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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도어 쿠페 폭스바겐 CC가 지향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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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2-19 06: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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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도어 쿠페 폭스바겐 CC가 지향하는 것은?

폭스바겐의 4도어 4인승 쿠페 모델 CC를 시승했다. CC는 실용성과 합리성, 기능 우선의 차 만들기를 생명으로 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그동안의 성격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럭셔리 쿠페다. 기본기에 충실한 차 만들기를 바탕으로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격을 같이 하는 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CC라는 차명은 컴포트 쿠페(Comfort Coupe)의 약자다. 외형상 쿠페라는 장르를 택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럭셔리 모델의 방향성을 보여 주는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페이톤으로 그런 시도를 했지만 시장에 따라 반응이 달라 아직은 완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CC를 통해 단계적인 상급 세그먼트로의 전이를 시도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파사트와 페이톤의 중간 모델로서의 포지셔닝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골프나 파사트를 타다가 BMW나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로 바꾸는 유저들을 잡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쿠페라는 장르를 타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유저층을 공략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베이스 모델은 D세그먼트에 속하는 파사트다. 장르상으로 4도어 쿠페를 추구하고 있지만 사실은 패밀리 세단으로서, 혹은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입지 구축을 노리고 있다. 그런 의도는 차 만들기 곳곳에서 드러난다. 분명 기본기에 충실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차 만들기를 하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그동안의 폭스바겐과는 다른 성격이 묻어난다.

새로운 장르의 창출을 표방하며 새로운 세그먼트로의 진출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폭스바겐의 핵심 모델인 골프의 저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C세그먼트의 골프는 세계의 자동차회사들에게는 대표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예를 들어 토요타는 골프를 보고 당초 FR로 하고자 했던 카롤라를 FF로 바꾸었을 정도로 세계 자동차회사들에게 골프가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만큼 골프는 FF승용차의 교본으로 여겨졌고 그 때문에 골프가 아니었다면 일본 메이커들은 FF차를 개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 힘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발휘됐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시장에서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30%를 넘는 판매 하락세를 보였지만 폭스바겐은 2007년 32만 8,068대에서 31만 3,581대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유럽시장에서도 4.4% 감소하는데 그쳤다.

항상 그렇듯이 아무리 좋은 전략이나 정책도 시대적인 흐름이 뒷받침되어 주지 않으면 빛을 발하지 못한다. ‘최강 토요타’라고 했던 명성이 금융위기 앞에서 휘청거리는 대신 그동안 힘을 잃었던 폭스바겐은 역으로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무너진 것, 사상 최고의 유가 폭락과 폭등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는 업체들이 더 많다. 그러나 역으로 그런 상황에서 판매가 증가하거나 소폭 하락에 그친 메이커가 있다. 지금으로서는 폭스바겐이 대표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고 같은 양산 브랜드인 현대기아도 미국시장에서 ‘Surprise’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그것까지도 확실한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인류가 존재하는 한 1929년 경제 대공황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장은 등장했고 그 상황에서 반석을 이룬 메이커가 있었다. 지금은 그런 혼란의 시대이고 그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본기다. 지금은 기본에 충실할 때다.

폭스바겐은 수년 전 전략의 혼선을 겪으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모델 개발을 해 왔다. 그리고 모델 세분화를 통해 시장을 좀 더 깊숙히 파고 드는 전략 실현의 일환으로 개발한 것이 CC다. 해외시장에서는 파사트 CC라는 차명으로도 출시되어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파사트를 베이스로 해 개발비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상급 모델을 원해왔던 폭스바겐의 유저들에게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같은 양산 브랜드의 동 세그먼트의 시장 침투를 노리고 있다.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는 상황에서 시장 쟁탈전을 해야 하는 입장인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이 주목을 끌 수 있다. 더불어 새로운 것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도약을 위한 도구로서 삼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하게 피력하고 있다.

CC는 폭스바겐에게는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다. 페이톤으로 확실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세그먼트와 장르 확대가 그것이다. 쿠페라는 형태를 취했지만 그 스타일링상의 장점을 바탕으로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의 포지셔닝을 노리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는 ‘해치백 골프의 불가’를 외쳤던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시장을 개척했던 것처럼 세단형에 가까운 폭스바겐 CC는 그 이상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이 최종 선택은 소비자들이 하지만 한국시장의 의외성은 CC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폭스바겐 CC 3.6 V6 4모션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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