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최고 대회답게 요리실력도 으뜸인 F1 쉐프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8-28 11:26:16

본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배우 뒤엔 그들 좀 더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배우와 스태프들이 있다. F1에도 소리 없는 서포터들이 존재한다. 팀의 핵심인 레이서들의 건강유지와 재충전분 아니라 수십 명의 팀원들을 위해 노력하는 쉐프들이 있다. 오늘은 그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서킷에서 ‘패독(Paddock)’은 본래 경마장에서 말들이 경주를 준비하는 공간을 뜻한다. 이곳 F1 경기장에서는 경주용 자동차를 보관하는 개러지 위에 위치한 관람석을 ‘패독’이라 부르고 있는데 주로 스폰서 기업에게만 제공되는 VVIP 공간이다. 이곳에서 각 팀의 스태프는 경기를 준비하거나 관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밖에 경기 후 축하 연회가 열리기도 한다.

다라서 레이스가 열릴 때면 패독엔 반영구 모터홈이 가득 찬다. 경기가 열리면 똑같은 모터홈들이 패독에 마련되며 각 팀의 스태프들과 드라이버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된다. 전 세계의 트랙을 누비는 머신은 경기마다 정교한 튜닝과 유지보수가 필요하듯 드라이버 역시 레이스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건강유지와 재충전이 필수다. 우리는 그들을 쉐프라고 부른다. 이들이 없다면 레이스도 없다. 선수며 팀원이며 모든 사람들이 배고픔으로 자신의 역할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36070_2.jpg

일반적으로 두 명의 쉐프가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의 식사량을 책임진다. 그들은 월요일에 모든 것을 준비하고 레이스 주간 첫 날인 목요일을 대비한다. 경기 주간이 절정에 달했을 때인 토요일과 일요일엔 한 끼에 100인분 가량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도 팀원 수만 그렇다. 모든 팀 스태프들은 쉐프들이 사랑을 담아 준비한 똑같은 음식을 먹는다. 그러나 F1 대회 기간 동안에는 모터홈에 팀원뿐 아니라 마케팅 관계자와 스폰서, 언론인들, VIP들까지 드나든다.

따라서 쉐프들은 최대 100인분 식사 외에도 필요한 경우엔 모터홈 방문객들을 위한 점심과 저녁 메뉴까지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으뜸 중의 으뜸으로 만드는 드라이버의 식사도 있다. 거기에 알러지나 식이요법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 주문까지 소화해낸다, 이쯤 되면 모든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여러 나라가 연관되어 있는 팀의 쉐프는 팀원의 국적까지 고려한 음식 메뉴를 준비한다.

게스트는 그에 비하면 훨씬 적다. 그래서 게스트용 식사는 적은 양을 좀 더 세밀하게 준비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인색하지 않다. 게스트이건 드라이버건 스태프이건 말이다. 누구나 똑같은 수준의 식사를 하게 된다. 모든 요리는 다 같은 재료에서 나온다. 만약 필레 스테이크를 원하면 쉐프들은 100인분의 필레 스테이크를 만든다. 아주 간단하다

36070_3.jpg

유명호텔 요리사 출신인 이들이 F1에서 요리하는 것은 호텔이나 레스토랑과는 매우 다르다. 굳이 비교하자면 군대의 급식배급 체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곳에서의 요리는 다른 어느 곳과도 다르다. 또 한 가지 그들의 직업이 매력 있는 것은 F1 그랑프리가 1년에 20여개 국을 돌며 개최되어 세계 각국의 특색 있는 요리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개최지마다 그곳의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어 본다.

그래서 늘 연구하고 보고 배운다. 그들은 언제나 메뉴를 바꿔 준비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들에게도 좋고 모든 사람에게도 좋기 때문이다. 늘 똑같은 고기와 파스타가 아니라 새로운 음식, 새로운 입맛으로 다양성을 추구한다. 이들과 잠시라도 이야기를 나누면 정말 자신들의 직업을 좋아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수많은 시간을 집에서 떨어져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둘 다 자신들의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36070_4.jpg

그들은 요리만을 책임지는 게 아니라 이 모터홈 안에서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도록 신경 쓴다. 그들은 요리사이자 매니저이기도 하다. 가장 힘든 게 돌고 돈다는 점이지만. 두 번째 레이스 때 하루 늦게 도착해서 채 하루가 안 되는 시간 동안 모든 걸 해야 한다.

이들은 메뉴를 정할 때 그 지역 특산물을 위주로 한다. 냉동식품이나 건조식품은 레이스와 레이스 사이에 극히 일부만 가져가기 때문에 모든 레이스마다 언제나 그 지역구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늘 색다른 음식을 선보인다. 하지만 언제나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 박수를 치며 다음을 기약한다.

36070_5.jpg

F1에서는 흔히들 지난 번 레이스보다 못할까라는 말이 있다. 쉐프들도 이렇게 말한다. 지난 번 음식만큼이야 못할까라고 말이다. 레이스가 거듭될수록 머신이 점점 진보했듯이 그들도 레이스마다 점점 발전하고 있다. 그들은 최고이고 그 수준에 맞게 팀을 잘 먹이고 팀원들이 트랙에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친구들에 둘러싸여 그들을 위해 요리한다는 것, 가장 뛰어난 드라이버를 위해 요리하고 그들의 승리에 동참하는 일, 아마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훌륭한 직업은 없을 것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