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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카레이서 갖추어야 하는 3박자?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3-26 12:36:29

본문

모터스포츠와 다른 스포츠의 차이점을 꼬집어 말한다면 정신이 육체보다 훨씬 큰 몫을 한다는 것이다. 마라톤, 축구, 수영, 사이클, 역도 등에서 일류선수의 강인한 정신을 떠받치는 힘은 라이벌을 멀리 앞지르는 가혹한 연습에서 나온다. 자동차경주에선 정반대라고 한다면 무슨 헛소리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레이서의 스피드는 머릿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지적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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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돈을 지나치게 떠받들면 꿈이 사라지지 않을까. 따라서 돈이나 경주차 이야기는 잠시 제쳐두고 카레이서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물론 정신이 앞선다고 해서 체력이 엉망인 데도 카레이서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체력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체력·폐활량이 뛰어날수록 피로가 덜하기 때문이다. 20분 레이스를 끝난 뒤 “이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전혀 피곤하지 않다. 한 번 더 뛸 수도 있다”고 큰소리를 치는 카레이서도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옳지 않다. 육체의 피로는 스타트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정확하게 느끼기 어려울지는 몰라도 피로는 틀림없이 사고력을 떨어뜨리고, 스피드에 영향을 준다. 지구력이 뛰어나고 폐활량이 크다면 한층 많은 산소를 뇌에 들여보낼 수 있다. 따라서 꾸준히 좋은 기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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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터스포츠에서는 팔 힘이 세고 폐활량이 크고, 반사신경이 빠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런 것들은 경주차를 빨리 달리게 하는 절대적 요소가 아니기 때문. 이는 상위권 드라이버의 체력을 비교해 보아도 알 수 있다. 어느 한 사람도 라이벌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체력을 갖고 있지 않다.

아마추어 레이서는 이름 그대로 레이스를 직업으로 하지 않는다. 때문에 체력을 단련할 틈이 없어 평상시의 체력으로 출전한다. 반면 프로 드라이버는 일과로 늘 훈련을 하고 있어 각자 높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카테고리가 달라도 상위 드라이버들의 체력은 거의 같다고 보아도 좋다.

체력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빠르고 느린 것을 판가름하는 요인은 두뇌 밖에 없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모터스포츠를 하는데 천재적인 두뇌가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카레이서의 정신면에서 중요한 것을 순서대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학습능력(=기억력) ② 분석능력(=냉정함) ③담력(=배짱)

첫째 학습능력이란 훈련과 실전의 경험을 발판으로 향상 발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발전과 퇴보가 결정된다. 특히 초보자의 운전기술과 속도는 학습능력에 따라 극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숙달된 드라이버도 학습능력 또는 기억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매일 연습을 하면서도 뚜렷한 변화가 없다. 그다지 좋지 않은 랩타임을 끝없이 반복한다면 문제가 있다. 랩타임은 절대적인 ‘잣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타임이 늘 같다면 변화가 전혀 없는 달리기를 되풀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신은 브레이킹 포인트를 바꾸고, 진입속도를 올리며, 주행선을 한계까지 밀고 나갔을 뿐 아니라 액셀러레이터를 제때에 밟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랩타임이 같다면 달리기 방식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줄이려면 드라이빙을 뜯어고쳐야 한다. 그런 다음 얼마나 변했느냐는 기록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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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브레이킹 진압동작이 지나치게 늦었다고 하자. 그러면 다음 랩에서는 반드시 브레이킹 포인트를 깊숙이 잡는다. 너무 깊었다면 그 다음 랩에 브레이킹 포인트를 앞당긴다. 반드시 지켜야 할 브레이킹 개시지점을 그때마다 정확히 기억해 두는 것이 요령이다.

‘대체로 여기’라는 감각적 기준을 믿어서는 안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극한 상태에서 사람의 감각이란 대단히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움직이지 않는 물체나 흔적, 예를 들어 노면의 갈라진 틈, 페인트 자국, 가드레일의 접합부를 기준으로 잡는다. 그와 같은 기준점을 정하고 다음 주에 사용할 수 있다면 벌써 기록단축에 들어간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브레이킹 포인트를 비롯해 터닝 포인트, 그립 등 랩타임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코너마다 외워두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제일 중요한 코너 하나만 고른다. 거기서만 집중적으로 기준에 따라 성적을 올리는 훈련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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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분석능력을 브레이킹과 연관 지어 생각해본다. 브레이킹 포인트가 지나치게 빠른가, 느린가 아니면 적절한가를 판단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 능력도 기억력을 바탕으로 해야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그 다음 바퀴 같은 지점에 도달했을 때 기준점을 까맣게 잊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분석은 뛰어나지만 기억력이 몸에 배지 않는 카레이서는 한 번쯤 고속타임을 낼지는 몰라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담력(배짱). 실제로 예선에서 0.1초에서 0.2초를 줄여야 할 경우에 액셀러레이터를 콱 밟고 돌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배짱 운전을 하려면 앞서 말한 두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모하게 돌진하는 것은 목숨이 수백 개 있어도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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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설명한 세 가지 요소를 철저히 익히고 출전하는 카테고리에 따르는 체력을 닦는다. 그러면 상위 레이스에 진출하더라도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끝으로 한 마디 ‘심장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이것이야말로 빨리 달릴 수 있는 카레이서의 기본 원칙이다. 제발 심장은 차갑고, 머리가 뜨거워지지 않도록 경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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