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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해결 이제는 발등의 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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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07-09-05 15: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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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전 세계적인 현안으로 떠 오른지 오래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들이 녹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고, 7개 대륙의 온도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구 전역에 걸쳐 높아지는 온도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사람은 물론, 각종 야생 동물들의 생태계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난화현상은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한상기(자동차 칼럼니스트)

정계를 물러난 후 환경론자로 활동하고 있는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가 얼마 전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왔다. 앨 고어는 쇼가 진행되는 내내 CO2를 줄여야 한다는 것과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역설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CO2에 무심했던 미국조차 변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한다.

최근 이기적인 미국 정부조차 온난화현상에 대해 발 벗고 나섰다. 그만큼 이 문제가 절박하다는 말이다. 많은 환경론자들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온난화현상을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큰 요인이라 주장하고 있어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새 법을 제정하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 역시 하루가 다르게 강화되어 가는 규정을 맞추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교토 의정서 이후 규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교토 의정서는 2012년까지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배기가스를 8% 줄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는 1990년 수준이다. 이 교토 의정서는 모든 산업에 해당되고, 특히 자동차 산업에 큰 연관이 있다. EU는 평균 배기가스 저감율을 대당 12% 줄이기로 했으며, 이는 자동차 회사에 큰 압력으로 작용한다.

8년 전에는 대부분의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2008년까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1km 당 140g 수준으로 떨어트리겠다고 자발적으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청청 기술에 대단히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몇 년 전부터 상용화가 시작된 디젤 관련 기술과 직분사, 가변 밸브 타이밍, 터보, 일렉트릭 스티어링, 적응형 오일 & 워터 펌프, 오토 스톱-스타트 기술 등이 광범위하게 쓰일 것이 분명하고, 실제로 최근 다수의 모델에 장착되고 있다.

참고로 피아트 그란데 푼토 1.4가 145g/km, 폭스바겐 골프 1.6 FSI가 168g/km, BMW 330i가 210g/km, 메르세데스 E350이 244g/km, S500이 279g/km, S600L이 340g/km, 람보르기니 무치엘라고가 500g/km 이다. 배기량과 출력이 커짐에 따라 필연적으로 배기가스가 늘어남을 알 수 있다.

최근의 발표에 따르면 2004년 유럽 신차의 평균 배기가스 배출은 163g/km이였다. 한편 현재의 평균 배출량은 2004년의 수치보다 조금 낮아진 정도여서 140g이라는 수치가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 과연 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자동차 회사들은 이에 대응할 기술들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걸림돌은 역시 코스트이다. 저 수치를 달성할 수 있지만 코스트가 올라가는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르노의 경우 CO2 배출을 130g/km 수준으로 낮출 경우 추가로 3,000유로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소형차에 3,000유로의 코스트 상승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단종된 아우디 A2 1.2 TDI의 경우 CO2 배출량이 겨우 81g/km에 불과했다. 이는 현재 나와 있는 양산차 중 CO2 배출량이 가장 적은 폭스바겐 폴로 블루모션(99g/km) 보다도 낮은 수치. 하지만 올 알루미늄 보디를 적용한 아우디 A2는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서는 실패한 모델로 기억되고 있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거기다 올해 2월에는 2012년부터 모든 신차는 130g/km를 만족해야한다는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에 대해 자동차 회사들은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메이커는 고급차를 주로 만드는 메르세데스와 BMW이다. 다른 회사처럼 소형차가 없는 두 회사는 저 수치를 만족하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저 규정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메르세데스와 BMW는 대단히 곤란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이런 규정은 고급 메이커, 특히 메르세데스와 BMW에 불리하다. 최소 배기량이 1.6리터인 회사와 소형차를 위주로 하는 다이하쓰, 피아트 같은 회사가 동일한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입법자들은 모든 차가 규정을 만족할 필요 없이 전체 라인업의 평균을 맞추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BMW처럼 규정을 훌쩍 뛰어넘는 M5, M6, 760il 같은 모델이 있으면 이를 상쇄할 만한 초저배기차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따라서 미니는 BMW에 꼭 필요한 모델이 됐다.

또 이 규정대로라면 가장 득을 보는 고급차 메이커는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이다. 배기가스의 평균을 제한하는 규정은 브랜드가 아니라 제조사의 기준이어서, 폭스바겐 소속의 아우디는 메르세데스나 BMW 같은 큰 부담이 없다. 폭스바겐이 충분히 소형차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은 토요타의 렉서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런 고정된 배기가스 배출량 보다는 연비 또는 배기가스의 총계를 모두 합한 규정이 좋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세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저배기차를 만들게 되고 오염 물질이 많이 나오는 차는 자연히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구매가 저배기차로 옮겨갈 수 있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런 과세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는 정치적인 문제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각 EU의 멤버들은 세금을 올리게 되면 민간단체로부터 격렬한 압박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현재의 시스템을 고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EU는 보다 쉬운, 즉 자동차 회사를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02년부터 CO2의 배출량에 따른 과세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오직 회사 소속의 차에 해당되며, 요율도 10~35% 내외이다. 따라서 모든 차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올해 초 독일 정부는 신차에 한해 CO2의 배출량에 따른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EU의 생각과 반대되는 것. 그리고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메이커 간의 형평성을 고려한 과세 제도를 검토하겠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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