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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vs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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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1-18 06: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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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vs 디젤

1. 미국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
미국에서 새 차를 구입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동차 광고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광고가 주로 자동차나 제조업체의 추상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미국의 자동차광고는 어찌 보면 재미없다고 느껴질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

글 / 이병찬, 정도회 (미시간대학교)
출처 / 한국자동차공학회 오토저널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으로는 SUV나 픽업트럭의 최대 견인중량, 승합차의 승차인원이나 좌석배치, 승용차의 엔진 최대 출력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광고가 끝날 무렵에는 대개 리스 가격과 연 이자율 등의 가격정보가 자막으로 나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자동차 공인연비가 광고 마지막 화면에 빠지지 않는 문구로 등장하고, 광고 내용 자체도 향상된 공인 연비나 그로 인한 배기가스 감소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미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이제는 자동차 연비가 신차 구입 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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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과연 무엇이 미국인들의 자동차 소비성향을 변화하게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물론 유가인상이다. 비록 유가 자체는 아직도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지만, 2000년대에 들어 <그림 1>에서 볼수 있듯이, 기존 유가대비 인상율이 100%를 상회하는 등, 유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게 되자 자동차 연비에 대한 관심도가 급속히 올라갔고, 유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을 전후로 해서 오랫동안 차종별 판매량 1위를 내주지 않던 픽업트럭들이 중형 승용차에 그 자리를 내 주기도 했었다.

2. 경제성 비교 및 판매량 추세
이런 소비자들의 자동차 연비에 대한 고조된 관심은 결국 기존의 가솔린 엔진 중심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왔고, J.D. Power and Associates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중에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2.6 %를 차지했고, 2015년에는 무려 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선택할 경우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연비개선 만으로는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일례로 US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차량등급 기준 중형차 중 최고 연비 판정을 받은 도요타의 프리우스(Prius)와 동급 비하이브리드 부문에서 최고 연비판정을 받은 현대 아반떼(미국명 Elantra)의 연간 유지비를 비교해 보자.

우선 연간 운행거리는 12,000마일로 가정 하고, 휘발유가는 2010년 9월 6일 기준 갤런당 미국 평균가 $2.68로 정하자. 또 연비는 <표 1>에 주어진 US EPA의 복합연비(FEcomb, Combined Fuel Economy)􀕜를 사용하기로 하고, 두 차종간 유류비를 제외한 제반 비용은 서로 같다고 가정하면 이자율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연간 유류비는

유류비 = 운행거리÷연비×휘발유가
가 된다. 이렇게 계산하면, 프리우스의 경우 연간 유류비는 $648이며, 아반떼는 $1,094가 된다. 따라서 두 차 종간 연간 유류비는 $445의 차이가 나고, 이 차액으로 프리우스를 구입하는데 추가로 들어간 $8,655를 회수하려면 약 19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결국, 경제성만을 놓고 보았을 때는 전혀 하이브리드차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좀더 현실적으로 경쟁 차종이라 볼 수 있는 혼다의 시빅(Cvic)과 시빅 하이브리드(Civic Hybrid)를 비교하면 어떨까? 비슷한 계산을 통해 구입가 차액을 회수하는데 약 24년이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경제성은 없다.

그렇다면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에서 오래 전부터 인기를 누려온 디젤차는 어떠한가? 최근 J.D. Power and Associate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휘발유엔진 자동차대신 구입할 만한 차종에 대해서 응답자의 62%가 하이브리드차의 구입을 고려하겠다고 답한 반면, 디젤차는 16%에 그쳤다.

그러나 J.D. Power and Associates의 2010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자동차 판매량 통계를 보면, 디젤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각각 전체 판매량의 2.3%와 2.6%를 차지해 설문조사 결과와 실제 판매량은 큰 격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년 동기의 판매량이 각각 2.0%와 2.9%인 것을 감안하면, 디젤차는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도 할 수 있다.

디젤차의 경제성은 어떠한 지 알아보자. 우선 초기 구입비 부담은 하이브리드에 비해서 훨씬 적다.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폴크스바겐의 투아렉(Touareg)과 디젤 엔진을 장착한 투아렉 TDI(Touareg TDI)를 비교하면 구매가 차액이 $3,500로 프리우스-아반떼나 시빅-시빅 하이브리드의 $8,655와 $8,345에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또한 두 차의 연간 연료비 차이로 초기 구입비 차액을 돌려받으려면, 2010년 9월 6일 기준 미국내 평균 경유가를 $2.95로 계산해서 약 11년이 걸린다. 이 또한 하이브리드에 비교해서 훨씬 짧은 기간이기는 하나 아직도 휘발유차에 비해 경제적이라고 하기에는 기간이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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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리터당 휘발유가와 경유가가 각각 1,702원과 1,500􀕟원으로 미국과는 달리 경유가 더 저렴하므로 환율을 1,194원으로 계산했을 때, 그 기간은 약 3년으로 미국의 경우에 비해 훨씬 짧은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되면 휘발유 엔진대비 경제성 역시 큰 장점으로 부각된다. 즉, 디젤차의 경우 그 경제성이 휘발유가와 경유가의 상대적 차이에 많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J.D. Power and Associates의 설문 결과를 보면, 디젤차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50%가 저렴한 연료비를 이유로 든 반면, 디젤차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45%가 휘발유보다 비싼 유가를 이유로 드는 등 경유가에 대해 서로 상반된 견해를 보이는 것 또한 재미있다. 저렴한 연료비 때문에 디젤차를 고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향상된 연비와 경유가를 합산해서 보았을 때의 연료비를 휘발유차와 비교해서 더 저렴하다고 보았을 것이고, 경유가가 비싸서 디젤차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경우는 단순히 경유가가 휘발유가보다 비싸다는 사실만을 보고 내린 결정이라 생각된다.

사실 미국처럼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경우는 흔하지않다. <표 2>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럽에서도 영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유는 휘발유보다 저렴하다. 이는 곧 디젤차의 경쟁력이 휘발유차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을 뜻하며, 그 결과는 동유럽과 서유럽 국가들에서 디젤차의 2009년 시장 점유율이 49.7%와 25.8%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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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마찬가지로 유럽에 비해 다소 저조하나, 2009년 디젤차의 시장 점유율이 16.6%였고, 판매 대수는 350만대였으며 J.D. Power and Associates에 따르면, 2015년에는 6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림 2>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국의 경우 픽업트럭이나 SUV(Sport Utility Vehicle)부문에서 디젤 판매대수가 많이 늘 것으로 기대되며, 그 점유율도 2017년에는 9.0%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서유럽의 경우는 시장이 점차 포화되어 2012년을 기점으로 점차 점유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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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이브리드차의 미국내 판매량도 J.D. Power and Associates에 따르면, 2011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앞지르기 시작해 2015년에는 전 세계 하이브리드 판매량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세계 판매량은 2009년의 732000대에서 2015년에는 300만 대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앞서 언급된 예측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가나 시장구조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서 바뀌게 마련이지만, 2016년 상향 조정되는 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기준을 맞추려면 기존의 휘발유 자동차만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미국내 하이브리드나 디젤 자동차의 점유율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다만, 투자 비용대비 연비향상과 배기가스 절감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둘 중 어느 기술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하이브리드는 아직 비용면에서 디젤 엔진에 다소 뒤져 있는 만큼 앞으로 얼마나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고, 디젤엔진은 향후 배기가스 규제가 얼마나 더 엄격해 질 것인가와 그 규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맞추어 갈 것인지가 관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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