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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유럽(3) - 뮐루즈의 국립 자동차 박물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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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3-07-09 12:07:56

본문

프랑스 뮐루즈(Mulhouse)에 가면 국립 자동차 박물관이 있다. 국보급으로 불리는 부가티부터 명 레이싱카까지 다양한 클래식 카를 만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클래식 카의 양도 많지만 질 또한 훌륭하다. 클래식 카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한 번은 가볼 만한 곳이다.

글 사진/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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뮐루즈에는 여러 박물관이 있는데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국립 자동차 박물관이다. 공식 명칭은 ‘Cité de l'Automobile’. 국립 자동차 박물관 간판은 뮐루즈 진입할 때부터 볼 수 있다. 박물관인데 현대적인 부가티가 전면에 있는 게 뭔가 어색하다.
뮐루즈의 자동차 박물관은 슈럼프 형제들이 설립했고, 1981년에 프랑스의 자동차 박물관 협회에게 매각됐다. 박물관의 시작은 협회가 사들이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총 97개 브랜드의 437대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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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비는 1시간에 1.20유로, 2시간에 2.40유로, 3시간에 3.60유로로 시간당 1.20유로씩 올라간다. 이정도면 그렇게 부담 안 되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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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에 있는 국립 자동차 박물관은 겉에서 보는 것보다 크다. 그리고 주차장이나 트램 역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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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어른이 14유로, 7~17세 사이와 학생, 백수는 10.50유로, 7세 이하는 공짜이다. 백수한테도 할인 서비스를 해주는 것에 놀랐다. 밑에 PASS 2는 다른 박물관과 패키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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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7세 이하와 동급이다. 명함 보여주면 공짜다. 어려운 유럽 경제를 살릴 기회를 박탈 당해서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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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복도부터 클래식카 박물관의 냄새가 물씬하다. 바닥과 벽의 대부분이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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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근처에는 지금은 사라진 자동차 회사들의 엠블렘을 모아 놨다. 자동차 회사가 이렇게 많았다니. 가까이 가서 보면 붕어처럼 생긴 것부터 새, 박쥐까지 각양각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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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에 있는 부가티를 보는 순간 숨이 턱하고 막혔다.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더 웅장하고 크다. 옆에서 찍을 때 카메라에 잘 들어올 정도다. 르와이얄 에스더 로드스터는 그 유명한 6대의 부가티 타입 41 중 하나이다. 그리고 타입 41의 두 번째 모델이자 처음으로 고객에게 판매된 차다.

공식 차명은 ‘Coupé de ville Binder’, 섀시 넘버는 41.111이다. 르와이얄 에스더 로드스터는 프랑스의 직물 회사 아르망드 에스더가 주문했고 에토레의 아들인 쟝 부가티가 오픈 보디로 만들었다. 프랑스의 정치인이 사들인 후에는 코치 빌더가 쿠페 드빌 스타일의 보디를 다시 입혔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영국에서 발견됐고 1954년에는 미국 플로리다의 더들리 C 윌슨이 사들였다. 윌슨이 죽은 후인 1961년에는 아틀랜타의 은행가 밀스 B 레인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1964년의 해라 콜렉션에서는 당시로서는 엄청나게 높은 4만 5,0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그리고 1999년에는 폭스바겐이 부가티 브랜드를 되살리면서 르와이얄 에스더 로드스터를 2,000만 달러에 샀다. 뮐루즈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차는 오리지널 섀시를 바탕으로 다시 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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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에 나온 파나르 르바소의 페이톤 토노. 565cc 엔진의 2기통 엔진은 3.5마력의 힘을 발휘했고 최고 20km/h까지 달렸다. 당시로는 혁신적인 패키징이었다. 파나르 르바소는 1889년에 설립된 프랑스 회사로 1900년대 초기에는 연 1,000대를 생산하는 큰 규모의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경영난으로 인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시트로엥에 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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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느 A110 베를리네트 1300. A110 베를리네트 1300은 알피느가 1961~1977년 사이 생산했던 스포츠카이다. 다른 모델처럼 A110 역시 엔진과 주요 부품을 르노로부터 공급받았다. 4기통 1.3리터 엔진은 81마력의 힘을 냈으며 625kg의 가벼운 차체 덕에 날쌘 순발력을 자랑했다. 최고 속도는 180km/h였다. 1971년의 몬테카를로 랠리 등 다수의 레이스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르노가 최근 다시 되살린 브랜드가 바로 이 알피느이다. 1955년에 설립된 알피느는 1978년에 르노에게 넘어갔고 1995년에 브랜드가 없어졌다. 그러다 작년에 다시 르노가 되살렸다. 르노와 케이터햄이 합작으로 스포츠카를 개발하고 알피느와 케이터햄으로 팔린다. 작년에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카를로스 곤과 토니 페르난데스가 파란 차 앞에서 악수한 사진이 있는데, 그 차가 바로 알피느 A110이다. 그리고 지금 르노스포트 모델이 생산되는 프랑스 디에프가 원래 알피느의 공장이었다. 새 알피느도 여기서 생산된다. 확실히 유럽 메이커는 전통을 대단히 중요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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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게 힘들 만큼 넓은 것은 아니지만 어르신들을 위해 이런 전기차를 운행한다. 이렇게 생긴 차는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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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 나온 푸조 비자비는 3가지 타입이 나왔고 전시된 모델 타입 3는 앞뒤로 마주 보고 타는 시트 배치였다. 당시에는 딱 한 대만 팔렸지만 인기가 좋아서 1894년까지 5대가 더 생산됐다. 2마력 2기통 엔진을 얹었다. 이 차가 전에 서울에서 열린 명차모터쇼에 온 것 같은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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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롤스로이스 타입 W.O. 여기서 W.O.는 ‘War Office’를 뜻한다. 그러니까 BWO(British War Office)의 요청에 의해 제작된 차다. 섀시는 군수용으로 제작됐으며 여기에 방탄 보디를 입혔다. 무거운 보디 때문에 6기통 7,428cc의 큰 엔진을 얹었다. 출력은 50마력, 최고 속도는 100km/H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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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타입 19는 베베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타입 19는 프로토타입이지만 푸조가 라이센스로 생산했다. 4기통 855cc의 10마력 엔진을 얹었고 최대 60km/h의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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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보의 모노플레이스 GP 26C. 4,483cc 6기통 240마력 엔진을 얹었고 최고 속도가 260km/h이었다. 1인승 경주차이며 한 번도 레이스에 출전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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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에 레이스카로 첫 선을 보였던 메르세데스 300SL. 2년 뒤에 양산 버전이 나왔다. 레이스카와 양산차의 차이가 크지 않았던 시절이기 때문에 성능이 좋을 수밖에 없다. 당시 가장 빠른 양산차였으며 최초의 수퍼카라는 영예로운 별명도 갖고 있다. 디자인이며 엔진 스펙은 지금 봐도 대단하다. 거기다 첫 직분사 엔진까지. 약 1,400대가 생산됐고 이중 80% 이상이 미국에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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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데뷔한 로터스 세븐은 최고 천재 중 하나로 불리는 콜린 브루스 채프먼의 작품이다. 수많은 키트카들이 세븐의 영향을 받았으며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레플리카가 생산되고 있다. 전시된 모델은 1961년에 나온 수퍼 세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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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레이싱카를 한 곳에 모아 놓은 공간도 있다. 보다시피 프랑스의 색상인 파란색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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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타입 32는 정말 탱크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 1923년에 데뷔한 레이싱카이며 단 4대만 제작됐다. 엔진은 2리터 배기량의 직렬 8기통. 작은 차체에 8기통 엔진을 얹기가 어려워서 새로운 타입의 트랜스액슬을 제작했다. 캐딜락이 1912년에 처음으로 시동 장치를 개발했는데, 이때까지도 몇몇 레이싱카는 직접 크랭크샤프트를 돌려서 시동을 걸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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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의 레이싱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델이 바로 W125이다. W25의 뒤를 잇는 W125는 수많은 레이싱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튜불라 프레임에 독립식 위시본과 유압 댐퍼, 드디옹 액슬을 조합했고 코드네임 M125의 5.6리터 직렬 8기통 엔진을 얹었다. 1937년에 데뷔했으며 그해의 유러피언 챔피언십을 차지했다. 당시 우승 드라이버는 전설적인 루돌프 카라치올라, 2~4위도 모두 W125가 싹 쓸었다.

루츠 타입 수퍼차저가 장착된 M125는 488마력에서 시작해 최고 646마력까지 출력이 올라간다. 이듬해에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경주차의 엔진 배기량이 3,000cc로 제한되면서 W154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W125는 데뷔 후 30년 동안 가장 힘 센 경주차로 이름을 남겼다. 그만큼 강력했다. 데뷔 해에는 베를린의 아부스 서킷에서 300km/h를 넘겼고 레코드바겐 버전은 432.7km/h의 속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른 건 둘째 치고 저 얇은 타이어로 어떻게 400km/h 넘게 달렸는지가 믿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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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근대적인 F1 머신들도 전시돼 있다. 푸조도 90년대에는 F1의 맥라렌과 조단 팀에 엔진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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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파노 수이자 J12는 상당히 여성스러운 느낌이 난다. H6의 후속 모델인 J12는 9,425cc V12라는 거대한 엔진을 얹었고 여기에 3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엔진 압축비는 5.0:1 밖에 안 된다. 1931~1938년까지 생산됐다. 나중에 나온 2대의 차는 스트로크를 늘린 11.3리터 엔진이 올라갔다. 히스파노 수이자는 항공기 엔진에 집중하기 위해 1938년에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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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자동차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부가티 르와이얄(타입 41). 너무나 유명한 르와이얄은 총 6대가 생산됐고 각자 다른 디자인의 보디를 얹었다. 이름도 다르다. 사진의 차는 쿠페 나폴레옹으로 알려진 섀시 넘버 41.110이다. 첫 르와이얄 모델이다. 르와이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스페인의 국왕 알폰소 13세가 첫 차를 사려고 했기 때문. 르와이얄 시리즈는 당초 25대를 만들려고 했으나 경제 위기로 인해 6대만 생산됐고 이중 3대가 팔렸다. 그리고 아직까지 6대 모두 남아있다.

쿠페 나폴레옹은 아들인 쟝이 디자인 했고 에토레의 자가용으로 쓰였다. 에토레가 파리에서 알사스로 오던 도중 졸음운전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코치빌더 웨이만의 보디를 다시 입혔다. 사고차는 팔지 않고 내가 타겠다는 에토레 부가티의 장인 정신. 쿠페 나폴레옹은 1960년 대 초반에 존 쉐익스피어로부터 슈럼프 형제가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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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진 파크 워드로 알려진 넘버 41.131은 르와이얄의 4번째 차이다. 포스터 카로도 불렸다. 파크 워드는 1946년에 영국의 부가티 딜러 잭 레몬 버튼에게 넘어갔다가 1956년 미국의 부가티 콜렉터 존 쉐익스피어가 샀다. 쉐익스피어가 보유한 모든 차를 매각하던 1963년에 슈럼프 형제가 사들였다. 르와이얄의 가격은 당시 가장 비싼 차로 불렸던 롤스로이스 팬텀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6대의 르와이얄 중 2대는 뮐루즈 박물관에 있고 6대가 한 자리에 모인 적은 두 번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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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와이얄이 가장 유명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가티 디자인은 바로 57. 아탈란테로 알려진 57은 여러 버전이 있는데, 그중 S가 좀 더 멋지다. S는 로워링을 뜻한다. 타입 57은 1934~1940년 사이 710대가 생산됐는데 이중 57S가 43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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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에는 뒷마당에서 쇼를 했다. 아주 오래된 차부터 한 대씩 나와서 차를 소개하고 주행하는 모습을 선사한다. 차를 소개하는 멘트가 꼭 뮤지컬 같고 위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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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윌리스 짚이 가장 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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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숍에는 클래식 카 애호가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도 많이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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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박물관을 봤으니 이제 모나코로 뜰 시간. 뮐루즈에서 모나코까지는 671km.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오늘 안에 갈 수 없는 거리다. 루트는 스위스 바셀, 안데르마트, 밀라노를 거쳐서 간다. 일직선으로 가면 국도 코스라서 시간이 엄청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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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스위스로 넘어가려면 바셀로 가야하고 따라서 국경을 만난다. 2년 전 한 밤중에 여기를 지날 때 통행료를 카드로 결제했다. 그러니까 스위스는 고속도로 톨케이트가 없는 대신 고속도로 이용료를 낸다. 30유로인 걸로 기억하는데 앞유리에 스티커를 붙여준다. 이게 1년 짜리(12월까지)이다. 잠시만 쓰는 거라 아깝지만 어쩔 수 없이 내야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꺼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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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통과했다. 아 도대체 어째서 이런 훌륭한 쇳복이 연달아 발생하다니. 여기만 통과하면 스위스는 그냥 공짜다. 밀라노-안데르마트를 3번 지났지만 한 번도 검사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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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 아저씨가 약간 컴컴한데서 이 스티커를 보고 착각한 게 아닐까. 이 스티커는 체코 고속도로 통행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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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음료수보다 물이 더 비싼 건 알고 있었지만 우유도 물보다 싸다니. 강제로 우유 마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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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다른 나라보다 기름값이 비싼 기억이 있어서 스위스에서 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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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주유소의 가격은 디젤이 1.999프랑(약 2,383원)이고 가솔린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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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는 처음 경험해 보는 교통체증. 공사 때문에 길이 없어졌다. 내비게이션도 길을 찾지 못해 그냥 차들 많이 가는 곳으로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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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이 지체된 끝에 길이 뻥 뚫렸지만 그림의 떡. 스위스는 다른 나라보다 제한 속도도 조금 낮긴 하지만 분위기 자체가 달릴 만하지 않다. 빨리 달리는 차도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적다. 노면은 유럽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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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오늘 모나코는 힘들고 가는 길에 있는 안데르마트 한 번 더 가기로 했다. 안데르마트는 가는 길조차도 상당히 좋다. 여기는 푸르카, 그림젤, 서스텐패스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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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산이 높지도 않은데 아직도 눈이 가득하다. 앞서 말한 3개 패스보다 안데르마트의 경치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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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운전할 때 가장 힘든 건 바로 터널. 긴 터널 만나면 죽을 맛이다. 터널에서는 속도를 내서 빨리 갈 수도 없고 속도 제한도 철저하다. 안데르마트 근처에 16km짜리 터널이 있는데, 들어가는 길을 놓쳐서 3번을 왔다 갔다 했다. 완전히 맛이 간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몽블랑 터널보다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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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마트 지나서 이탈리아 코모로 넘어올 때 국경이 있는데 여기는 그냥 통과한다. 잡혀서 가방 검사 당하는 건 봤지만 나는 한 번도 검문 당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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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지나서 밀라노 시내로 오기까지 2번의 톨게이트를 지난다. 여기는 대부분 무인이고 신용카드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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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쯤에 밀라노 도착. 터널 3번이 좀 그래서 그렇지 운수대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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