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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 vs 유럽 해치백 비교 시승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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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08-03-24 06: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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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 vs 유럽 해치백 비교 시승회

지난 19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 파워텍 주행시험장에서 ‘현대 i30 vs 유럽 해치백 비교 시승회’가 열렸다. 이번 시승회에 참가한 차종은 현대 i30 2.0과 폭스바겐 골프 2.0 FSI, 푸조 307 SW 2.0 3대. i30과 골프는 차체 사이즈와 보디 타입이 같았지만 왜건형인 307 SW는 i30과 정확히 매칭이 되지 않았다.

기아 씨드의 형제차인 i30은 현대의 유럽 전략 차종으로, 꾸준하게 월 2천대가 넘게 팔리면서 아반떼에 이어 국내 준중형차 클래스에서 판매 2위를 달리고 있다. 해치백의 불모지로 알려진 국내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현대는 아반떼와 i30 두 차종으로 준중형 시장에서 7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시승회에 참가한 i30과 골프, 푸조 307 SW는 모두 가솔린 2리터 모델이었다. 출력은 폭스바겐 골프가 150마력으로 가장 높았고, i30이 143마력, 140마력의 307 SW가 뒤를 이었다. i30과 골프는 해치백 보디로 조건이 같았지만, 307 SW는 해치백이 아닌 왜건 버전으로 불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307 SW는 해치백 보다 차체도 크고 무게 중심도 높으며, 하체도 조금 부드럽다.
반면 운동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타이어에서는 푸조 307 SW가 가장 유리했고, 그 다음이 골프, i30 순이었다. 307 SW는 상당한 그립을 갖고 있는 피렐리 P-제로 네로, 골프는 미쉐린 에너지, i30은 전형적인 순정 타이어 금호 KH16을 신고 있었다. 타이어 사이즈는 골프와 i30이 205/55R/16으로 동일했고, 307 SW는 205/50/17로 가장 편평비가 낮았다. 타이어의 마모도는 세 차종 모두 엇비슷한 상태였고 특별한 편마모는 눈에 띄지 않았다.

시승은 슬라럼과 가감속, 요철 구간, 코너링 브레이크, ESC 체험, 등판 능력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 코스에서 치러졌다. 3명이 한 조가 되어 세 대의 차를 번갈아 탔으며, 한 명의 기자에게 딱 한 번의 운전 기회(두 번의 뒷좌석 동승)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참고로 기자는 i30과 골프 2.0 FSI는 이번이 처음, 307 SW는 시승한 적이 너무 오래라 대략적인 느낌만 기억나는 상태이다.

제일 운전대를 잡은 차는 골프 2.0 FSI. 골프는 ESP의 개입 시기가 GTI를 연상케 할 정도로 늦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슬라럼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한 덩어리가 돼서 돌아가는 차체는 한계에 가까워질수록 경쟁 모델과의 차이를 더 벌리고 그립을 잃을 정도가 돼서야 ESP가 작동한다.
사실 150마력의 2.0 FSI 엔진은 GTI가 워낙 강렬했던지라 그동안은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비교 시승을 하니 비슷한 출력의 다른 2리터 엔진과 대비가 된다. 직선 가속에서 i30 보다 토크가 두툼하게 느껴지고 고회전까지 끌고 올라가는 맛도 뛰어나다. 또 다른 폭스바겐이 그렇듯, 6단 변속기의 메리트가 상당하다. 초반 기어비가 촘촘해 4단을 쓰는 i30이나 307 SW 보다 순발력에서 이점이 있고 변속기 자체의 품질도 높다.

골프에서 i30으로 갈아탄 후 받는 느낌의 차이는 하체에서 비롯된다. 댐퍼의 스트로크 같은 상하 운동을 떠나 좌우로 유격이 크다는 느낌이다. 즉 댐퍼 자체도 부드럽지만 서스펜션을 연결하는 부싱도 무르다. 골프 다음으로 바로 i30을 타고 슬라럼을 하면 타이어 폭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i30이 크게 떨어지느냐. 그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그립 낮은 타이어와 부드러운 하체 세팅이지만 휘청대면서도 파일런 사이를 잘 빠져나간다. VDC의 개입은 골프 보다 한 박자 이상 빨라,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것이 서툴거나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운전자라면 차라리 i30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VDC가 미리 속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i30의 2리터 베타 엔진은 부족함 없는 가속력을 제공하지만 골프에 비해서는 처지고 307 SW 보다는 근소하게 우위에 있다.

큰 차체의 307 SW는 당연히(?) 이번 시승회의 슬라럼에서 운동 성능이 가장 처졌다. 차체가 크기도 하지만 하체가 무르고, 거기다 무게 중심이 높아 하중이 한 쪽으로 쏠렸다 되돌아오는 시간이 그만큼 오래 걸린다. 가장 그립 좋은 타이어를 달고 있지만 구조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다. 기자가 아는 307의 핸들링은 이보다 분명히 좋다. 307이 처음 나왔을 때 그 쫄깃한 핸들링에 반했던 기억이 있다. 제동력은 세 차종 모두 나무랄데 없다.

이번 시승회는 사실 시작 전부터 답은 나온 상태였다. 후발 주자가 더 비싼 모델과 비교 시승을 할 경우 상품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는 한 손해 볼 것은 별로 없다. i30은 골프가 갖고 있는 상품성의 80% 이상에 도달했고, 따라서 가격까지 생각한다면 국내에서 i30의 구매 가치는 상당히 크다. i30의 가격은 골프의 절반 정도이기 때문이다. i30이 골프에 상당히 근접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그 약간의 모자람을 따라잡는 게 지금까지 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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