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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9년 11월, 창간호 발간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우리학회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학회지인 오토저널(Auto Journal)은 매월 발행하여 우리학회 개인 및 단체회원과 유관기관, 연구소,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오토저널은 국내외 자동차 기술 및 산업 동향, 자동차 표준 특허, 자동차 관련 법규 등을 포함하여 알찬 내용으로 제작되어 자동차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학계 및 연구계 전문가와 일반인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천연고무 대체작물 등장에 주목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3-21 21:38:21

본문

자동차 산업이 필요로 하는 천연자원은 크게 철(몸체), 석유(연료), 천연고무(타이어)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이 중 철광석은 지구 중량의 32%를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흔한 광물이다. 석유와 천연고무가 희귀한 자원인데, 우리는 흔히 석유의 매장량과 지정학적인 위험성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으나, 천연고무 역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하는 원자재 중 가장 많은 것이 원유, 두번째로 많은 천연자원이 천연고무이다.

천연고무의 역사는 자동차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었다. 고무(rubber)는 천연고무(NR: natural rubber)와 합성고무(SR: synthetic rubber)로 나누어지는데, 천연고무가 저온특성, 피로에 대한 저항, 인장강도 등에서 합성고무 대비 우수하다.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의 70%는 타이어에 사용될 정도로 천연고무는 타이어 생산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타이어 내부는 크게 트레드, 사이드월, 벨트, 서브트레드, 비드필러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벨트는 100% 천연고무만을 사용하고, 고급타이어는 비드필러 역시 천연고무만을 사용한다. 그 외에 트레드 등은 품질에 따라서 천연고무 비중이 30~50% 정도 되는데, 일반적으로 천연고무 비중이 높을수록 품질이 높은 고급 타이어로 볼 수 있으며, 합성고무는 현지 지형과 사계절 온도를 고려하여 배합비율을 결정하게 된다.

천연고무는 천연고무 나무(Hevea Brasiliensis)에서 채취된다. 천연고무 나무를 심은 뒤 7년 뒤부터 천연고무 수액을 채취하여, 나무의 수명인 20~25년간 생산된다. 천연고무나무는 재배조건이 까다로와서 재배지역이 한정적이다. 강우량이 연간 250cm 이상 되어야 하고, 연중 적어도 100일은 비가 와야 한다. 월평균기온은 섭씨 25~28도, 80% 정도의 대기습도, 연간 2천시간에 달하는 일조시간 등. 이러한 재배조건에 맞는 지역은 바로 동남아시아. 따라서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의 70~80%를 생산하며, 세계 천연고무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천연고무는 최초 생산에 7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천연고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매우 긴 시간과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하다. 석유나 철은 광구에서의 생산량을 늘리면 되지만, 천연고무는 그야말로 나무 한그루가 자라야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천연고무 공급은 자동차 생산과 주행이 증가함에 따라 언제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2000년 이후 중국 등 신흥국에서 자동차 보급이 본격화함에 따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0년~2011년 사이 천연고무 가격은 10배 오른 톤당 6천불에 달하였다.

천연고무 공급이 부족하자, 2005~2008년 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천연고무 증산 프로젝트에 착수하였고, 이 기간 천연고무 재배면적이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천연고무 가격은 현재 톤당 3천불 수준으로 안정화 되었고, 2020년 천연고무 생산량은 2010년 대비 40%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단 천연고무 수급이 원활해진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발달은 천연고무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천연고무의 대체작물이 등장한 것이다. 천연고무의 공급부족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개선하기 위하여 바이오 기술을 이용하여 천연고무의 대체작물을 개발하는 EU-PEARLS 프로젝트는 2012년 9월 30일, 4년 간의 R&D 프로젝트가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러시아 민들레와 구야율 이라는 두 개의 작물의 뿌리에서 천연고무를 대체하는 물질을 추출하였고, 이 산출량을 증대시키는 품종개량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체작물의 천연고무를 이용한 시제품 타이어를 만들었고, 이에 대한 실제 사용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되었다. 브릿지스톤은 2015년 대체작물에 의한 타이어를 시험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하였고, 미국의 쿠퍼타이어 역시 대체작물의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대체작물이 천연고무 밸류체인에 주는 의미는 1) 1년생으로서 증산에 걸리는 시간이 짧다 2) 미국/유럽/중국 등 재배지역이 확대되어 천연고무의 지정학적 위험이 사라진다 등을 들 수 있다. 대체작물의 재배가 성공한다면, 100년을 끌어온 천연고무 카르텔의 지배가 끝나게 됨을 의미하며, 2020년 이후 천연고무의 수급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천연고무의 공급확대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확대가 비슷한 시점에 일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체작물의 등장 역시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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