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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디트로이트 맨’ 76세의 밥 루츠, GM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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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5-04 12: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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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디트로이트 맨’ 76세의 밥 루츠, GM을 떠나다.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진정한 디트로이트맨’으로 그가 올 해 말 퇴직한다. 그룹 내 제품개발 총괄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올해 76세로 BMW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을 거쳐 2001년에 GM그룹에 영입된 인물이다. 그는 현장에서 물러나기는 하지만 당분간 부회장 및 고문으로 남게 된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09년 3월 4일 제네바오토쇼 프레스데이 GM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짧은 이벤트가 있었다. 9척 장신에 하얀 머리를 하고 항상 재치 넘치는 발언으로 좌중을 압도해 왔던 현존하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인 밥 루츠의 은퇴 발표였다. 항상 GM의 회장 릭 왜고너와 동행했으나 올 해의 제네바쇼에는 그만이 자리를 지켰다.

필자는 매 번 모터쇼 취재 때마다 가능한 그의 멘트를 한 마디라도 들으려고 노력해왔다.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면 우선 첫 번째로 그에게 달려가 궁금한 내용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자동차산업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에 그쳤다. 그때마다 그는 질문의 요지를 잘 이해하고 알기 쉽게 정리해 주었다. 그런 그를 이제는 자주 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를 보면서 필자는 우리나라도 어떤 분야든지 개인의 퍼스낼리티(Personality)를 인정하고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서는 개인의 성격과 취향도 충분히 강조되어야 하고 그런 그의 족적을 통해 어떤 제품이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을 얻어 가는가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회사들은 너무도 ‘조직의 논리’에 충실하고 있다. 또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조직의 쓴 맛’을 경험한(?) 탓인지 그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듯하다.

밥 루츠(Robert A. Lutz)는 1932년 미국인 은행가의 아들로 스위스 쮜리히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미국 해병대 제트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에 와본 적이 있다고 수년 전 필자와 만나 이야기한 것이 기억난다.

그가 자동차산업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1963년으로 GM과 함께 시작됐다. 1970년까지 유럽에서 다양한 부서의 책임자로 근무했으며 이후 3년간 독일 BMW에서 판매담당 부사장 겸 BMW의 이사회 멤버로도 활약했다.

이후 포드로 자리를 옮겨 12년간 근무했으며 트럭사업 담당 총괄 부사장까지 담당했다. 또한 포드 유럽의 회장 및 포드 국제사업 담당의 부사장직을 담당했으며 1982년부터 1986년 까지는 포드 이사회 임원직도 역임했다.

이어 1986년부터 1998년까지는 크라이슬러에서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전 세계 크라이슬러 승용차 및 트럭사업을 총괄하는 사장 겸 COO로도 근무했다.

2001년 9월 1일 GM에 합류한 루츠 부회장은 미국의 빅3에서 모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본 경력을 갖게 되어 진정한 디트로이트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GM에서도 그의 능력은 높이 평가되어 2001년 11월 13일 GM 북미지역 회장으로 선임되었으며 GM의 제품개발 담당 부회장 직책도 맡고 있다. 그는 품질에 대해 아주 많은 비중을 두는 사람으로 최근 캐딜락의 품질이 미국 내에서 10위 내에 진입하게 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가 한 일중에서는 GM그룹의 디비전 정리는 지금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GM그룹을 4개의 독립적인 지역 디비전이 아닌 하나의 회사로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한 것이다. 그러니까 GM 그룹에 속하는 모든 회사들은 똑 같은 정비와 똑 같은 기술, 똑 같은 시설을 갖추게 되어 하나의 글로벌 회사로서 운영하고자 한 작업을 추진한 것이다. 물론 그것은 모든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2009 제네바쇼에서 그는 GM 이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분명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에 밀려 그의 지금의 심정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는 못했다. 과연 그는 풍전등화의 GM, 아니 미국 자동차산업의 현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찌보면 거대한 ‘조직의 논리’에 충실한 미국 자동차업계를 좀 더 파격적으로 개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그를 짖누르고 있을지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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