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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트랙 레이스와 로드 레이스, 노는 물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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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11-28 09:50:23

본문

레이스용 서킷은 일반도로와 아주 흡사하다. 도로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코너를 고루 갖추도록 설계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몇 바퀴만 돌아보면 완전히 외울 수 있는 비교적 짧은 서킷과 트랙경기가 있다. 반면 자세히 외울 수 없는 복잡한 도로 경기가 있다. 물론 이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서킷이나 트랙에서 최고기록을 내려고 하면 반드시 사전에 연습을 거쳐야 한다. 아무런 연습도 하지 않고 단번에 좋은 기록을 내기란 불가능하다. 경기 전에 연습을 거듭할수록 드라이버의 머릿속에는 서킷의 영상이 사진처럼 선명하게 새겨진다. 모든 사각의 저쪽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있을뿐더러 어디를 어떻게 통과하면 유리한지를 잘 알고 있다.

속도를 점차 올리면서 각 코너의 한계속도를 정확히 파악한다. 그리고 연습을 통해 자신과 경주차의 한계속도에서 각 코너를 비롯해 위험한 지점을 통과할 때의 요령을 익힌다. 어디서 브레이크를 밟고, 어디서 기어 체인지를 해야 하는가를 치밀하게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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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서킷 또는 트랙 레이스의 기초는 간단하다. 먼저 브레이킹과 코너링에서 일어나는 물리력을 절대적 한계까지 끌어올린다. 그런 다음 힘의 균형을 잡도록 차를 조종하고, 나아가 각 랩마다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정확하게 그 동작을 되풀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한편 이미 역사가 끊어진 이태리의 밀레밀리아가 대표하는 경기가 있다. 요즘 랠리의 경기구간과 힐클라임 형태로 자취를 남기고 있는 로드 레이스가 그런 본보기다. 서킷 레이스와는 종류가 다른 레이스일 뿐 아니라 전혀 다른 테크닉이 필요하다. 이 경기에서는 연습을 거듭해도 한계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하다. 모든 코너와 커브, 기복이 드라이버 앞에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순간적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순발력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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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랠리에서는 경기구간 또는 스페셜 스테이지는 경기규정에 따라 위치와 길이가 밟혀진다. 그래서 사전에 연습을 해둘 수 있고, 랠리에 없어서는 안 될 로드북을 준비하기도 한다. 실전에 나가서는 코드라이버 또는 내비게이터가 끊임없이 로드북을 읽는다. 다음에 어떤 장애가 있으며, 어떤 코너가 있고, 그곳을 시속 몇 km로 통과할 수 있느냐를 드라이버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여전히 돌발적인 요소는 많다. 물론 일반 교통을 막아 도로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연습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운전방법도 바뀔 수밖에 없다. 나아가 며칠 전 연습 때와 경기 사이에 날씨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다음에 닥쳐올 코너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노면 상황과 캠버를 자세히 알 수 없다. 때문에 로드 레이스에서는 예상외의 사태에 대비해 얼마간 여유를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로드레이스 드라이버는 접지력의 절대 한계에서 균형을 잡는 서킷 또는 트랙 경기와는 다른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에 나타날 새로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안전을 위해 반드시 여류를 최소한으로 줄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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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랠리 드라이버는 이론적이라기보다 직관적 조종이 필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도로가 어떤 상태인가를 실제로 보기 전에 주위 상황에서 미루어 짐작하는 통찰력 또는 뛰어난 관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앞쪽 도로가 보이지 않으면 전주와 나무, 도로표지, 광고나 간판, 심지어 앞서가는 차의 지붕 등을 근거로 삼아 도로상태를 추리한다. 동시에 언제나 안전을 위한 여유를 남겨둔다. 서킷 드라이버가 코너링 할 때와는 달리 코너 직전에서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불가피할 때를 제외하고 접지력의 한계까지 몰고 가는 운전법은 옳지 않다.

최근의 국제 랠리에서 몇 개 경기구간 또는 스페셜 스테이지를 포장도로에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포장도로의 경우 전혀 다른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럴 때 의도적인 네 바퀴 드리프트가 최상의 방법이고, 거의 액셀 조작으로 차를 조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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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걸출한 서킷 드라이버와 로드 드라이버의 어느 쪽이 위대한 테크닉의 소유자인가. 아무리 따져도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이다. 양쪽 능력은 전혀 성질이 달라 공평하게 비교 평가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선택하라면 로드 드라이버가 한층 위대하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굳이 이유를 따진다면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를 꼽아야 하겠다. 로드 레이스는 서킷이나 오벌코스와 같은 인공적 환경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로드 드라이버는 언제나 차례로 새로운 판단을 정확히 내리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자칫 실수를 하면 귀중한 시간을 잃고 도로 밖으로 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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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달리 서킷 드라이버는 경기를 앞두고 일정한 연습을 해두면 큰 위험에 부닥치지 않고 페이스를 높이면서 한계속도에 이른다. 서킷 또는 트랙에서의 조종은 로드 레이스보다 이론에 맞추어 해낼 수 있다. 거기서는 코너에 접근해 제동하고, 하나 또는 복수의 코너를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돌파하는 작전을 반복한다. 작전에 필요한 드라이빙 요소를 드라이버는 거의 알고 있다.

만일 모든 요인을 알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컴퓨터의 힘을 빌려 어느 서킷에서 어떤 차가 낼 수 있는 최단 랩타임, 혹은 구간 통과시간의 한계를 계산할 수 있다. 이런 계산을 실제로 하기도 한다. 여기서 계산상의 한계에 1초 이하의 시차까지 육박하는 톱드라이버의 수완이 놀랍다. 반대로 컴퓨터의 위력을 찬양해야 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일류 드라이버의 실제기록을 근사치까지 알아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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