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한국자동차산업의 역량강화와 정책적 이슈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0-16 00:09:26

본문

지난 14일 한국자동차협회는 학계, 완성차업체 및 부품업계 등 자동차산업 전문가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한국자동차산업의 역량강화와 지속성장 과제』라는 주제로 자동차산업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이 날 포럼에서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는 “한국자동차산업의 역량강화와 정책적 이슈” 라는 주제발표에서, 모듈화 확대를 통한 부품업체의 품질관리 역량을 향상시켜 완성차업체의 과중한 품질관리 부담을 축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기찬 교소의 발표내용 전문을 독자여러분께 소개한다. (편집자 주)

========================================================================

1. 기간산업으로서의 국민적 관심의 오해와 신경제의 그림자

자동차산업은 국민민감산업이다. 국민생활밀접도가 높고, 또한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은 주력산업과 미래산업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을 (전통)주력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기간산업으로서의 비중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지만 전통산업으로서 정책적 과제에서 밀릴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간산업은 구산업이며, 기간산업으로서의 국민적 관심의 오해의 뉘앙스가 있으며,신경제의 그림자를 만들어 낼수도 있다. 미국의 신경제개념이후 미국자동차산업은 힘이 약화되어 갔다. 포드의 95년 위대한 자동차서비스 회사선언이후 5년후 엄청난 리콜로 기업이 무너져가기 시작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경제의 주력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수 있는 노력과 환경변화에 맞는 정책이슈발굴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시간이 우리를 성장시켜 준다"라는 믿음이다. 시간은 기업을 성장하게 만들지만 늙게도 만든다. 이것이 유산비용(legacy cost)이다. 또한 시간은 충돌을 만들어낸다. 엔트로피는 무질서의 크기를 나타내는 개념이다.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무질서의 크기도 증가한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때문이다. 자동차산업과 같은 장치산업일수록 유산비용과 엔트로피의 문제가 심각해진다. 유산비용과 엔트로피는 1970년대 영국의 자동차산업을 무너뜨렸고, 지난해 100년 역사의 GM을 파산하게 만들었다. 최근 1,000만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도요타 리콜문제는 양적확장, 해외생산의 가속화, 과감한 원가인하라는 3요소가 결합된 것으로 보이지만, 지속적인 개선과 엄격한 품질관리의 대명사 도요타조차도 73년 도요타 역사만큼 유산비용과 엔트로피로 힘들어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엔고와 높은 원달러환율환경으로 커다란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그러나 찬란한 유산의 크기만큼 유산의 관리도 힘들다. 이즈음 미국과 GM과 일본과 도요타로부터 얻는 교훈을 중심으로 전략적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특히 도요타리콜은 한개의 기업문제가 아닌 자동차산업진화의 문제가 노출되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그 해석이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2. 그림자1- 자동차산업에서 복잡성 진화의 한계와 복잡성경영의 이슈

자동차는 전장화되고 끝없이 복잡해지는 진화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는 3만개 부품의 조립제품이다. 게다가 최근의 전장화경향은 자동차의 복잡성 메커니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세계자동차산업에서 품질의 아이콘이었던 도요타의 리콜은 끝없이 복잡해져가고 있는 자동차진화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도요타의 리콜문제는 대응의 미숙함을 제외하면 기술력 측면에서 도요타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 가고 있었다는 점에서 세계 어느 자동차메이커도 피해갈수 없는 복잡성 품질관리의 한계이다.

끊없이 복잡해지고 있는 자동차의 복잡성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나는 일본식 인테그랄 아키텍처방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모듈형 아키텍쳐방식이다. 전자는 완성차가 주도하는 방식이며, 후자는 모듈업체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는 방식이다. 도요타 리콜사태는 3만개의 부품관리를 완성업체가 내부적으로 전부 감당해가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기업이 관리할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결과 발생한 안전사고라면 복잡성 진화의 한계를 극복하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슈 1: 부품업체가 복잡성관리의 분업자이면서 품질관리의 게이트키퍼(gatekeeper)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중간조직에서의 복잡성관리자로서의 역할과 품질관리의 게이트키퍼(gatekeeper)가 필요해지고 있다. 복잡해지는 자동차제조를 완성차가 혼자 다할수 없다. 안정적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해주는 파트너로서 부품업체없이 안정적인 자동차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도요타에서는 소극적이지만, 한국의 자동차산업에서 과감하게 도입하여 성공하고 있는 모듈화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모듈화란 복잡계를 하위시스템으로 나누어 품질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모듈화는 메가 서플라이어에 의해 중간단계에서 엄격한 품질관리가 기대할수 있어 완성업체에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줄수 있다. 이런 점에서 1990년대 전자산업에서 과감한 디지털화가 답이었듯이, 전장화되는 자동차산업에서 디지털기반의 모듈화를 보다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 해외에 수출되는 모듈화는 부품에 우리들의 강점이 제조경쟁력을 넣어서 파는 것이다. 크라이슬러의 랭글러는 현대모비스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모듈납품의 비중이 약 60%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자동차업체들은 부품의 모듈화보다는 자동차업체가 직접 협력업체를 관리하는 방식을 고수해 왔다. 전장화가 가속화되고 친환경차생산의 과정에서 전자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이 분야의 모듈화를 통해 복잡성 진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3. 그림자 2: 세계화의 그림자--원심력과 구심력의 조화

도요타리콜의 문제는 해외생산의 확산과 원가경쟁이 낳은 그림자라는 특징이 있다. 이런 점에서 도요타에 한정된 문제라기 보다는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있고 원가경쟁을 해야 하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에게도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도요타는 최고급제품은 주로 일본공장에서 만들고 해외공장은 대중제품을 생산해왔다. 렉서스는 일본에서 생산을 원칙으로 해오다가 최근에야 캐나다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이처럼 현지생산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부품의 현지조달의 양이 늘어나고 엄격한 협력업체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번 리콜의 대상이 된 가속페달의 문제는 해외부품에서부터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도요타가 해외생산증가에 따른 부품현지조달의 품질관리에 허점이 생겼다는 점이다.

세계화에 따라 글로벌 생산을 확장하는 원심력만큼이나 글로벌생산의 기술과 품질을 지탱해주는 구심력도 동시에 커져야 한다. 그러나 그 균형의 붕괴로 도요타품질관리의 금이 가기 시작했다.

시장규모가 커질수록 양적인 생산능력(capacity)싸움이 아니라 질적인 조직역량(capability)싸움을 해야 한다. 긴 역사를 두고 보면 기업은 규모의 경쟁이 아니라 역량구축경쟁이다. 특히 1위 고지 탈환을 앞두고 규모확대경쟁을 경계해야 한다. 불행히도 승자의 딜레마가 있다. 1위가 되기 위해 역량보다는 시장판매규모에 집착하는 근시안이 기업을 불행하게 만든다. 판매는 역량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그런데 결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목표가 달성된 이후의 후유증은 심각해진다. 이것을 근시안(myopia)적인 경영이라 한다. 그러므로 기업경영은 근시이후결과가 아닌 장기이후원인을 만들어가는 역량구축에 매진해야 한다. 역량구축에 실패하면 조직은 관료화되고 대기업병이 나타난다. 그 순간 지금까지의 기업의 핵심경쟁력이 핵심경직성(core rigidity)'이 된다. 글로벌 생산능력만큼 어떻게 어디에 팔 것인지를 걱정해야 한다. 글로벌화가 진전될수록 외부환경에 동태적으로 대응하고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동적전환능력(dynamic capability)이 중요하다. 위대한 조직은 시장을 읽는 힘이 있어야 하고(동적전환능력), 이것을 내 장으로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조직역량) 그래서 위대한 회사는 전통에 걸맞은 신뢰를 주되(Organizational Capability), 시대 흐름에 맞게 과감한 변화(Dynamic Capability)를 시도해 오고 있다.

미국의 빅3는 역량싸움이 아니라 생산능력싸움으로 실패한 대표적 회사이다.


4. 그림자3: 환율의 빛과 그림자와 위기경영관리

한국의 자동차산업 수익성은 원달러 환율, 엔달러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아 왔다. 지금의 높은 원달러환율과 낮은 엔달러환율은 한국자동차산업의 큰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처럼 원달러환율이 낮아지면 그림자의 크기도 매우 크다. 도요타는 2008년 글로벌경기침체와 엔고로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2008년도 4370억엔의 대규모적자를 1950년이래 58년만에 기록하고 말았다. 도요타도 단기적 수익성 때문에 품질에 눈이 어두워지고 저원가부품싸움을 하면 레몬시장(lemon market)이 출현으로 리콜문제가 생긴 것이다. 부품업체들은 원가경쟁을 하면 기술개발없이 저원가제품을 만드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도 필요하다.


5. 그림자4: 자동차의 커모더티(commodity)화와 서비스화의 과제

자동차가 점차 커모더티(commodity)화되고 있다. 따라서 차별화의 영역이 점차 하드웨어에서 서비스와 고객접접영역으로 옮겨갈 것이다.

즉, 자동차의 커모더티(commodity)화가 진전될수록 서비스화(servitization)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비스화에 대한 비즈니스모델이 없으면 서비스는 비용이 된다. 자동차가 통신과 결합되면서 오피스화, 온라인화가 서비스화의 핵심부분으로 등장하고 있다. 텔레매틱스가 활성화되고, 카세트대신에 아이팟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자동차와 모바일 ICT의 융합으로 향후 10년내 10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회사가 제품만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재구매동기를 키워가는 서비스를 강화해가야 한다. 공장품질(기능/기술적 품질)도 중요하지만 AS품질,시장품질,고객대응품질(상호작용적 품질)의 중요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6. 그림자 5: 와해성 기술로서 스마트화와 친환경차의 표준화전쟁의 가속화과제

자동차산업은 스마트화와 그린화라는 와해성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산업을 완전히 혁신시키는 와해성기술의 성패는 기술의 성숙도가 아니라 시장표준화에 따라 결정된다.TV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소니는 아나로그시장의 절대강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소니는 너무 아나로그에 빠져 있었다. 삼성은 디지털화를 통해 변신에 성공하고 프리미엄마켓도 잠식해갔다.

자동차산업에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내연기관에 대항하는 와해성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 등장하고 있다. 머지 않은 장래에 세계 자동차산업은 하이브리드차인가? 전기차인가?를 놓고 미래차의 표준화 전쟁이 예상된다. 프리우스의 리콜은 도요타가 주도해온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이미지 손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보급속도가 주춤해지는 반면 후발업체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는 표준화전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표준화전쟁의 시기에는 물건만 잘 만들면 되는 기업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를 읽을수 있어야 한다. 특히 표준화된 와해성기술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길이 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 길로만 다닌다. 그 길을 따라 수많은 건물들이 세워진다. 이것이 표준화와 눈덩이 효과(snowball)효과이다. 이때부터는 효율성의 잣대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면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이 생긴다. 그래서 사회현상에서의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은 자연현상에서 '관성(慣性.inertia)의 법칙'에 비유된다. 갈릴레이가 발견하고, 뉴턴이 '운동의 제1법칙'으로 체계화한 것이 '관성(慣性.inertia)의 법칙'이다. 모든 물체는 자신의 운동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하려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원래의 속력과 방향으로 계속 가려고 한다. 자연계의 물체는 스스로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수 없다. 관성을 제어하는 것은 외부의 힘이다.

경로의존성이란 한번 길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이 다니기 시작하고 균형이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일련의 사건들이 최초에 특정한 방식으로 진행되면 그 뒤에는 제도와 조직을 변경 불가능할 정도로 경직되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친환경차의 표준화전쟁에 정부의 정책에 의한 의지에 따른 지원과 규제가 중요한 이유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규제산업이다. 자동차는 안전규제,에너지규제,배기규제는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친환경차의 표준화는 효율성과 기술보다는 정부와 시장이 결정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면, 일본의 자동차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등의 차세대 자동차의 생산판매비중을 2020년에 20%미만으로 잡고 있지만, 일본정부는 '선진환경대응차' 정책을 통해 50%이상으로 올리도록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기업도 일단 투자가 일어나고 나면 여간해선 없애거나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 핵심역량이 핵심경직성이 되는 이유이다. 이것이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탄력성과 변화의 발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친환경차의 와해기술등장기에 한국업체들은 ‘세계표준화 전쟁’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엉뚱한 길로 가는 친환경기술은 엄청난 비용이 된다. 표준화 그룹에 편승할수 있도록 하는 메가 트렌드를 읽어내는 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와해성기술의 표준화전쟁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1980년대 비디오의 미래기술을 놓고 VHS와 베타방식이 있었다. 당시 기술력이 우수한 소니의 베타방식이 아니라 마쯔시다의 VHS방식으로 시장이 표준화되면서 소니는 한번 타격을 받았다. 1990년대 아나로그의 왕자 소니는 다가오는 전자산업의 와해성기술인 디지털에 보수적이었다. 소니가 아나로그형 MD를 개발하고 판매할 때 세계는 디지털형 CD로 넘어가면서 또 한번 표준화에 실패했다. 대신 삼성은 이 와해성기술인 디지털방식에 매진한 결과 디지털제품이 시장에서 표준화되는 단계에서 삼성전자는 꿈같이 소니를 앞지르게 되었다.

미래자동차산업에서의 ‘사실상 표준화(De Facto Standard)’ 전쟁을 그려보자. 자동차산업의 정부지원을 약속한 미국의 오바마정부는 지원의 결과 기술종속으로 나타날수 밖에 없는 기술에는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 따라서 하이브리드기술로 갈수록 일본기술에의 종속이 심화될수 밖에 없다. 대신 정부는 모든 것을 와해시키고 리셋(reset)하여 똑같은 출발선든 것을시작할수 있도록 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래서 하이브리드기술지원대신에 도로 인프라로서 전기충전소를 지원하게 된다면 차세대 미국 친환경기술은 전기자동차쪽으로 정부에 의한 사실상의 표준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는 미국정부가 가장 앞서가고 있는 일본차의 하이브리드기술과의 경쟁을 고려하여 미국식 표준화를 진행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전기차업체의 등장으로 향후 자동차업체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7. 국민민감산업의 그림자- 자동차산업의 특성과 대응의 중요성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은 왜 도요타가 이렇게 대처하고 있는가를 설명해준다. 결국 도요타도 보통의 사람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손실기피의 성향이 신속한 문제해결의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었다. 도요타 사태가 지금처럼 도요타를 위협하는 문제로 부각된 이유도 손실기피 성향에 의한 경영자의 그릇된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도요타가 설계결함을 발견하였을 때 이를 공개하고 적극적인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임에도, 이를 회피하고 은폐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사태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고 만 것이다.

도요타 리콜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는 위대한 기업이 망해가는 단계에서 "리스크 부정"이 가장 심각한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자만하고 이쯤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성공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리스크를 일시적 혹은 우연의 탓으로 치부한다. 그리고 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 존슨&존슨의 타이레놀제품을 복용한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사망자가 먹은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존슨&존슨은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위해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타이레놀 제품을 절대 먹지 말도록 대대적인 홍보를 전개 했다.당시 타이레놀은 시장의 위기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존슨&존슨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지고 타이레놀은 현재까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해열진통제로 살아남았다. 이처럼 도요타도 단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손상이 되겠지만, 과감한 조치가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신뢰와 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재인식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8. 자동차산업- 수렵의 시대에서 경작의 시대를 여는 기업생태계 프레임도입이 필요하다.

시스템제품의 경쟁은 조립업체간 경쟁이 아니라 기업생태계간 경쟁이다. 점차 자동차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틀로서 '기업생태계프레임'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생태계란 전체의 질서와 조직에 관한 사고로서 경제의 관점을 점의 관점에서 ‘고리’의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생태계의 핵심은 흐름(flow)이다. 기업생태계란 상호작용하는 유기적 기업 조직체들의 터전이면서 가치사슬의 흐름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산업화는 50년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50세한국의 기업생태계는 진화의 분기점을 맞이하고 있다. 노쇠하는 생태계는 출산율이 낮고 수명이 짧은 특징이 있다. 비옥한 생태계는 점이 아니라 고리가 튼튼하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강국이지만 아직 개발강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