른 세그먼트와 장르의 브랜드 뉴 모델을 전면에 내 세우며 앞으로 시장을 좀 더 세분화함과 동시에 그룹 차원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중 핵심인 폭스바겐 브랜드는 장기인 중소형 세그먼트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했다. 골프와 폴로 등 소형 세그먼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제타와 파사트도 세그먼트 내에서는 벤치마킹의 대상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폭스바겐 브랜드가 오늘날 그들이 가는 방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델로 내놓은 것이 바로 티구안이다.

티구안이 속해 있는 세그먼트의 판매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형차가 강세인 유럽에서는 2002년 30만대 규모였던 시장이 앞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시장에는 티구안과 같은 세그먼트의 모델로 BMW X3가 있지만 미국시장에 비하면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적고 모델도 다양하지 않다. 특히 모노볼륨이라고 분류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를 비롯한 작은 차체에 대한 비중이 높은 특성을 고려하면 티구안의 가능성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연간 7~8% 가량에 지나지 않은 유럽의 SUV시장이 축소되어 가는 상황에서 중대형보다는 소형쪽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티구안의 전략’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남음이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경쟁 모델로는 혼다 CR-V, 그리고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지만 토요타 RAV4 등이 있다.

7월 2일 한국시장에 공식적인 런칭 행사를 가진 이후 7월 8일까지 총 계약된 티구안의 대수가 200대를 돌파하며, 초기 물량으로 국내에 들여온 200대가 모두 매진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독일에서도 계약 후 출고까지 약 11개월을 대기해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타이밍이 잘 맞은 것이다. 유가가 천정부지인 상황에서 컴팩트하면서도 SUV로서의 성격을 모두 갖춘 것이 주효한 것이다. 이는 모두에서 설명한 마틴 빈터콘이 이끄는 폭스바겐 그룹의 전략의 방향이 옳았다는 얘기이다.
(폭스바겐 티구안 2.0TSI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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