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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기아’, ‘현대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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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12-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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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기아’, ‘현대의 디자인’

‘디자인의 기아’가 완성됐다. 피터 슈라이어의 선과 면이 모든 모델에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모닝 이외의 모든 모델에 패밀리 룩이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에서 안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도 주목을 끈다. 강한 캐릭터 라인을 통해 독창성을 만들기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을 중시하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이는 특히 ‘현대의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2009년에 데뷔한 모델들만을 보더라도 쏘렌토R과 포르테 쿱이 표현하는 것은 에쿠스와 투산 iX, YF쏘나타의 그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포르테와 쏘렌토R의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는 안정적인 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격한 캐릭터 라인의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스포티한 자태를 표현해 내고 있다. 포르테의 경우 3박스 세단 승용차 구조이면서, 차체 스타일은 쿠페와 같이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특징을 표출하고 있다. 안정적인 프로포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쏘렌토 R의 경우도 프론트의 패밀리 룩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생명력이 긴 양산 브랜드 디자인의 전형이다.

이에 반해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극히 화려하다. YF쏘나타의 경우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이고 사이드 캐릭터 라인도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장되어 있다. YF쏘나타는 프로포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폭스바겐 파사트, 혼다 어코드 등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균형이 잡혔다는 얘기이다. 다만 강한 캐릭터 라인으로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투싼 iX도 모터쇼의 컨셉트카에 적용되었던 라인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는 파격을 보여 주고 있다.

같은 그룹 내 두 브랜드의 디자인이 극단적으로 다른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것이 논의를 통해 이루어 낸 것인지 아니면 각각의 디자인 팀의 성향의 차이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과거 PSA푸조 시트로엥 그룹 내 푸조의 보수적인 디자인과 시트로엥의 전위적인 디자인이 보여 주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폭스바겐 그룹 내의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차이와도 비견될만하다.

분명한 것은 불과 수 년 전 현대와 기아 브랜드의 중복성을 주장했던 사람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을 정도로 두 브랜드는 각각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은 폭스바겐의 골프나 토요타 캄리 등에서처럼 만인이 원하는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뚜렷한 그래픽이 다용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는 과거 현대자동차의 모델들과는 달리 YF쏘나타의 스타일링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것이 BMW가 그랬듯이 판매증가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가 이르다. 여전히 모험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또 하나, 기아자동차의 차만들기는 전형적인 ‘유러피언’ 지향이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미국시장을 의식한 차만들기다. 과거에도 이런 표현을 사용했었다. 당시에는 단지 그렇게 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이었다면 이제는 두 브랜드가 스타일링 디자인은 물론이고 하체의 특성까지도 그런 특성을 살려내고 있다.

여기에 기아자동차가 차명을 알파벳과 아라비아 숫자 조합으로 한 것도 두 브랜드 차별화의 중요 포인트다. 기아자동차의 모델들은 앞으로 모델체인지를 하면서 모두 K라인으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물론 현대기아의 전략이 장기적으로 변화가 없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등장할 모델에도 같은 차명이 적용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아반떼의 해치백 모델을 i30로 명명했지만 쏘나타의 차명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유럽시장에 쏘나타를 i50라고 명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브랜드 전체의 전략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토요타나 혼다처럼 각기 다른 영문 차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7의 K는 기아자동차(KIA), 대한민국(KOREA), 강함, 지배, 통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Kratos, 다이나믹한 역동성을 뜻하는 Kinetic의 첫 글자를 따 왔다고 한다. K7은 발음상 상당히 강하게 들린다. 아우디의 A6, A8등과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수출명은 '카덴자(Cadenza)'로 했다고 한다. 현지에서의 어감상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란다. 처음부터 그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오늘날 자동차업계에서는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그것을 비즈니스 차원에서 성공시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차명의 의미가 아무리 좋아도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그것을 하나의 아이덴티티의 표현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도 있다. 기아자동차는 지금 또 다른 차원에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 K7 VG350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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