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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CW, 크로스오버? 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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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2-26 06: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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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CW, 크로스오버? 왜건?

i30CW는 한국시장 분류기준으로 준중형급에 해당하는 아반떼의 해치백 버전 i30의 파생 모델이다. 말이 좀 복잡하다. 과거식으로 하면 그냥 세단형 아반떼의 해치백 버전이 i30이고 왜건형 버전이 i30CW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차명을 달리해 장르의 개척과 세그먼트의 세분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의도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굳이 이론적으로 정의하자면 i30CW는 i30를 베이스로 한 크로스왜건(Cross Wagon)으로 유럽 분류 기준 C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기아자동차의 씨드(C’eed)와도 형제차이므로 기아 브랜드에서의 변화와도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달리 양산 브랜드들은 세그먼트와 장르의 확대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소품종 다량생산을 바탕으로 하는 규모의 경제를 충족시키기 않으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공들여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모델이 실패할 경우 회사 전체의 경영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현대 i30시리즈는 유럽의 대표적인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세그먼트 세분화를 시도하고 있다.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C세그먼트 해치백 모델 골프는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의 벤치마킹의 모범이다. 그 골프를 베이스로 한 세단형 모델이 파사트이고 CUV로 발전한 것이 티구안이다. 물론 골프 바리안트(Variant)라고 명명한 왜건형도 있다. 통상적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들이 펼치는 전략과 순서는 다르지만 같은 맥락임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의 PSA푸조시트로엥 그룹 내 푸조의 경우 206으로 진화하면서 206CC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브랜드의 재생을 이끈 예도 있다. 양산 브랜드들도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세그먼트와 장르의 세분화는 물론 자동차 선진국 소비자들의 개성 추구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에의 대응을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이다. 물론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소품종 다량생산의 이론이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푸조는 현대 i30CW와 가장 비슷한 컨셉의 308SW를 라인업시키고 있다. 이 장르에서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는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다. 선대 모델인 307SW는 2001년 데뷔 이래 6년간 90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세그먼트에 속한다.

현대 i30CW는 다른 한편으로 분석하자면 왜건형이 성공하지 못한 한국 시장에 새로운 형태로의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GM 대우는 라세티 왜건이라는 네이밍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실용성으로 인해 왜건형 모델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주말 별장 생활을 염두에 둔 고소득층의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유럽시장의 경우는 SUV의 점유율이 8%까지 육박했으나 최근 다시 6%대로 하락하는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

대신 왜건형, 혹은 모노볼륨으로 분류되는 소위 말하는 신 세대 크로스오버들의 인기는 높다. 푸조 308SW와 마찬가지로 현대 i30CW는 장르상 스테이션 왜건, 혹은 RV, 미니밴 어느쪽으로 분류해도 크게 이론이 없을 것 같은 독특한 성격의 모델이라는 점도 그대로다. 다만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은 장르라는 점은 다른 차원에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현대 i30CW는 그런 유럽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모델이다.

참고로 i30 출시 이후 내수시장 판매상황을 보면 출시 첫 해인 2007년에는 월 평균 2,000대 전후였던 것이 2008년 6월에는 3,504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월 이후에는 경기 침체 여파로 10월에는 2,562대로 하락했고 12월에는 1,21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다만 11월 i30CW가 출시되면서 253대(11월), 582대(12월), 508(09년 1월)씩 판매되며 CW가 35%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왜건형으로 나왔을 때도 같은 비율이 나왔을지를 생각하면 장르의 세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세상이 워낙에 ‘불확실성의 시대’로 빠져 들어 있기 때문에 딱히 어떤 예측이나 분석을 할 수 없는 현실에 처해 있지만 최근의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데이터를 보면 본격적인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포지셔닝이 불가능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판매대수를 올리기 위해 밀어내기식 정책이 동반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다.

필자는 현대기아차가 시장을 꿰뚫어 보는 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초기에는 토요타를 능가하는 실적을 올리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무너지는 경우를 자주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상품력에 비해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도 했다. 그것은 곧 생산과 판매 공히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도 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공법으로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대 i30CW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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