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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수백억 원 경주차가 멈춘 이색 사연들

페이지 정보

글 : 김병헌(bhkim4330@hanmail.net)
승인 2018-05-25 12: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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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원에 달하는 F1 머신이 트랙에서 멈춰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 드라이버의 실수나 머신의 기계적인 고장이 원인이다. 하지만 가끔은 예상치 못한 요소들로 인해 멈춰서는 경우도 있다.

 

첫 번째로 폭우를 꼽을 수 있다. 애들레이드 서킷에서 펼쳐졌던 호주 그랑프리가 대표적이다. 수중전으로 시작된 1989년 시즌에서 기상 조건이 너무 위험하다고 주장한 A. 프로스트는 레이스를 포기했다. 2년 뒤, 드라이버들은 다시 애들레이드 서킷 그리드에 정렬했고, 이번에는 더 많은 비가 내렸다. 대회조직위는 다시 한번 레이스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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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음에도 첫 랩에선 아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경주차 몇 대가 비에 미끄러져 방호벽에 부딪치면서 혼란이 시작되었다. N. 만셀은 타고 있던 윌리엄즈 머신이 트랙을 벗어났을 때 심각한 발목 부상을 입고 뇌진탕을 일으킨 후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서킷을 떠났다. 그리고 17랩, 폭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주최측은 레이스를 중단했고 1시간 후엔 경기 재개 가능성이 사라지고 말았다. 결과는 14랩을 기준으로 산출되면서 역사상 가장 짧은 그랑프리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더 불운한 기후 조건으로 인해 망가진 레이스가 있다면 일본 그랑프리를 꼽을 수 있다. N. 라우다가 레이스를 포기한 것으로 잘 알려진 1976년의 후지 스피드웨이에서는 폭풍우가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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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연습주행 도중 지진이 발생했고 2010년에는 엄청난 비로 인해 예선이 연기되었다. 특히 2004년 일본 그랑프리는 가장 파괴력이 강한 자연의 힘 앞에서 위기를 맞았다. 바로 태풍이었다. 당시 일본을 강타한 태풍 마-온은 일본 동부에서 6명의 목숨을 앗아간 5급 ‘슈퍼 태풍’이었고 이것이 곧바로 스즈카를 향하고 있었다.

 

금요일 연습주행 때 트랙이 물에 잠겼고 날씨는 점점 더 악화되는 가운데 주최측에서는 토요일 예선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팀들은 태풍의 눈에 대비해 피트월 켄트리를 떼어놓았고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다행히 태풍의 눈이 스즈카를 피해가면서 일요일 오전에 예선이 치러졌다. 2005년에도 일본에서 비슷한 일정으로 그랑프리가 진행되어 이제 F1에서는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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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오스트리아 그랑프리 예선에서도 기록에 남을 만한 사고가 일어났다. 스테판 요한슨은 외스터라이히링 서킷의 한 언덕을 시속 140마일로 달려 정상 부분에 올라섰을 때 작은 사슴을 쳤다. 요한슨의 왼쪽 앞 서스펜션이 사슴을 쳤고, 맥라렌 머신은 방호벽으로 내던져졌다. 이 사고로 경주차의 모서리 네 부분과 기어박스가 파괴되었다. 요한슨은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다행히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모래폭풍도 예외는 아니다. 2009년 시즌 전 테스팅 기간 동안 페라리, BMW, 토요타 등은 추운 유럽에서 햇볕이 내리쬐는 바레인으로 이동했다. 타이어 성능을 알아보는 면에서 부적절한 조건인 겨울의 유럽에서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틀의 주행이 강한 모래폭풍으로 인해 취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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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도 예외는 아니다. 시즌 전 테스트를 2월의 영국 실버스톤에서 실시하는 것은 눈이 내려 주행을 할 수 없었던 2005년에 증명되었듯이 많은 문제를 스스로 자초하는 일이다. 주행을 할 수 없게 되자 르노는 피트스톱 연습만 할 정도였다. 하지만 눈이 쌓이기 시작하자 피트스톱 연습마저 할 수 없게 되었다. 1995년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테스트에 참가한 선수들과 팀 스태프들은 피트레인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것으로 테스트 기간을 보냈다. 

 

글 / 김병헌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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