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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해결 이제는 발등의 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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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07-09-17 21: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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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배기가스 문제는 유럽에만 국한된 문제는 물론 아니다. 부시 정권이 자동차 메이커들의 거센 반발로 강경한 배기가스 규제를 다소 늦추긴 했지만 캘리포니아 주로 대변되는 미국의 규정은 가장 강력하다. 이중 캘리포니아 주는 규제의 아이콘 역할을 하고 있다.

글/한상기(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3년 전, 캘리포니아 주는 2009년까지 CO2를 줄일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2016년까지는 승용차와 트럭에서 나오는 CO2의 양을 각각 25%, 18%씩 줄여야 한다. 현재 캘리포니아 이외의 9개주가 동일한 규정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배기가스를 줄여야 하는 문제는 공히 세계적인 문제인 셈이다.

결국 결정적 대안이 없는 지금, 방법은 효율을 높여 오염 물질을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메이커들은 연소 성능이 높은 엔진과 변속기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동 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 경량 소재, 에어로다이내믹 등 많은 기술들이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으며, 수소 같은 대체 에너지의 개발도 박차가 가해지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에 우리가 타고 다닐 차들이 어떤 형태로 변해가게 될지 정말 궁금해진다. 운전자 개개인에게도 연비를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는 의무감도 생겨나고 있다.

소형차는 이런 배기가스 규정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다. 현재 많은 소형차들이 EU가 정한 130g/km을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C 세그먼트 차들 역시 이 기준을 통과할 전망이다.

기술의 발전은 만족하기 힘들다는 규정을 계속 만족시켜왔다. 좋은 예가 최근에 선보인 BMW 120d로, 고압 피에조 분사 장치가 적용된 최신의 직분사 기술과 고효율 워터 펌프, 일렉트릭 스티어링, 스톱-스타트 기능, 그리고 재생 브레이킹 기술까지 연비와 배기가스를 위한 모든 기술이 망라되었다. 이런 기술의 채택으로 120d의 CO2 배출은 규정 보다 낮은 129g/km로, 이전보다 15%나 좋아졌다.

그러나 C 세그먼트의 가솔린 차는 디젤처럼 간단치 않다. 피에조 인젝터를 포함한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된 BMW 120의 배출량은 152g/km으로, 규정치를 뛰어넘는다. 동일 출력일 경우 가솔린은 디젤 보다 20% CO2를 더 내뿜는다. 이런 문제가 있지만 가솔린은 디젤보다 더 가볍고 생산 단가가 적게 드는 장점도 있어 소형차에는 여전히 메리트를 갖고 있다.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최근의 가솔린은 배기량을 줄이는 대신 터보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피아트 브라보가 한 예로, 최근 1.6 & 2리터 4기통을 없애고 1.4리터 터보를 새로 개발했다. 1.4리터가 단가 면에서도 유리하지만 연비와 배기가스 면에서도 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솔린은 중형급부터는 점차 영향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 또는 연비에 따른 과세가 부가될 경우 앞으로 5~10년 사이 점차 디젤 또는 하이브리드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런 배경은 왜 메르세데스가 미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블루텍 디젤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기도 하다. 또 BMW는 GM과 손잡고 2-모드 하이브리드를 개발하고 있어, 독일 회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이다.

토요타는 지난 30년간의 R&D를 통해 지금은 최고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갖고 있다. 다른 회사들이 하이브리드의 상용화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때 토요타는 2세대 프리우스로 다시 한 번 반향을 일으켰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소형차에 쓰기에는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지만 토요타는 MPV 에스티마를 비롯해 캠리, 렉서스 GS, LS, RX까지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전략은 결론적으로 V6 대신 4기통 하이브리드, V8 대신 V6 하이브리드로 대체한다는 전략이다. 이럼으로써 라이벌과 동일한 성능을 내면서 연비와 배기가스를 만족한다. 아직까지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는 토요타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미미하지만 북미와 유럽의 배기가스 기준이 더욱 강화되는 가까운 미래,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적지 않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GM이 시보레 볼트 컨셉트에 선보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주류로 떠오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짧은 거리에서는 배터리만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전혀 없고, 쉽게 충전이 가능해 항속 거리를 늘리기도 쉽다. 이 충전 시스템은 부피를 적게 차지하고 전체적인 패키징에서 현재의 토요타 하이브리드 보다 더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물론 진정한 대체 동력원은 수소 엔진 또는 연료전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를 바라기엔 기술을 비롯해 제반 여건 등의 걸림돌이 많은 게 사실이다. 수소 동력원이 상용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1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중론으로 모아지고 있다.

배기가스의 또 다른 적은 자동차의 무게이다. 메이커들은 파워트레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상쇄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메이커들도 물론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보다 넓고 강하며, 다양한 편의 장비의 조용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자동차의 무게는 평균 15% 무거워졌다.

앞서 밝힌 대로 배기가스를 줄이는 것은 자동차 메이커의 가장 큰 숙제이다. 따라서 미래의 자동차는 보다 가볍고 작아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메이커들의 노력으로 편의성과 연비는 절충이 되겠지만 1970년대에 닥쳤던 오일 파동이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그렇게 된다면 연비를 중요시한 소형차들의 세상이 다시 한 번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열거했던 문제는 역시 메이커들의 몫으로 남겨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루미늄, 마그네슘과 같은 경량 소재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앞으로 섀시는 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무게 증가를 막는 공법이 개발될 것이며, 부품 업체들의 노력도 더욱 요구되는 현실이다.

배기가스 규제의 압박은 무게 증가를 막아왔다. 최신의 BMW 3, 5 시리즈, 미니는 신형이 구형 보다 더 가벼워졌으며, 메르세데스 C-클래스와 아우디 TT 역시 알루미늄-스틸 하이브리드 섀시 덕분에 무게 증가를 막았다.

또 다른 예는 최근 선보인 마쓰다 2이다. 마쓰다는 2는 구형보다 전폭이 15mm 늘어났을 뿐 전장과 전고는 각각 40mm, 55mm 낮아졌고 무게는 100kg을 덜어냈다. 앞으로 나올 많은 소형차들이 마쓰다 2의 예를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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