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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블루모션과 배기가스에 대한 인식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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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3-10 0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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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블루모션과 배기가스에 대한 인식 차이

2009 제네바모터쇼는 Efficiency로 대변되는 소형 경량화, 배기량 다운사이징에 대한 21세기 자동차산업의 트렌드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대한 경연의 장이었다. 2006년 BMW가 Efficient Dynamics라는 명칭으로 시작한 이 흐름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Blue Efficiency, 아우디의 Efficiency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비롯한 많은 자동차회사들은 모두 Efficiency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이런 표현은 어디까지나 21세기 자동차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기술혁신을 포괄하는 해결책이라는 의미의 명칭이다. 2008 LA모터쇼, 디트로이트쇼,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현대자동차도 ‘blue drive’라는 명칭 도입을 선언했다.

양산 브랜드 중에서 이런 솔루션에 대한 행보가 가장 앞선 것은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환경문제의 해결과 연비 성능의 향상을 위한 그들의 기술혁신을 블루 모션(Blue Motion)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직분사 시스템을 포함한 가솔린 내연기관의 효율성 증대, 디젤 엔진을 위한 질소산화물 흡장 촉매 컨버터, SCR(선택환원촉매), 아이들링 스톱 시스템, 하이브리드 시스템, 바이 퓨얼 등 모든 분야의 기술혁신의 총칭이다.

특히 디젤 엔진 분야에서 폭스바겐의 진보는 눈부시다. 아우디는 르망24시간 레이스에서 디젤 엔진을 탑재한 머신으로 우승을 차지하더니 폭스바겐은 2009 파리 다카르 랠리의 우승을 통해 그들의 디젤엔진의 우수성을 입증해 보였다.

하지만 지역적인 인식의 차이로 디젤엔진의 시장 확대는 그리 만만치 않다. 지금은 디트로이트 빅3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있어 금방이라도 판매 증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2008년 원유가가 폭등할 때 미국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카의 판매가 급증했으나 배럴당 3달러 이하로 떨어지자 다시 곤두박질쳤다. 하이브리드카와 함께 친환경차로 선정되어 환급금을 받고 있는 디젤 엔진 탑재차의 판매도 미국시장에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다른 메이커들이 그렇듯이 폭스바겐 역시 가솔린 엔진의 효율증대를 위한 노력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TDI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시장에 따라 대응하고자 하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2009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소개된 것 중에서는 투아렉 V6 TSI 하이브리드와 파사트 블루모션/TDI 등이 눈길을 끌었다. 골프와 폴로 블루모션도 물론 등장했다.
폭스바겐에서는 각 모델 중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은, 그러니까 연비 성능이 가장 좋은 모델을 블루모션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사트 블루모션은 최고출력은 110ps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8g/km로 연비로 환산하면 리터당 20km 정도된다. 유럽 기준으로 D세그먼트에 해당하는 모델이 이 정도의 연비 성능을 보인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이 정도의 연비 성능을 내는데는 폭스바겐만의 디젤엔진 기술과 아이들링 스톱, 구름저항이 낮은 타이어의 조합,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차체 설계 기술 등이 동원됐다. 폭스바겐은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고 1,400km를 운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사트 블루모션이 이산화탄소를 중시한 그린(Green)지향이라면 블루 TDI는 질소산화물 등 입자상 물질의 배출을 극소화하는 클린(Clean) 지향이다. NOx의 배출을 줄이는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백금을 사용한 NOx 흡장촉매이고 또 하나는 최근 채용 폭이 증가하고 있는 SCR(선택환원촉매)의 애드 블루가 있다. 전자는 백금 가격의 폭등으로 사용이 쉽지 않다.

그러나 나라마다 사정이 달라 두 가지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다. 블루 TDI는 최고출력 140ps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7g/km으로 제법 큰 차이가 난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탄소와 질소, 그리고 매연의 상관관계이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내연기관은 기본적으로 화석연료를 공기와 혼합시켜 태워서 출력을 만들어 낸다. 화석연료에는 탄소(C)가 많이 포함되어 있고 공기 중에는 질소(N)가 78% 가량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두 가지가 연소해 이산화탄소 CO2와 질소산화물 NOx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소과정에서 질소의 배출이 적으면 탄소가 많아진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이론 공연비로 연소하기 때문에 디젤보다 C의 배출이 많다. 하지만 디젤엔진은 희박연소가 가능해 탄소의 배출이 적고 그만큼 연비 성능이 좋다. 하지만 공기량이 많기 때문에 질소 N의 배출이 많다. 또한 디젤 엔진에서만 보면 NOx의 배출을 줄이면 매연이 증가하고 매연을 줄이면 질소산화물이 늘어난다.

이들 물질에 대한 규제도 나라마다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미국과 일본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소산화물과 매연을 엄격하게 규제하는데 반해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에 대해 더 높은 기준치를 적용한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디젤차의 판매가 더 많고 미국과 일본은 가솔린차의 판매가 더 용이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쪽의 규제치에 익숙한 사람들은 질소산화물과 매연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디젤차의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럽쪽의 규제 기준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형태에 대한 인식의 차이이다. 이산화탄소가 질소산화물이나 매연에 비해 인체에 해가 적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 시점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삼림과 해양이 흡수하기 때문에 해결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여전하다는 것이 놀랍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2005년 기준 미국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62억톤 중 31억톤은 삼림과 해양이 흡수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대기층에 잔류한다는 보고를 모르고 있는 듯하다. 그 나머지는 대기중에 부유하며 온실가스를 만들어 오존층을 파괴하고 이상기온을 만들어 직접적으로 어마어마한 인명을 살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공장과 가정, 수송 수단들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연간 3ppm씩 CO2농도가 증가해 2005년 기준 370ppm이었던 것이 10년 후에는 400ppm이 되어 인류재앙이 시작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지금 당장에도 혹한, 혹서로 수백명씩 사망하고 있고 몇 년 전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수천명의 희생자를 단 며칠 사이에 냈다. 오늘날 이상기온으로 인해 죽어가는 생물체에 관한 뉴스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거리가 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에 반해 PM과 NOx가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미치고 제거할 수 없다고 하는 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이산화탄소의 살상력보다는 덜한 것이 현실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직접적인 피해를 미친다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자면 다양한 방법의 건강관리를 통해 아무 이상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많다.

산림이나 해양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로 본다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이상기온으로 인한 태풍이나 혹서 등은 그런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을 예고없이 죽인다. 물론 두 가지 모두 심각한 것은 분명하다는 전제 하에서 하는 얘기이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규제 기준이라고 하는 미국의 경우는 가솔린과 디젤을 같은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메이커들의 클린 디젤은 그 기준을 클리어 해 하이브리드카와 함께 친환경차로 분류되어 환급금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에만 익숙한 논리를 가진 사람들의 질소산화물 등이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끼치기 때문에 디젤차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없다.

연간, 혹은 10년 단위로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로 인한 인명 피해와 PM과 NOx에 의한 그것을 비교한다면 이산화탄소가 더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더 많다. 이산화탄소는 과학자들의 의견대로 지금과 같이 증가한다면 50년 후에는 지구촌에 생물체 자체의 존재를 불가능하게 한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 이에 대한 사고방식과 이해관계가 달라 글로벌 차원의 동일한 규제 기준이 마련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폭스바겐은 그런 점을 감안해 우선은 그에 따른 대응을 마련하고 나아가 글로벌 차원의 기준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것이 선진 메이커의 자세로 인정받고 있는 포인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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