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닛산 GT-R '클린 룸' 엔진 공장을 가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8-11 06:40:33

본문

닛산 GT-R '클린 룸' 엔진 공장을 가다.

닛산자동차의 ‘수퍼 스포츠카’ GT-R은 닛산의 자존심이자 일본의 카마니아들에게는 최고의 드림카다. 오늘날 우리 앞에 보이는 수퍼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그다지 긴 역사를 갖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GT-R도 마찬가지이다. GT-R의 뿌리는 1969년 데뷔한 스카이라인 GT-R로 40년 정도에 불과하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금까지의 과정도 질곡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초대 모델부터 대량 판매가 되지 않아 단종을 반복한 것이다. 2세대 모델이 등장한 것은 1989년 R32형으로 20년이나 지난 뒤였다. 그나마 R33, R34로 발전했었으나 2002년 8월에 다시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다시 2007년 10월 동경모터쇼를 통해 대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R35형이 부활했다. 그리고 과거에는 스카이라인 GT-R이라는 차명을 사용했던 모델은 일본시장에서만 판매되었으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한 현행 모델은 닛산 GT-R로 바꾸었다.

그런 변화와 관계없이 일본의 마니아들은 GT-R에 열광한다. 그들에게는 포르쉐보다 더 강렬한 드림카로 존재한다. 2007년 동경모터쇼 닛산 부스의 발표회장에 모인 인파가 그것을 잘 보여 주었다. 마쓰다의 RX-7이 하코네의 도로에서 실력을 뽐내지만 GT-R의 카리스마에는 미치지 못한다.

32024_6.jpg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시장에서의 인지도는 낮다. 포르쉐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SLR, BMW의 M등과 정면 도전을 할 수 없는 입장에 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닛산은 GT-R을 독일의 뉘루부르크링 서키트로 가져갔다.

그리고 7분 29초의 랩 타임을 기록했다. 첫 번째 도전이었던 2007년 말에는 7분 38초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 4월 다시 한 번 랩 타임에 도전했다. 이번에 기록을 세운 GT-R은 2007년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순정 상태이며 타이어 역시 일본 내수용에 기본 장착되는 것과 동일했다. 닛산은 7분 29초의 기록은 GT-R이 양산차 중에서는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르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자랑했다.

7분 29초는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포르쉐 997 GT2(7분 32초)는 물론 메르세데스 SLR 722 GT, 코닉세그 CCR(7분 34초) 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포르쉐 카레라 GT보다는 단 1초, 파가니 존다 F 클럽스포트(7분 27초 82)에 비해서는 2초가 느릴 뿐이다. GT-R 보다 200kg 가볍고 70마력 높은 V-스펙 버전은 7분 25초의 비공식 랩타임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그들의 자신감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 GT-R에 탑재되는 엔진은 그러나 3.8리터 V6 트윈터보로 예상 외의 낮은 배기량이다. 성능은 GT-R 역사상 최고인 최고출력 480ps/6,400rpm、최대토크 60.0kgm/3,200-5,200rpm를 발휘한다. 0-100km/h 가속성능은 3.6초로 가공할 실력이다.
구동방식은 4WD, 트랜스미션은 폭스바겐의 DSG와 비슷한 2페달 방식의 6단 MT.

바로 그 GT-R의 엔진을 생산하는 닛산의 요코하마공장 클린룸을 방문했다. BMW가 M용 엔진을 자동라인이 아닌 장인들의 실명제에 의해 생산하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VR38DETT 엔진이 생산되고 있는 곳이다.

닛산자동차의 일본 내 공장은 요코하마를 비롯해 오파마, 토기치, 규슈 등이 있는데 이곳 요코하마공장에서는 티다 등에 탑재되는 MR엔진을 비롯해 시마의 V8 VK엔진, 푸가와 스카이라인(인피니티 G)의 VQ엔진 등이 생산되고 있다. 그 한 쪽에 GT-R용 VR38DETT엔진 생산을 위한 라인이 별도로 있다.

이 엔진조립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타쿠미(Takumi)라고 하는 숙련작업자 집단인 장인들에 의해 수작업으로 조립된다는 것이다. 타쿠미는 현재 3명의 ‘장인’과 10명의 ‘준장인’이 현장에 투입되어 일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5세이며 24세의 젊은 준장인도 있다. 그리고 16명의 준장인후보들이 장인이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있다.

32024_8.jpg

이들 장인들은 370종류에 달하는 부품을 직접 조립하는데 한 대의 엔진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0분 전후라고 한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조립라인의 환경이다. 실내 온도를 섭씨 23도 전후, 습도는 40~50%로 맞춘다. 방문 당일 외부 온도는 34를 넘었고 다른 엔진의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옷은 젖어 있었다. 하지만 GT-R엔진 조립라인은 그야말로 쾌적한 분위기였다. 물론 외부로부터 공기의 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출입구도 2중으로 되어 있다. 작업자는 정전방지용 복장과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32024_9.jpg

실제로 이들과 같은 복장과 신발을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갈 기회를 얻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엔진을 담당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라인은 단계별로 정리가 되어 있었다. 실린더 블록 조립공정을 필두로 실린더 헤드조립, 그리고 타이밍 체인과 프론트 디퍼렌셜 기어 등을 연결하는 공정으로 나뉘어져 있다. 작업자들은 볼트와 너트를 모두 전동 공구로 조이고 있는 것이 이채로웠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곳에서 완성된 엔진을 모두 전 부하 성능시험을 한다는 점이었다. BMW의 M공장에서도 경험한 바가 있지만 양산 엔진공장에서는 보기 드문 시스템이다. 엔진 시동을 걸고 풀 스로틀 상태로 30분 정도를 작동시켜 진동을 비롯한 다양한 실험을 실시한다. 물론 배기가스 점검도 동시에 시행한다.

32024_10.jpg

1998년 파산 위기에서 카를로스 곤에 의해 회생한 닛산이 GT-R을 다시 부활시킨 것은 그동안 경영측면에만 비중을 두었던 그들의 행보가 이제는 라인업 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GT-R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닛산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과정에 그들의 DNA인 ‘제일주의’를 다시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