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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9년 11월, 창간호 발간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우리학회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학회지인 오토저널(Auto Journal)은 매월 발행하여 우리학회 개인 및 단체회원과 유관기관, 연구소,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오토저널은 국내외 자동차 기술 및 산업 동향, 자동차 표준 특허, 자동차 관련 법규 등을 포함하여 알찬 내용으로 제작되어 자동차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학계 및 연구계 전문가와 일반인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국내 자율주행자동차 연구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9-27 13:19:25

본문

구글이 자동주행자동차, 이른바 구글카(Google Driverless Car)를 발표한 것이 2011년 10월이다. 이후 2011년 6월 네바다주에서 자동주행 자동차의 시험운전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규제정비과정을 거쳐 2012년 5월 구글이 네바다주에서 첫번째 자동주행 운전면허를 취득하였고, 2012년 8월에는 30만마일 무사고 주행 성공을 발표하였다. 지난 9월25일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자동주행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본사까지 구글카를 직접 시승한 캘리포니아 주지사 제리 브라운(Jerry Brown)은 무인주행 합법화 법안에 서명을 마치고, 무인주행이 안전성, 연료절감, 고용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였다.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9월 1일자 기사에서 자동주행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no doubt)라고 말하였다. 일본정부는 2020년 고속도로 상에서의 자율주행을 상용화 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IEEE에서는 2040년에는 도로에 깔린 자동차 중에서 75%가 자동주행차량일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자동주행기술에 대한 최근 진행상황을 검토하면, 마치 구글이 자동주행을 세계최초로 개발한 것과 같은 느낌마저도 들지만, 실제로 자동주행에 대한 연구개발은 이보다 역사가 상당히 길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한편으로 아쉽기도 한 것은) 우리나라에는 일찌기 20여년 전부터 자동주행기술을 연구하고 일생을 바쳐온 연구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첨단차"는 2000년 7월 고려대학교 교내 벤처기업으로 설립되었다. 회사라고는 하지만, 고려대 한민홍 교수의 개인 연구실에 가깝다. 한민홍 교수는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20년 이상 연구하였으며, 최근 정년퇴직하고 첨단차에서 자동주행차량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첨단차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한민홍 교수는 1992년 군용 지프차를 개조한 무인자동차 1호를 시작으로 2000년 5호 차량까지 개발하였다. 한교수의 연구가 도로주행이 가능한 무인자동차 형태를 갖춘 것은 2000년 무렵이다. 기아의 소형차 리오를 개조한 무인자동차는 6개의 카메라와 레이다를 이용하고 MS-DOS기반의 범용컴퓨터를 활용하여 시속 100Km를 넘나드는 자동주행에 성공하였다.

한민홍 교수가 자체 제작한 비디오 클립은 국내 다양한 도로에서의 무인주행 실제주행 시연을 보여주고 있다. 경부, 호남 등 주요 고속도로는 물론 서울 내부순환도로를 주간 및 야간 모두 시속 100~130Km로 주행하는 모습을 편집되지 않은 생생한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교수는 최근 용인에서 대전에 위치한 전자통신연구소(ETRI)에 기술자문을 하러 출퇴근 하면서 자체 제작한 자율주행 차량을 사용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구글의 비디오만큼 세련되지는 않지만, 속도조절과 자동조향 등 고속도로 상에서의 자율주행이 어느정도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교수는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수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차선이탈 조기경보, 차선유지 조향제어, 시각적 장애물 인식 등 최근 ADAS(Advanced Driver's Assistant System)에 적용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선도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그동안 학계에서 배출한 제자들이 대부분 현대차, 모비스 등 자동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은 물론, 벤츠와 같은 선진기업에서도 한교수를 찾아와 배우고 갔다고 한다.

한교수와 함께 자동주행 차량에 탑승한 소감은 비디오로 보던 것보다 훨씬 생생한 느낌이다. 필자는 스마트크루즈콘트롤(ASCC)를 이용하기 때문인지, 속도조절에 대한 부분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껴졌지만, 커브길을 자동주행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교수는 앞차와의 거리/속도 조절은 레이더만으로 가능하지만, 커브길 및 차선인식은 카메라를 이용한 비주얼 정보를 이용한다고 말하였다. 구글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라이더(Lidar)는 비용문제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라이더 없이 레이더와 카메라 만으로도 충분히 실용적인 자동주행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교수는 현재로서는 비주얼 정보에 대한 패턴인식 정확도 개선이 가장 큰 난제라고 지적하였다. GPS를 이용하거나 V2I, V2V 통신을 이용하는 것은 주행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고속도로 주행상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정도라면 그렇게까지 고비용 시스템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도 하였다.

필자가 보기에는 자동주행 자동차의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대의 비주얼 신호와 레이더 신호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멀티모달 신호처리 및 제어시스템의 정교함이 관건인 것으로 보였다. 또한 사고없이 주행하는 것 뿐 아니라 도로사정에 따라 가감속을 하여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한교수와 첨단차를 탐방하고, 15년여 전에 제작되어 아직도 운행되고 있는 자동주행 자동차를 보면서 드는 느낌은, 마치 10여년 전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MP3 플레이어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 MP3 플레이어는 한국에서 개발되어 잠시나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곧 애플의 iPod에 밀려 잊혀지고 말았다. 그때 우리가 부족했던 것은 기술력이 아니라 먼저 창출된 아이디어를 애써 가능성을 축소하고 기존의 CD플레이어에 안주하고, 글로벌 감각을 도입하지 못했던 사업감각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한국에서 세계 최초의 기술이 나올리 있는가 하는 패배주의와 주변의 인재와 성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닫힌 마음은 아니었을까.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 10년간 IT 위주의 성장을 해오는 동안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하여 둔감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등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의 학자가 일찍이 10여년 전부터 전념하여 일구어 온 분야를 해외에서 앞질러 가도록 하였을까.

필자는 10년 전 MP3 플레이어의 벤처기업으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간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iPod가 나오기는 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iPod가 사실은 콘텐츠에 기반을 둔 서비스 디바이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다르다. 자동운전의 주행성능과 안전성/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에 국적과 언어가 있을리 없고, 선진업체나 후발업체가 다 같은 조건일 것이다. 한국의 자동운전 기술개발이 보다 빨라지기를 기원하고, 그 과정에서 첨단차와 한민홍 교수의 연구경험이 소중하게 사용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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