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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빗속레이스의 준비와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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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0-28 12:44:51

본문

서킷에 비가 내린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빗속레이스는 ‘어렵다’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노면의 마찰력이 뚝 떨어진다. 따라서 타이어의 그립이 저하되고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가 일어나기 쉽다. 시야가 극도로 악화되어 카레이서는 겁을 먹고 초긴장상태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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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비오는 날과 갠 날은 테크닉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본 테크닉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왜 그럴까? 기후와 도로조건이 다르다 해도 차는 언제나 일정한 자연법칙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빗속이건 건조한 코스건 차의 움직임은 같다. 다만 빗속일 경우 차를 조종하는데 필요한 동작이 한층 빠르고 정확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빗속에서는 휠 스핀이 일어나기 쉽다. 따라서 클러치를 뗄 때 엔진 회전수를 보통 때보다 낮추게 된다. 전과는 달리 1단을 거쳐 당장 2단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2단으로도 토크가 지나치게 걸려 휠 스핀을 일으키기 쉽다. 이럴 경우 rpm을 레드존까지 끌어당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빗속에서는 대체로 어느 차종이나 언더스티어와 싸워야 한다. 특히 프론트가 무거운 앞바퀴굴림차에 해당되는 말이다. 액셀을 밟으면 밟을수록 앞바퀴의 슬립 각도가 벌어지게 마련이다. 코너의 출구에 가까워질수록 언더스티어 경향이 커진다. 그 때문에 무엇보다도 주행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언더스티어를 최소화하면서 달리는 요령은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코너 진입속도를 크게 줄이면 되는 것이다.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할 자신이 있어도 차의 성능이 한계에 진입할 자신이 있어도 차의 성능이 한계에 와 있으면 주행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차에 무리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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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액셀을 밟은 채 달리면 차의 노즈가 안쪽으로 향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을 꺾을수록 사태는 악화된다. 언더스티어는 차의 속도와 관련이 있다. 스티어링 각도는 그대로 유지하고 액셀 페달에서 발을 서서히 떼어보라. 그러면 차의 속도가 떨어지면서 차가 안쪽으로 저절로 들어온다.

뒷바퀴굴림차의 경우에는 액셀을 빨리, 크게 밟으면 토크가 지나치게 걸린다. 그러면 뒷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코너에 진입할 때는 언더스티어였지만 액셀을 밟는 시점부터 오버스티어로 넘어간다. 게다가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아주 위험하다.

이럴 때 스핀을 피하려면 액셀은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고 카운터 스티어 조작을 해야한다. 그리고 시선은 차가 가는 방향이 아니라 가고 싶은 방향에다 고정시킨다. 스핀할 때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 가드레일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고 생각하며 그쪽을 보고 있으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 결국 ‘쾅’하고 들이받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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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나치게 속도를 억제하면서 달리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타이어의 열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면 타이어의 그립이 떨어져 빠른 속도로 코너링을 할 수 없다. 비가 오든 오지 않든 똑같이 명심해야 할 운전 테크닉이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언제나 차를 한계까지 몰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비가 올 때 차를 빨리 몰려면 고차원의 운전기술, 강한 심장과 확고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빗속주행 때 코스에서 벗어나는 제일 큰 원인은 브레이크 실수다. 어느 정도 밟아야 하는가를 계산하기 힘들기 때문에 바퀴가 록되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조종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빗속에서는 기어와 핸들, 각종 페달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다루어야 한다. 코너 진입에서는 핸들의 중립으로 바퀴가 똑바로 놓였을 때 속도를 줄여야 한다. 건조할 때보다 훨씬 앞쪽에서 감속을 시작하는 것이 상식이다.

스티어링 휠을 꺾기 시작하면 될 수 있는 대로 브레이크 페달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진입할 때부터 언더스티어가 되는 코너에서는 브레이크를 살짝 밟은 채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브레이크를 꽉 밟지 않는 만큼 건조할 때보다 브레이크 페달과 액셀 페달의 거리가 더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힐 앤드 토로 액셀을 조작하는 데는 틈이 너무 벌어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레이스 전에 브레이크 페달을 조정해 좋은 높이에 맞추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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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주행은 위험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카레이서의 머릿속에 깊이 심어져 있다. 건조할 때보다 훨씬 겁이 난다. F1급이 되면 평균속도가 높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속 레이스에서는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날 코스를 벗어나는 차가 속출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서킷에서나 평균속도는 15∼20% 떨어진다. 때문에 충돌하더라도 파괴력은 그만큼 약화되기 마련이다.

대체로 카레이서가 자진해서 빗속연습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그런 기회가 올 때마다 몇 년 전 한 드라이버가 하던 말을 잊을 수 없다. 빗속주행을 하게 되면 오히려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건조한 코스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기술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라이벌보다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뛰어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자진해서 도전해야 할 일이다. 당장은 싫더라도 기록을 단축하는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정도의 고생은 참아야 한다. 기록단축이야 말로 레이서의 가장 큰 기쁨이다. 빗속주행은 기꺼이 덤벼들어야 할 중요한 훈련과정이다.

옛날부터 유럽과 미국에서는 운전과 관련된 속담이 전해온다. “빗속에서 잘 달리는 레이서가 진짜다.” 가까운 장래에 이런 카레이서가 한국에서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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