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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디트로이트쇼 3신- 경기 후퇴속에 열리는 모터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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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1-13 01: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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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처음 시작된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1989년부터 OICA가 공인한 국제모터쇼로 격상해 올 해가 103회째, 그리고 21회째가 되는 행사이다. 해마다 연초에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1년 동안의 트렌드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이벤트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리고 21세기 초 미국 경기의 호황에 힘입어 자동차의 판매도 늘었고 그에 맞춰 세계 메이저 업체들은 디트로이트로 몰려 들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008년의 경우 7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63개국에서 6,0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취재했다. 많을 때는 70개가 넘는 컨셉트카와 뉴 모델들이 디트로이트쇼를 통해 데뷔할 정도로 내용적인 면에서는 격년제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쇼와 동경모터쇼를 앞서기도 했었다.

그러나 올 해는 상황이 달랐다. 쇼 전부터 이미 메이저 업체인 미국시장 데뷔 20주년을 맞는 인피니티와 모 업체인 닛산을 비롯해 포르쉐, 랜드로버, 페라리 등이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2009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그동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했다.

이들 업체의 빈자리는 의외로 컸다. BYD 와 브릴리언스 등 중국 업체들이 상당히 큰 공간을 차지했다. 중국 메이커가 코보 센터 전시장 안으로 들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와 브릴리언스는 공히 중국어로 프레스컨퍼런스를 진행했고 통역하는 이의 목소리는 그보다 더 컸다.

영국의 로터스도 부스를 마련했지만 그 빈 공간을 채우는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지하의 공간에는 아예 연료전지차의 간이 시승장으로 꾸몄는데도 메인 플로어의 공간은 여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디트로이트쇼를 취재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처음으로 전시장 안에 푸트 코트가 생겼다. 그리고도 빈 공간이 있었다. 불과 수년 전만해도 포드 등 미국 메이커들은 2층으로 무대를 만들어 넘치는 모델들을 소화하기 바빴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이다.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와 혼다, 현대자동차 등은 프레스 컨퍼런스를 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야 뉴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스털링 모쓰와 새로운 전기차 등 미국시장의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 있었다. 혼다도 인사이트 하이브리드의 차세대 모델을 전시하는 등 충분한 이야기거리가 있었지만 이벤트는 하지 않았다.

다른 모터쇼 같으면 프레스컨퍼런스를 하는데 비용이 크게 차이가 나겠느냐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디트로이트는 다르다. 엄청난 숫자의 기자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에 많은 의자를 배치해 행사를 마친 후에는 다시 일반 전시를 위해 무대를 다시 꾸며야 한다. 그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프레스데이가 실제 이벤트는 이틀이지만 기간은 3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프레스데이의 프레스 컨퍼런스에 등장했던 모델들이 실제 일반 전시에는 모습을 감추는 예도 종종 있다.

그런 만큼 프레스데이 취재도 여느때와 달리 여유가 있었다. 특히 취재인파에 밀려 다녀야 했던 작년까지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다. 그런 분위기는 이틀 째 아침 프레스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훨씬 여유가 있었고 무료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됐다.

부스에 전시된 모델수도 크게 줄었다. 특히 디트로이트 빅3의 부스에는 과거처럼 대형 픽업트럭과 SUV 등이 즐비했던 것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차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모델과 모델 사이의 공간도 넓었다.

최근의 모터쇼는 과거와 달리 좀 더 지역적인 특색이 강화되는 경향으로 가고 있다. 신기술과 트렌드라는 측면에서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가장 주목을 끌며 매년 3월 초 개최되는 제네바모터쇼는 유럽의 신차에 대한 흐름을 읽을 수 있고 동경모터쇼는 다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넘쳐난다. 역시 격년으로 개최되는 파리살롱은 동경모터쇼와 함께 관람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북경모터쇼와 상해모터쇼의 오토차이나의 위상이 커지면서 모터쇼는 갈수록 지역화되어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의 대표적인 존재인 디트로이트쇼는 이그조틱카들이 LA쇼를 선호하면서 밀리고 있다. 여기에 시카고쇼와 뉴욕모터쇼등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면서 디트로이트 빅3의 본거지에서 열리는 모터쇼는 경기 불황과 함께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물론 아직은 전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들의 경영진들이 대거 모인다는 점에서는 세계적인 규모의 모터쇼로서의 위상은 잃지 않고 있다.

하지만 포르쉐가 파나메라의 데뷔 장소를 오토차이나로 정하는 등 무게감을 잃어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예상과는 달리 차세대 E클래스의 국제 무대 데뷔장소로 디트로이트를 택하지 않았다. 3월의 제네바쇼가 공식 무대가 된다.

모터쇼의 위상은 곧 그 지역 경기와 자동차산업의 현재를 잘 보여준다. 2009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디트로이트 빅3의 위상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경기후퇴 상황에서 개최되는 모터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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