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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43억 달러의 대규모 다국적기업 보그워너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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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1-15 06: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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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43억 달러의 대규모 다국적기업 보그워너 탐방기

보그워너는 파워트레인을 주특기로 하고 있는 메이저 업체로 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 터보차저 등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보그워너의 초청으로 디트로이트 오토쇼 취재 직후 미시건주 어번 힐즈에 자리잡은 보그워너 본사를 방문 취재한 권규혁씨의 글을 싣는다(편집자 주).

글/권규혁(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번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프레스 컨퍼런스에 가장 많은 기자단이 몰린 업체는 빅 3도, 토요타도 아닌 중국의 창펭 그룹이었다. 창펭 그룹이 전시한 SUV와 픽업들은 그상태로는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없을 수준임에는 분명했지만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미국시장 진입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것과 함께 조만간 중국산 자동차를 미국 딜러 쇼룸에서 볼 수 있을것이라는 예상만큼은 분명해졌다.

현재 중국 자동차 업계의 성장은 눈부시다고 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규모가 아주 큰 신흥시장인 만큼 중국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수백개에 달하고 있다. 물론 이들 모두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고 부품조립으로 자동차를 굴러가게만 만드는 회사부터 세계수준의 자금력으로 다른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특허와 기술력을 활용하는 메이저 업체까지 다양하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경쟁력은 낮은 임금이다. 자동차 산업은 아무리 공장 자동화를 추진한다 해도 노동력이 투입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낮은 임금은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저가이면서 품질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차를 만들 때까지는 저임금이 큰 메리트로 작용하나 품질수준을 올리려면 저임금이 차량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소지는 얼마든지 발생한다. 바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가격 때문이다. 대량생산체제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을 가진 부품을 지속적으로, 납기를 어기지 않고 공급할 수 있는 협력업체의 확보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성장 걸림돌은 자동차 회사의 무분별한 난립과 함께 고품질 부품을 양산할 수 있는 부품회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볼트나 너트, 베어링 등의 기초적인 기계요소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듈로 들어가는 부품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한 부품회사들이어야 제대로 만들 수 있다. 물론 중국이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도 조만간 확보하게 되겠지만 그때까지 한국 자동차 업체가 얼마만큼 격차를 벌여두는가도 아주 중요한 관건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는 일반인들을 고객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그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회사들이 수두룩하다. 보쉬나 덴소 등은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보았을 이름이겠지만 비스티온, 리어, TRW등의 이름은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보그워너도 마찬가지다. 보그워너는 파워트레인을 주특기로 하고 있는 메이저 업체로 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 터보차저 등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보그워너의 초청으로 디트로이트 오토쇼 취재 직후 미시건주 어번 힐즈에 자리잡은 보그워너 본사를 방문취재 할 수 있었다.

보그워너는 보그&베크(카뷰레터), 워너 기어(변속기), 모스(체인) 등의 회사가 1928년 합병하면서 설립된 회사로 현재는 18개국에 63개 지부와 16,700여명의 종업원을 둔 매출액 43억 달러의 대규모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업체들과는 현대자동차에 자동변속기 기술을 제공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하여 현재 현대와 기아가 보그워너 매출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보그워너는 크게 나누어 엔진사업부와 드라이브트레인 사업부로 나누어지는데 엔진 사업부는 타이밍 체인과 스프로켓, 텐셔너, 가변 캠 타이밍 페이저등의 흡기 관련부분부터 EGR, 터보차저, 냉각팬 관련부품등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형 포르쉐 911 터보에 장착된 Variable Turbine Geometry (VTG)도 보그워너와 포르쉐의 공동개발품이다. 드라이브트레인 사업부는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 그리고 차세대 변속기로 주목받는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과 4륜구동 시스템 관련기술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보그워너의 주종목인 자동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은 현대와 기아의 많은 차종에 적용되고 있다. 보그워너 본사의 입구에서 상영되는 홍보 영상에도 현대 투싼을 비롯한 국산차가 등장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현재 보그워너가 독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부분은 DCT(Dual Clutch Transmission) 원천기술이다.

보그워너에서는 듀얼트로닉(DualTronic)이라 부르며 아우디/VW에서는 DSG(Direct Shift Gearbox)라 부르는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80년대부터 일부 레이스카에 사용되어왔으나 일반 시판차에 적용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DCT의 발명은 2차 세계대전 직전에 이루어졌으나 실제로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은 80년대였다.



포르쉐는 956과 962 르망 레이스카에 PDK(Porsche Doppelkupplungs)라 불리는 DCT를 장착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아우디도 스포츠 콰트로 S1 랠리카에 DCT를 장비하여 4륜구동의 접지력과 빠른 변속으로 엔진힘을 효율적으로 노면에 전달할 수 있었다. 당시 DCT의 문제점은 변속제어와 내구성이었으나 레이스카에만 사용된 만큼 그 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레이서라는 특화된 드라이버들만이 DCT를 다루었고 내구성도 레이스의 시작부터 피니시라인을 지날때까지만 확보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PDK 변속기의 실용화대신 자동변속기에 전자제어를 통해 수동변속기능을 부여한 팁트로닉을 시판차에 장비하기 시작했고 다른 많은 자동차회사들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갖게 되었다. 토크 컨버터가 주는 동력손실과 이로 인해 희석되는 동력직결감 때문에 일부 회사에서는 수동변속기를 전자제어하여 자동변속 기능을 부여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BMW의 SMG(sequential Manual Gearbox)를 들 수 있다.

보그워너의 DualTronic은 2개의 수동변속기가 하나로 조합된 형태의 자동변속기다. 입력축이 하나인 일반 수동변속기와는 달리 입력축이 2개이며 각각 클러치를 장비하고 있으며 하나의 입력축에는 1,3,5단 기어가, 다른 하나의 입력축에는 2,4,6단 기어가 장착된다. 1단 기어가 사용중일때 2단 기어는 이미 체결이 되어있지만 클러치는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다가 변속시에는 2단 기어에 연결된 클러치가 연결되면서 1단 기어에 물려있던 클러치가 풀리게 되어있다.

따라서 수동변속기보다 변속이 월등히 빠르며 토크컨버터를 사용하지 않아 동력손실도 적다. 과거에는 변속기를 제어하기 위해 무겁고 복잡한 유압장치가 필요했고 클러치의 수명도 짧았으나 현재는 전자제어 시스템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마찰재를 사용한 습식 클러치를 적용하여 무게와 크기를 줄이고 내구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양산차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그워너측에 따르면 듀얼트로닉은 유럽시장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어 곧 폴크스바겐 그룹 계열사들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에까지 확산적용될 전망이며 중국의 SAIC도 이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4륜구동 시스템 또한 보그워너의 주력사업부문이다. 파트트임 4WD를 비롯하여 후륜구동을 베이스로 한 풀타임 4WD 시스템, TOD(Torque-On-Demand) AWD를 비롯해 전륜구동을 바탕으로 한 AWD 차종에 적용되는 i-Trac까지 다양한 종류의 4륜구동 시스템에 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산타페와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소렌토도 보그워너의 4륜구동 시스템을 장비하고 있다.

보그워너는 부품업체이지만 연구개발부문에 있어서는 완성차업체 못지 않은 시설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엔진과 변속기에 관련된 다양한 부품은 자동차의 핵심이므로 상당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은 테크니컬 센터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실험실에서의 테스트와 함께 실차 테스트도 진행된다.

보그워너를 포함한 많은 부품회사들은 차의 개발 초기부터 자동차 메이커와 공동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들이 가진 원천기술과 그 적용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보그워너의 미시건 테크니컬 센터를 둘러본 뒤 일부 차종의 간단한 시승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전륜구동 베이스의 AWD인 현대 싼타페와 후륜구동 바탕의 AWD인 기아 쏘렌토, 그리고 DSG가 장착된 VW 제타를 넓은 주차장에 마련된 코스에서 시승해볼 수 있었고 롤러를 설치하여 만든 저마찰 노면에서 싼타페와 쏘렌토의 4륜구동 반응시간을 보여주는 시연을 볼 수 있었다.

보그워너를 둘러보면서 부품업체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자동차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설계를 모두 마친 뒤 그 설계에 맞는 부품을 만들 하청회사를 선정하던 과거의 방식과는 달리 요즘에는 차의 개발 당시부터 부품회사와의 공조체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자동차 회사는 기획과 디자인, 판매만 담당하며 그 이외의 설계, 테스트, 생산까지 각 부문의 전문회사들이 맡게 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부품산업의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 부품업체의 역량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재 일본을 맹추격하며 뒤따라오는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과제도 단지 자동차 업체들만의 숙제가 아니라 부품산업과 그 관련업종의 전반에 거친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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