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레이스 규정은 왜 바뀌는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11-23 11:24:24

본문

자동차경주는 어느 스포츠보다도 규정이 복잡하다. 맨 몸으로 뛰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스피드를 다루는 자동차와 함께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경주차 차체의 규정은 물론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규정도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 레이스를 진행하는 운영방식도 매우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규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며 안정성 그리고 보는 재미가 핵심이다. 스피드의 속도감을 살리면서 사고위험을 줄이고 관중의 흥미도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는 양날의 칼을 쥐고 있는 것이다. 각 팀에서는 주어진 규정의 틀 안에서 승리를 위한 기술개발로 끊임없는 대결을 펼쳐왔으며 이는 바로 신기술의 발전을 불러오고 다시 새로운 규제가 등장하는 순환의 연속이었다.

배기량이 줄어들자 코너링 승부에 유리한 미드십 엔진이 개발되고 가볍고 강성 있는 카본 모노코크, 타이어 표면의 트레드를 없애 노면 접지력을 높인 슬릭타이어, 변속을 쉽게 하는 세미오토매틱, 공기역학의 에어로 다이내믹스 등에서 디자인의 변화까지 0.1초라도 승리를 위한 기술의 발전은 끝이 없었다. 이 기술의 발전은 바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발달로 연결되어 있다.

36304_2.jpg

엔진을 중심으로 부속품들의 기술이 발견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F1 60년 동안 수많은 규정이 바뀌면서 세계 최고의 스피드 이벤트로 성장해 왔다. F1 그랑프리가 처음 시작된 1950년에는 배기량 4,500cc(터보차저는 1,500cc) 이하라는 간단한 규제만 있었다. 당시 이름을 날린 알파로메오는 1,500cc 수퍼차저 엔진의 최고시속 250km(425마력)이었다.

60년의 역사를 거쳐 오늘날의 F1은 2,400cc 이하 엔진으로 750마력(최고시속 350km)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87년의 터보 엔진은 F1 역사상 가장 파워풀한 머신으로 제동마력이 1,100에 근접하는 경주차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또한 거대한 자금이나 기업의 정치력이 F1의 스피드 경쟁으로 스며들어오기 시작하자 이에 스피드 과열을 우려한 국제자동차연맹(FIA)은 89년 터보 엔진의 사용을 금지했다.

1990년대에는 액티브 서스펜션, 세미 오토매틱 기어박스, 트랙션 컨트롤 등 파워보다는 드라이버의 주행을 손쉽게 하는 자동기기 개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또한 1994년 드라이버의 레이싱 테크닉 향상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었다.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명승부, 역대 최고의 열광을 받으며 시대를 풍미하던 A. 세나가 전통의 라이벌 알랭 프로스트와 당시 신예였던 마이클 슈마허와 대결을 펼치던 1994년 이몰라 서킷에서 사고로 사망하자 F1 업계에서는 충돌 테스트 등 안전규정 강화에 고삐를 당기었다.

36304_3.jpg

규정의 변화에 따른 이득과 손해를 보는 팀이 발생해 논란이 되곤 하지만 규정을 만드는 사람은 팀 입장, 관중의 묘미 등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정해가고 있다. FIA는 안전을 위해 머신의 파워를 제한하기도 하지만 경기운영의 묘미를 찾아 관중을 끌어들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지속적으로 규정을 조정하고 변경하는 것은 비용절감과 힘으로만 우승하는 것이 아닌 역동적인 레이스를 만드는데 있다. 2003년부터 한 개의 엔진으로 두 번의 레이스를 치르게 했다. 도중에 엔진을 교환하는 경우, 결승 그리드에서 10위로 밀리는 페널티를 받게 된다. 2005년도에는 레이스 도중 타이어 교환을 금지하기도 했지만 이듬해에 다시 부활되었다. 비용을 줄이고 참가팀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주기 위해 타이어 교환을 금지했지만 미국 그랑프리에서 7개 팀의 머신들이 결승 진출을 포기하는 사태로 직면하는 등 피트스톱의 짜릿한 스릴을 보고 싶어 하는 관중의 열망을 무시할 수 없어 이듬해 다시 복원되었다.

2006년에 도입된 엔진과 예선 방식이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실행되고 있다. V10 3.0 엔진에서 V8 2.4 엔진으로 머신의 심장을 한 단계 낮추었다. 단 한 차례 트랙 공략 기록으로 결승 그리드를 정하던 방식에서 세 차례 예선 타임을 거치도록 해 복잡하면서 흥미 있는 예선 레이스를 채택했다. 처음 2회의 예선 세션에서 6명씩 12명을 걸려 11∼22위의 후미 그리드를 배정하고, 마지막 세션에서 1∼10위 상위 그리드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2008년부터 FIA에서 타이어 원메이크 실시를 결정하자 미쉐린은 경쟁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하여 철수를 선언하고 곧이어 브리지스톤까지 떠나 현재는 피렐리로 지정되어 단독공급하고 있다.

36304_4.jpg

또한 2010년부터는 레이스 도중 급유가 금지되었다. 1993년 이후 17년 만의 변화다. 중간 급유가 없기 때문에 레이스를 마칠 때까지 필요한 연료를 모두 넣고 달려야 한다.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F1 레이스에서 중간 급유가 있을 때와의 변화는 엄청나다. 조금이라도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각 팀에서는 중간 급유를 위한 피트스톱 전략을 치밀하게 계산한다. 2스톱, 3스톱에 따라 연료탱크의 크기가 달라지고 서킷의 코너 숫자에 따라 연료 소모량이 다르기 때문에 레이스 도중 몇 번 멈춰 설 것인가에 대한 횟수를 놓고 치밀한 머리싸움이 벌어진다.

중간 급유가 금지된 것은 두 가지 묘미를 찾으려고 하는 노력이다. 피트스톱의 볼거리는 타이어 교체 시간으로 충분히 제공하고 중간 급유시의 화재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또하나는 트랙에서의 박진감이다. 레이스 후반으로 갈수록 머신이 가벼워지면서 가속화되는 스피드 경쟁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이다.

2010년 시즌엔 운영의 묘안으로 채점방식도 바뀌었다. 라운드별 우승을 많이 한 선수에게 높은 점수(25점)를 배정해 종합우승에 유리하도록 한 것이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점수 관리하기 보다는 우승을 위한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요구한 것이다. 지금도 FIA에서는 해마다 F1 그랑프리의 운영규정을 발표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빅 이벤트 인데도 규정이 자주 바뀌는 이유는 모터스포츠가 가진 특수성 때문이다. F1 본래의 치열한 경쟁을 최대한 유도하고 공정한 경쟁력 속에서 관중의 흥미를 높인다는 것이 F1 운영자의 기본 방향이다. 물론 여기에는 ‘최고의 첨단 기술 개발의 장’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두 번째 콩코드 협정으로 참가비용 축소로 보다 많은 팀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개최지를 늘려 전 세계적인 메머드 이벤트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올해에는 미국이 포함되어 한 시즌에 20개 그랑프리가 개최될 예정이다.

36304_5.jpg

레이스 자체에 본래 의미는 경쟁에 있다. 한 팀의 독주가 아닌 박진감 넘치는 경쟁으로 관중의 흥미를 유도해야 한다. 프로스포츠는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그렇게 해야 살아남는다. F1 그랑프리가 60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세계 최고의 레이싱 이벤트로 성장한 것 역시 열렬한 팬과 안전을 위한 치밀한 규정의 변화가 만들어 온 것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