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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이어 영입한 기아차 디자인 경영 결정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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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2-08 0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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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이어 영입한 기아차 디자인 경영 결정은 옳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대부분의 자동차회사가 판매 급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메이커별로 차이는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 아우디는 지난 10월 글로벌 판매 7.2% 증가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고 그 아우디가 속한 폭스바겐 그룹은 미국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낙폭이 적었다. 현대기아 그룹 내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실적이 달랐다.

그것은 방향성에서의 차이이다. 기아자동차는 디자인 경영이라는 화두를 내세워 방향성 설정을 고시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아직은 결단을 내 비친 단계이므로 성패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독창성을 표방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래는 본지 채영석 국장이 월간 아레나 2008년 12월호에 기고한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경영과 페테르 슈라이어에 관한 기고 내용이다. 아레나 편집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그대로 전재한다. (편집자 주)

1. 올해 가장 이슈가 된 브랜드는 누가 뭐래도 기아다. 2008년 한 해 기아의 행보를 바라본 간단한 소감은 어땠나.
A : 무엇보다 디자인 경영이 가시화됐다는 점을 우선 꼽고 싶다. 로체 이노베이션에서 시작해 포르테, 그리고 쏘울로 이어지는 일련의 디자인 터치는 기아자동차가 다이나믹한 스포티 세단으로서의 성격을 표방하는데 충분한 것이었다. 물론 모든 모델이 페테르 슈라이어가 처음부터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의 색체는 확실히 드러났다.

2. 하지만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모델과 상대적인 실패 모델을 선정해 달라.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 현 시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그 실적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다. 당연히 쏘울이다. 쏘울은 BMW 미니, 아우디 TT, 폭스바겐 뉴 비틀 등과 같이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이 주다. 실패 모델은 쏘렌토의 모델체인지 시기가 늦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3. 해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한국차의 취약점은 어떤 일관된 ‘기조’의 문제였다. 다행히 올해 기아의 신차들에서는 기아만의 일관된 무드가 있었다. 이건 결국 디자인의 문제인가.
A :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수시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된 마케팅을 전개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다. 제품력과 상품성에서는 동급 모델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 그 힘을 살리지 못한 것이 문제다.

4. 결국 기아=피터 슈라이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그의 이름값이 빛났다. 기아가 그를 영입한다는 소문이 들릴 당시 솔직한 심경은 어땠나.
A : 한마디로 최근 기아가 한 결정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미하엘 슈마허를 마이클 슈마허라고 할 수 없듯이 피터 슈라이어가 아니라 페테르 슈라이어다.) 무엇을 내 세워 기아만의 독창성을 창조할 것인가 지켜 보던 차에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에 대해 반가웠다. 현대기아는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경영진들이 한마디씩 하면서 전혀 엉뚱하면서 색깔 없는 차를 만들어 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페테르 슈라이어는 그런 점에 지금도 그의 임무를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5.피터 슈라이어는 기아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한 건가. 사실 그가 한국에 머무르는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는다는 말도 많았다. 단순히 얼굴마담이라는 말 역시 많았다.
A :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동차회사는 개발 생산과 판매로 크게 조직이 구분된다. 현대기아는 개발생산 부문이 판매 부문에 비해 크게 권한이 없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일관성없는 모델을 개발해 낼 수 없다. 페테르 슈라이어는 디자인 부문에서라도 중심을 잡고 일관성을 만드는데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제품을 통해 보여 주었다.

6. 하지만 피터 슈라이어에게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연봉과 ‘특별대우’들을 생각하면 회사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성공은 아니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영입은 성공이라고 보는가.
A : 디자인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한국의 연예인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지만 그보다 훨씬 큰 기여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대우라는 것은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7. 사실 보수적인 한국 기업 문화 때문에 큰 성공을 예상하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 피터 슈라이어 못지 않게 경영진의 결정도 한 몫 했다고 보인다. 기아 자동차 경영진의 공과를 평가해 준다면.
A;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동차회사의 경영 역시 결단의 연속이다. 그 결단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던 기아자동차에게 디자인 경영이라는 기치를 내 건 것은 아주 좋은 결정이었다고 본다.

8. 하지만 디자인에 치중한 만큼 성능적으로는 여전히 아쉬운 면이 있다. 디자인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디자인을 빼고 성능(엔진과 승차감 등)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기아차를 평가해 본다면.
A; 하체와 엔진 등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현대기아는 물론이고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등도 글로벌 시장에서 동급 모델들과 비교해 보면 상품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만 그 상품성을 살리지 못하는 마케팅의 한계로 인해 중고차값이 형성되지 않는 등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다.

9. 최근 현대기아차가 R엔진을 발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말을 했다. 차의 심장이랄 수 있는 엔진 기술에서 기아차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 세계 최고 수준의 기준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다. R엔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분류하는 ‘클린 엔진’은 아니다. 미국시장의 배출가스 규제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북리연구소에서 시작된 현대기아차의 기술자립을 위한 노력이 많은 결실을 이루었다고 본다. 이제는 투자여력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어떤 기술이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가고 있다고 본다.

10. 결국 자동차 브랜드의 궁극적인 가치는 디자인이 아니라 성능의 문제일 수도 있다. 벤츠나 BMW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기아 자동차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A: 현대기아는 벤츠, BMW가 경쟁 대상이 아니다. 토요타, 폭스바겐, 닛산, 혼다 등 양산 브랜드와 싸워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현대기아차의 철학을 형상화해야 한다. 어떤 기업 이미지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대한 그들의 자세를 구체화해 제시해야 한다. 더불어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제시해야 한다. 기회는 많다.

11. 세계가 불황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건 기아 자동차의 글로벌 전략이 큰 벽에 부딪혔다는 말도 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기아 자동차의 2009년을 전망한다면.
A : 오히려 기회라고 본다. 세상은 어떤 경우든 돌고 돈다. 고유가 시대와 불경기는 역으로 중저 배기량에 중저가차 라인업이 풍부한 현대기아차에게는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다. IMF가 현대기아에게는 악몽이 아니라 구세주였다. 지금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현대 기아는 물론이고 모든 한국 메이커들에게는 구세주가 될 수 있다. 2007년 기준 자동차시장은 연간 7,000만대 수준인데 2030년이 되면 1억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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