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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1) - 합비(合肥)에서 운전면허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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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5-03-24 01:56:27

본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외국 다니기 가장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 220개가 넘는 나라가 있는데, 이중 170개국 이상을 무비자(도착비자 포함)로 갈 수 있다.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운전도 가능하다. 간단하게 발급받을 수 있는 국제운전면허로 약 100개국에서 운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 흔히 가는 나라에서는 다 운전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근데 중국은 여기에 해당이 안 된다. 국제운전면허로 운전을 할 수 없는 나라다.

 
개인적으로 중국은 조금 불편한 나라이다. 운전을 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 가능한 많은 나라에서 운전을 하려는 나에게는 걸림돌과도 같은 나라다. 그렇다고 여긴 안 해도 되는 나라라고 지나치기도 그렇다. 그래서 중국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조사해 봤다. 그 결과 대충 윤곽은 잡았지만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정보는 있어도 감이 안 온다. 사실 검색해 보면 중국 운전면허 취득 후기는 많다. 많은데 엄두가 잘 안 나는 일이다.


국제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 와서 운전면허를 새로 따야 한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니고 필기만 보면 된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운전면허가 있으면 실기 시험은 면제다. 몇 가지 서류를 준비한 다음에 접수하고 필기 시험을 봐서 붙으면 된다. 이렇게 설명하면 간단하지만 그 몇 가지 서류가 문제이고, 중국어를 하지 못하면 그 서류 준비 자체가 어려울 게 빤하다.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닌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는 막막할 수밖에 없다.


중국 운전면허를 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대행 회사를 끼고 하던가, 아니면 직접 개인적으로 하던가. 알아보니 몇몇 도시에 대행 회사가 있다. 복잡한 서류 준비는 물론 면허 시험장까지 차로 데려다 주고 데려 오고 하는 서비스까지 한다. 이 대행 회사는 주로 옌타이(연태), 웨이하이(위해), 칭다오(청도)에 있다. 그러니까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산동 반도의 도시에 몰려 있다. 저기서 하면 이동이 좀 불편해서 다른 도시의 대행사를 알아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대행 회사를 끼고 하면 돈은 든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데, 옌타이는 1,300위안(23만 5,000원), 칭다오는 1,100위안(19만 9,000원)을 불렀다. 옌타이는 약간 비싸지만 수속이 조금 더 간단했다. 주숙등기가 필요 없고 미리 공부만 하면 도착 후 이틀 만에 면허를 딸 수 있다고도 했다. 칭다오의 대행사는 이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고민 하다가 직접 하기로 했다. 금전적으로는 큰 부담이 안 되지만 대행사를 끼고 하면 재미가 없다. 이게 가장 큰 이유다. 참고로 옌타이의 대행사는 신체검사를 받을 때 색약은 추가로 500위안(9만원)이 더 든다고 했다. 이것도 불편했다. 직접 하면 색약 테스트도 대충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와준다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직접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우연히 합비 시청의 JAC 구내식당에 들어갔다가 누구냐고 ‘취조’를 당한 적이 있었다. 잘 설명해서 오해는 풀리고 밥까지 얻어먹고 나왔고, QQ를 통해 가끔 안부도 묻는 사이가 됐다. 이 시청 직원한데 사정을 얘기하니 합비에 오면 운전면허 따는 걸 도와주겠다고 했다. 현지 사람이 도와주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 느낌이 왔다.


가기에 앞서서 확인해야할 게 하나 있다. 합비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 한국어가 지원되느냐는 것이다. 중국은 외국인을 위해 1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운전면허 시험장에 한국어를 포함한 10개 이상의 언어가 지원된다. 그런데 도시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합비에 한국어가 없을 수 있다. 이걸 사전에 확인했다. 원래는 공기가 약간 더 좋은 쉬저우로 가려고 했지만 한국어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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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비 시청 직원은 면허 취득을 위한 준비물로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줬다. 정리를 해보면 면허 접수를 위해서는 이 6가지를 준비해야 하고 시험은 월, 목, 금에 있다. 조사하기로 칭다오와 옌타이는 시험이 매일 있다고 했는데, 도시마다 다른 것 같다. 6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2번(주숙등기)와 4번(대한민국 운전면허 번역)이다. 나머지는 별 거 아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게 90일 체류 비자이다. 90일 체류 비자와 한국 운전면허가 가장 기본적인 준비물이라고 할 수 있다. 비자는 단수와 복수, 상용과 관광 상관없이 체류 90일이면 된다. 예전에는 실제로 90일 체류해야하는 줄 알고 포기 한 적도 있었다. 이 6가지는 개인적으로 조사한 것보다 간단해 보여서 약간 불안했다. 어쨌든 합비에서 운전면허를 따기로 했다. 그동안 많이 검색해 봤지만 합비에서 중국 운전면허 땄다는 말은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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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에는 3월 15일(일)에 도착했다. 합비로 오는 직행이 많지 않아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난징으로 왔다. 이번에는 난징으로 들어와서 칭다오로 나가는 비행기를 끊었다. 혹시 합비에 왔는데 일이 잘 안 풀리면 곧장 칭다오로 가서 대행사를 통해 면허를 딸 생각이었다. 일종의 보험을 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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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에 도착해서 곧바로 기차를 타고 합비로 간다. 고속 기차를 타면 1시간 정도밖에 안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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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버스 티켓 사는 곳이 어딘가 한참 찾았다. 조촐하게 탁자 하나 놓고 공항버스 표를 팔고 있다. 처음 오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 눈에 안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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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20위안(약 3,600원)이다. 청두의 공항버스(10위안)보다 두 배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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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게이트가 난징 남쪽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다. 난징 남쪽 기차역이 공항과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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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옆구리에 짐을 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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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짐 확인하는 번호표도 준다. 청두 공항버스에는 없는 현대적인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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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 공항에서 남쪽 기차역까지는 33km이고 26분 걸린다고 나왔다. 실제로는 한 30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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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이 안 되고, 일부 미국 언론 사이트도 안 열릴 때가 종종 있다. 중국에 와서 구글과 구글 맵이 안 되면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면 다 사용할 수 있다.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데이터 로밍 인터넷은 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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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남역은 난징난잔이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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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택시는 전부 노란색이다. 난징남역 앞에서는 FAW 베스턴 B50 택시도 봤다. 중국의 길거리에서 베스턴 B50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듣보잡 같지만 그래도 세단 판매 100위 안에 드는 나름 ‘인기’ 모델이다. 지난달에 3,200대가 팔리면서 세단 판매 73위를 차지했다. 어쨌든 희귀한 택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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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의 e6 택시도 처음 봤다. e6는 중국은 물론 런던이나 미국 등 여기저기서 많이 운행되고 있다. 여기저기 많이는 나가 있는데 수량 자체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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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월의 하발 H6는 중국 SUV 세그먼트의 절대 강자이다. 사실 재작년만 해도 그냥 강자였는데, 작년에 절대 강자가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SUV 세그먼트는 H6, 티구안, CR-V의 3파전 양상이었다가, CR-V가 떨어져 나가고 2파전이 됐다. 그런데 티구안이 하발 H6를 못 당한다. 재작년만 해도 하발 H6와 티구안이 나름 접전을 펼치다가 작년부터는 H6의 독주체제다. 작년에 하발 H6가 31만 5,881대, 티구안이 23만 7,404대, CR-V가 16만 8,184대가 팔렸다.

 

하발 H6는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큰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하발 H6 이전에는 이정도로 잘 팔리는 중국 브랜드의 차가 없었다. 체리 QQ나 지리 엠그란드 EC7이 있긴 했지만 하발 H6 정도는 아니었다. MPV를 제외한다면 하발 H6는 중국 브랜드의 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세그먼트 1위, 처음으로 연간 판매가 30만대를 넘은 모델이기도 하다. 작년 전체 순위를 따져도 3위에 해당된다. 작년에 중국에서 연간 판매가 30만대를 넘은 차는 울링 홍구앙, 폭스바겐 라비다, 그레이트 월 하발 H6, 폭스바겐 사기타르, 닛산 실피뿐이다. 합작사에 밀리는 중국 회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자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기억될 만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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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어서 그런지 난징남역 앞에 차가 많이 밀렸다. 경찰들이 교통정리를 시도하긴 하지만 잘 정리가 안 된다. 버스도 차가 막 다니는 곳에다 사람들을 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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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무인발권으로 표를 살 수 없는 것 같다. 여권을 대도 인식을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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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기차를 탈 때마다 느끼지만,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표를 사기 위해 꽤 많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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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남역에도 어김없이 짐 검사대가 있다. 얼핏 보면 작은 규모의 공항 같아서 짐 검사 하는 게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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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남역에서 합비남역으로 가는 고속기차 2등석의 가격은 60.5위안(1만 8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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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41위안(7,400원)이다. 여기서 20위안만 보태면 합비 가는 고속기차 2등석을 한 번 더 탈 수 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도 보이는 게 전부다. 우리나라보다 비싼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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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 안에는 딱 마쓰다 악셀라 한 대만 전시돼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난징의 기차역에 일본 브랜드의 차만 전시돼 있는 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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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속기차는 승차감이 좋고 연착이 없다. 한 번 빼고 전부 제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했다. 그 한 번도 5분 늦은 정도다.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시끄러운 건 흠이다. 중국 사람들은 기차에서 사발면도 참 많이 먹는 것 같다. 막간을 이용해 도박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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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비에 오면 JAC의 광고가 바로 눈에 띈다. JAC의 본사가 합비에 있다. 리파인 S3는 JAC가 간만에 내놓은, 아니 아마 처음으로 내놓은 히트작일 것이다. 출시되자마자 인기가 좋다. 지난달에도 SUV 세그먼트에서 3위를 차지했다. JAC는 S3 덕분에 숨통이 띄었다고 할 수 있다. BYD의 S6와 비슷한 케이스이다. 실적 떨어지는 중국 회사들도 SUV 때문에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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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비 시청 직원이 남동생(이하 의대 남동생)과 마중 나왔다. 구형 폴로를 타고 있다. 의대 다니는 남동생이 자기보다 영어를 조금 더 잘 한다면서 데리고 나왔다. 아무래도 남자라서 운전면허에 관한 것도 더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안 그래도 되는데, 가면서 자진납세를 했다. 합비 공기가 안 좋은데 이해해 달라, 서울은 여기보다 공기가 많이 좋냐 등등. 합비는 이번이 3번째기 때문에 공기 안 좋은 거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작년 9월보다는 좋아진 거 같다고 하니 크게 좋아했다. 실제로 작년 9월보다 공기가 약간 좋아졌고, 운전자들의 경적 소리도 조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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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합비는 공기 안 좋은 거 빼고는 다 좋은 도시다. 특히 좋은 건 음식이다. 합비에서는 뭘 먹어도 맛있다. 한국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는 향신료 냄새도 거의 없다. 소위 말하는 음식의 ‘간’이 맞는다. 중국 사람들은 첫 식사에서 음식을 다 못 먹을 정도로 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건 대략 다른 곳과 비슷한 것 같다. 이번에도 시킨 음식의 반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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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계획은 이랬다. 일요일에 도착해서 당장 월요일부터 가장 중요한 주숙등기와 번역, 공증을 해결하는 것이다. 처음 하니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 와서 월요일부터 서둘러야 했다. 잘은 모르지만 잘 될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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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이후에는 다른 친구들까지 불러서 ‘바’로 부르는 찻집에도 갔다. 합비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도시다. 찻집에 모인 사람들도 관심이 많았다. 확실히 드라마를 통해 문화 전달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술 먹을 때 원샷 한 다음 잔 뒤집어서 머리 위로 터는 거, 나이 많은 사람 앞에서는 몸을 돌려서 마시는 것도 알고 있다.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를 제외한다면 ‘오빠’가 가장 잘 알려진 한국말이 아닌가 싶다. 드라마에 그렇게 오빠가 자주 나오나 보다. 여자들은 물론 남자들도 나를 오빠라고 부른다. 남자가 남자를 오빠라고 부르면 게이인 건 아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는 단어 몇 개 없는데도 불구하고 오빠와 아저씨를 구분하는 건 놀라운 일이다. 한동안 나를 두고 이 사람이 오빠냐 아저씨냐 하는 논쟁도 벌어졌다. 가까스로 오빠로 결정 나긴 했다. 참고로 닝보의 지리 직원들도 오빠와 아저씨를 구분하려고 했다.


나는 면허 걱정이 돼서 계속 물어보니 무조건 잘 될 거라고 했다. 자기들도 잘 모르면서 자신 있게 잘 될 거라고 한다. 이 사람들도 처음 겪는 일이라 정확히 어떤 과정으로 면허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는지 잘 모른다. 어쨌든 내일 의대 남동생이 같이 다녀준다고 했다. 합비는 강호의 도의가 살아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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