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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리콜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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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desk(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5-03 21: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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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가 지배해 온 자동차 산업이 천문학적인 리콜 비용 문제에 봉착했다. 연간 400만대는 생산해야 손익 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논리가 통하던 시절, 다임러와 크라이슬러 합병을 시작으로 자동차 산업은 비용절감과 중국시장 대응, 다양화에의 대응 방안으로 연간 1,000만대로까지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분투했다. 투자 은행들의 논리에 따른 세 확대였다.

 

거기에서 공룡처럼 거대해진 리콜 문제가 발생했다. 비용절감을 위한 공용플랫폼과 모듈화된 부품은 타카타 에어백 같은 사상초유의 억대 단위 리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천문학적인 리콜 비용 사례로는 2014년 터진 GM의 점화스위치 결함에 관한 3,000만대 가량의 리콜 사태로 GM은 9억 3,500만 달러의 벌금과 피해자 보상금 6억 2,500만 달러, 차량 결함제거 비용 2억 달러 이상, 법적 분쟁 비용 5억 7,500만 달러를 지출해야 했다. 개선하는데 대당 1달러가 들어갈 비용을 리콜 처리로 900달러나 지불한 것이다.

 

리콜 규모가 거대해 질수록 제조사는 은폐 유혹에 빠지기 쉽다. 결함 사실을 은폐하다 다수의 사고나 내부고발자에 의해 밝혀져 브랜드 신뢰에 치명타를 입은 사례는 적지 않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연이은 은폐 조작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2년, 2000년, 2006년 연이어 결함을 은폐해 온 사실이 드러난 이후 전세계 미쓰비시 판매와 위상은 내리막 길로 치닫다가 2016년에는 연비조작이 불거져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진다. 결국,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에 합병돼서야 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국내에서는 내부 고발에 의해 밝혀진 결함에 대해 강제 리콜을 당하는가 하면 은폐 여부에 대해서 국토부가 검찰 수사까지 의뢰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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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리콜을 숨기기 어려운 시대다. 요즘 똑똑한 소비자들은 온라인 자동차 사이트와 동호회에서 결함에 대해 빠르게 인지,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사소한 문제점도 차량 동호회원간에 삽시간에 확대 전파된다. 동호회에서 거론되는 결함에 대해 제조사가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면 끝없는 논쟁을 휘말리기도 하고 브랜드 신뢰도에도 지대한 타격을 입힌다. 반면,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리콜에 대해서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명확한 정보 공유가 되고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리콜 실시 후 시정 관리에도 더욱 깐깐해 지고 있다. 지난 4월 30일부터 자동차검사를 받으면 리콜 상세 내역을 차량 소유자에게 고지하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검사원의 구두안내와 함께 검사 결과표에도 리콜 내용과 일자 등 관련 정보를 인쇄해 제공한다. 자동차 검사를 받을 때 마다 리콜 안내를 받으면 차량 소유자들은 리콜에 대한 체감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지고 제조사들도 시정율 관리와 감독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결국, 리콜 문제가 자동차 산업 지형을 움직였다. 연생산 1,000만대 궤도에서 벗어나 규모대신 내실을 택하는 움직임이다. 토요타의 신뢰성 제고와 수익성 최우선 선언, 현대차의 800만대 수준에서 내실 다지기가 그 예이다. GM은 오펠과 복스홀을 매각하고 더 적은 브랜드, 더 적은 딜러, 더 적은 직원을 지향한다. 국내서 당면한 올해 가장 큰 자동차 이슈인 한국GM 사태도 GM의 체질 개선 움직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품질과 내실을 강화해도 감시가 강화된 외부적 요인으로 리콜은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존재가 된 상황이다. 소비자들도 리콜이 번거로운 일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발생할 큰 문제를 사전에 해소하고 차에 대해 신뢰를 쌓는 소비자 보호활동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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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 완성차 중 가장 리콜에 적극적이고 조치하는 브랜드는 르노삼성차다. 매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발표되는 대당 자발적 리콜 건수와 시정율에서 항상 1위를 지키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르노삼성차는 월등한 리콜 시정율을 홍보거리로 삼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적극 사용한다. 리콜 부담이 적은 작은 규모가 리콜을 결정하기에 상대적으로 큰 규모에 비해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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