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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탈을 쓴 맹수 폭스바겐 파사트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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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1-15 06: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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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탈을 쓴 맹수 폭스바겐 파사트와 오늘

강한 자가 삶아 남을까? 아니면 살아 남는 자가 강할까? 뻔한 질문에 뻔한 답이 나올 것 같지만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백화가 만발할 때는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다가 추운 겨울에는 내성을 기른 생물체만이 활동을 한다. 세상은 항상 잘 나가지도, 언제까지나 어두운 시대만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누가 절대 강자고 누구는 도태되고 하는 식의 논의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작금의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관심사는 각 메이커마다 판매 하락폭이 얼마나 큰가 하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빅3는 물론이고 미국 의존도가 높은 일본 업체들의 타격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여러가지 계획이 취소 또는 연기될 정도다.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폭스바겐 그룹은 예외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2008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573만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11월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한 44만7천대에 그쳤으나, 이 역시 전반적인 시장 상황(24.5% 감소)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다. 그룹 내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경우는 더 놀랍다. 2008년 10월 실적에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각각 8.3%, 18.1% 하락한데 반해 7.2% 증가했다.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누계 판매대수는 3.3% 증가한 84만 4,700대를 기록했다. 최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에서도 0.3%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냥 이루어낸 성과가 아니다. 유럽 메이커와 미국 및 일본 메이커의 방향성의 차이로 인한 결과다. 자동차의 태동지인 유럽 메이커와 산업화의 주역인 미국 메이커, 그리고 20세기 말 세계시장을 주름잡은 일본 메이커들이 각각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어느쪽이 옳다고, 또는 절대 우위에 있다고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산업화의 진원지에서 발생한 파국의 여파를 감당하는 자세에서는 분명히 비교가 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폭스바겐의 행보가 빛을 발한다. 불과 수년 전 방향성의 혼란으로 잦은 경영진을 교체했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언제나 옳은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세삼 다가온다.

폭스바겐이 피에히 박사의 진두지휘로 다시 방향성을 재정립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자.’였다. 그리고 그런 과제를 수행하기 ‘배기량은 낮추고 성능은 올리고’ 라는 케치 프레이즈하에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날 자동차산업은 “소형화, 경량화,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라는 지속가능한 자동차사회를 위한 과제를 수행해야만 하는 처지에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Efficiency다. 효율성 제고를 위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 과제를 폭스바겐은 일관되게 수행하고 있고 그것이 이 시대에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이러니 한 것은 페이톤과 현행 파사트의 럭셔리화를 추구했던 피셰츠리더는 뒤로 물러났다. 뿐만 아니라 그 시대 크라이슬러에서 일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폭스바겐에 자리 잡았던 볼프강 베른하르트도 떠났다. 그는 대중차로서의 브랜드 본래의 뿌리를 찾겠다고 선언했었다. 이 대목의 정리가 어떻게 될까 궁금했었는데 방향성이 다른 두 경영진이 모두 폭스바겐을 떠났다.

6세대 파사트는 2004년에 데뷔해 유럽에서는 2005년 초부터 세단이 그리고 여름에는 왜건형이 등장했다. 200마력 사양의 파사트 TFSI가 ‘양의 탈을 쓴 늑대’를 지향하는 모델이라면 오늘 시승하는 170마력 사양은 좀 더 쾌적성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하나의 모델로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 독일 메이커들의 차만들기의 특징이다. 그것은 엔진 기술과 섀시의 잠재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거기에는 그런 모델 라인업을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수준도 동반되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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