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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일본차 미쓰비시 이클립스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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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2-03 07: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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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일본차 미쓰비시 이클립스의 어제와 오늘

이클립스라는 차는 1990년대 초 그레이 임포터(병행수입업자)들에 의해 수입됐을 때도 시승을 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는 오랜만에 공식 수입업체에 의해 수입된 모델을 다시 만났다. 당시의 이클립스의 이미지는 미래지향적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 오를 정도였다. 한국 시장이 그만큼 좁았었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보다 먼저 3000GT라는 모델도 시승한 적이 있어 미쓰비시는 선진 메이커라는 이미지로 다가왔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 이미지를 가진데는 현대자동차와의 관계도 한 몫을 했다. 미쓰비시 데보네어는 현대의 그랜저(흔히 말하는 각 그랜저)로 라이센스 생산됐었다. 당시 현대자동차써비스가 생산했던 갤로퍼는 파제로를, 싼타모는 미니밴 샤리오를 베이스로 한 모델이었다. 현행 에쿠스와 거기에 탑재되는 3.5리터와 4.5리터 엔진도 공동 개발했었다. 하지만 미쓰비시는 4.5리터 엔진은 도중 포기했던데 반해 현대는 밀어 붙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때부터 두 회사는 완전히 독자적인 길을 가게 됐다.

1990년대 초 이클립스하고 하면 우선 이글 탈론을 떠 올렸었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크라이슬러 그룹의 브랜드인 이글 디비전을 통해 쌍둥이차가 생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클립스는 같은 차로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가 각각의 브랜드를 통해 판매를 하는 모델이었다. 물론 디테일에서의 차별화는 있었다.

그 히스토리를 잠깐 살펴 보자. 크라이슬러는1971년 미쓰비시의 지분 35%를 인수했다. 크라이슬러는 이후 다른 미국 메이커들과 달리 신차 개발에 있어서도 외부 조달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전략을 썼다. 그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이 미니밴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모델로 크라이슬러를 살려낸 리 아이아코카였다. 부품의 70%를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략을 구사해 비용저감이라는 과제를 해결해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델 공여에 대해서도 앞서갔다. 미쓰비시 걀랑을 다지 브랜드로 미국에서 판매한 것으로 시작으로 하나의 모델을 공동 개발해 미쓰비시 이클립스와 크라이슬러의 이글 탈론이라는 쌍둥이 모델을 만드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더불어 두 회사 1985년 ‘다이아몬드 스타 모터즈(DSM)’사를 미국에 설립해 그곳에서 이클립스와 탈론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두 모델 모두 수입차 개방 초창기에 한국시장에서는 상당히 충성도가 높은 마니아층을 보유했었다.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장르의 모델이었다는 점과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링 때문이었다.

1990년대 초만해도 미쓰비시는 토요타와 닛산에 이어 일본 3위의 자동차회사로 부상하는 등 기염을 토했었다. 당시 일본의 거품경제가 붕괴된 후 미쓰비시의 간판인 파제로와 델리카, 샤리오 등이 RV바람을 타면서 혼다와 마쓰다보다 판매대수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클립스의 히스토리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1989년 스타리온(Starion)의 뒤를 이어 북미 시장 전용 모델로 등장했다. 이클립스는 탄생부터 미국시장을 염두에 둔 모델이었다. 본격적인 스포츠카라고 분류하기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또 하나 일본 빅3가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를 개발해 미국시장에 출시한데 반해 같은 시기 미쓰비시는 자체 브랜드로 북미 전용 모델을 만들었다.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다.

1990년에는 일본시장에도 일부 들여왔었고 1994년에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그리고 2년 후 컨버터블 모델인 스파이더가 추가됐다. 이어 1999년에 3세대 모델로 발전했다. 이 때까지 이클립스는 상당히 강한 포스를 주장하는 스포츠카의 부류로 분류됐었다.

그러나 2005년 4세대가 되면서 성격이 바뀌었다. 그때까지 터보차저와 뒷바퀴 굴림방식으로 스포츠카를 지향했던 것이 NA엔진에 앞바퀴 굴림방식으로 바뀌면서 스포츠 패션카로 성격이 연성화되어 버렸다. 스포츠카로서의 장르는 란에보에 집중하고자 한 미쓰비시의 전략의 결과다. 하지만 그동안의 이클립스에 매력을 느끼던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2005년 데뷔한 4세대 모델로 2008 시카고 오토쇼를 통해 페이스리프트한 것이다. 쿠페와 컨버터들 두 가지 타입이 있고 그중 쿠페형이 모델 라이프 사이클이 다해가는 시점에서 한국시장에 다시 들어 온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 노말(Normal)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미국산 일본차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이클립스는 과거의 강한 이미지 때문인지 어딘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모델 자체로서는 미쓰비시가 지향하는 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평가는 소비자가 한다. 다만 한국시장의 특성에 맞게 가격 책정을 했고 브랜드 이미지 구축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이미 소개한 아웃랜더와 란에보에서와 마찬가지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2009 미쓰비시 이클립스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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