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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9년 11월, 창간호 발간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우리학회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학회지인 오토저널(Auto Journal)은 매월 발행하여 우리학회 개인 및 단체회원과 유관기관, 연구소,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오토저널은 국내외 자동차 기술 및 산업 동향, 자동차 표준 특허, 자동차 관련 법규 등을 포함하여 알찬 내용으로 제작되어 자동차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학계 및 연구계 전문가와 일반인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It’s Politics, Stupid!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2-21 06:18:14

본문

It’s Politics, Stupid!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2012년 2월 18일자에서 유럽 자동차 산업에 관한 상당히 자세한 분석을 게재하였다. 이코노미스트가 자동차 산업에 관한 기사를 자주 싣는 것은 아니지만, 도요타 리콜사건이 생산중단으로 번지기 1개월 전인 2009년 12월 10일 이를 표지기사로 다룬 바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이번 호에 7페이지에 걸쳐 게재한 유럽 자동차 산업 기사는 도요타 리콜 이후 이코노미스트지가 실은 자동차 산업 커버리지로서 가장 긴 분량이다.

2012년 1월 유럽 자동차 시장판도

이코노미스트지가 이번 기사를 게재하게된 직접적인 요인은 지난 2월 17일 발표된 1월 유럽 자동차 시장 판매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1월 유럽 자동차 시장은 전년 1월 대비 7.1% 감소한 97만대를 기록하며 부진하였다. 기업별 성과를 보면 유럽기반의 양산차 회사들이 특히 부진하였다. 푸조, 르노, 피아트가 각각 전년대비 16.1%, 29.4%, 18.7% 하락하였고, 역시 양산차 회사인 GM의 유럽 디비전 오펠이 21.3% 하락하며 부진하였다. 반면 현대/기아차가 각각 17.9%, 30.6% 성장하며 5.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유럽시장 판매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은 각각 12.3%, 23.8%, 0.4% 일제히 하락하며, 현대/기아차의 빠른 성장에 일본 양산차 브랜드들조차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듯 하다.

반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프리미엄급 양산차로 볼 수 있는 폭스바겐은 0.7% 성장하였고, 아우디, 벤츠가 각각 6.3%, 4.6% 판매가 증가하였다. BMW는 6.2% 하락하였으나, 1월 BMW의 글로벌 판매가 BMW의 역사상 1월 판매로는 가장 높은 9만6천대(+5.9%YoY)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에서의 1월 판매하락은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듯 하다. 아마도 가장 판매비중이 높은 3시리즈의 유럽내 신차출시를 앞두고 일시적인 판매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양산차 브랜드 - PSA, 르노, 오펠, 피아트 - 의 부진은 재무적인 성과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4분기 푸조와 피아트는 각각 9천2백만유로, 5억유로의 적자를 기록하였고, 오펠은 2000년 이후 누적적자가 140억불에 달하는 상황이다.

현재 오펠은 독일과 영국공장 폐쇄를 검토중이고, 르노는 프랑스내 생산축소를 검토하였고, 푸조는 프랑스에서만 6천명 감원계획을 발표하였다. 미쓰비시는 근로자 3천명의 고용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연산 15만대 규모의 네덜란드 공장을 단돈 1유로에 매각하겠다며 원매자를 찾는 형편이다. 스웨덴의 사브는 이미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곤 vs 사르코지

그러나, 이러한 구조조정 계획은 고용문제와 이에 따른 정치권의 반발로 인하여 쉽게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르노와 푸조가 프랑스내 생산감축을 언급하였다가 경영진이 사르코지 대통령과 면담한 이후 계획을 철회하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르노와 푸조의 계획은 디자인, 엔지니어링 및 엔진과 트랜스미션과 같은 고부가가치 부품의 생산은 프랑스에 남기고, 조립공장은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것이었다. 르노는 조립공정은 전체 자동차 생산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에서 1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경쟁력 없는 조립라인은 해외로 이전해야 나머지 고부가가치 프로세스가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숫적인 고용은 많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조립공정을 인건비가 낮은 해외로 이전하지 않으면 고부가가치 프로세스를 포함한 공멸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여기서 이코노미스트는 조립라인이 보다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시장경제의 순리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정치력으로 억제하는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성 문제가 보다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선거에서 근로자들의 표를 의식한 결정을 내리고자 하겠으나, 경제적으로는 이미 LN(이전 컬럼에서 사용한 용어로서, Losing Nation의 약자이다)이 되어버린 프랑스를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갈등상황이다. 민주주의는 1인 1표제이나, 자본주의에서는 보유하는 주식 수에 따라 의결권이 정해진다. 생산기지 해외이전을 원하는 자본가를 대표하는 르노 경영자 카를로스 곤과 프랑스에서 오래도록 고용을 창출해주기를 바라는 프랑스 근로자를 대표하는 대통령 사르코지의 충돌인 것이다. (그러나 르노는 아직까지 프랑스 정부가 지분 15.7%를 보유한 공기업이다. 따라서 필자는 카를로스 곤과 사르코지의 충돌은 사르코지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엉뚱하게 불씨는 체코공장으로

이런 배경에서 어제 체코에서 나온 뉴스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데 상당히 의미심장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월 17일 기사에서 도요타와 푸조가 합작설립한 체코공장(TPCA: Toyota Peugeot Citroen Automobile Czech)이 5월부터 조업을 주4일로 축소한다고 발표하였다. TPCA는 2011년 푸조107, 시트로엥C1, 도요타 Aygo등 소형차 27만대를 생산하였다. 이번 발표가 실행에 옮겨지면 2012년 생산량은 22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는 인건비가 싼 지역이며, 2004년 이후 자동차 생산이 CAGR 15.0%로 빠르게 증가하는 대표적인 WN(Winning Nation)이다. 체코의 폭스바겐과 현대차의 공장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이점을 증명한다. 그런데도 푸조/도요타는 프랑스/일본이 아닌 체코공장의 생산량을 줄이는 다소 엉뚱한 결정을 내렸다. 체코 국민들은 4월로 다가온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권이 없다는 사실이 이 의사결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을까.

이렇듯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경우, 유럽의 자동차 산업은 과연 얼마나 더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정치적인 고려에 의하여 유럽의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한 상태를 지속할 것이며, 결국 서서히 몰락을 맞이할 것인가. 이코노미스트가 게재한 유럽 자동차 시장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한줄로 요약한다면 이렇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 “It’s Politics, Stup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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