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카레이서 신체의 특별한 스토리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1-14 09:28:25

본문

카레이서 신체의 특별한 스토리

모터스포츠 최고봉인 F1에서는 전 세계의 어떤 스포츠보다 높은 심박수가 기록된다. 카레이서의 심장은 거의 두 시간 동안 분당 평균 184회 뛴다. 휴식을 취할 때가 60∼80회인 점을 감안하면 큰 문제는 아니다. 어떤 스포츠도 그 강도에 버금갈 만한 상대가 없으며, 그 결과 F1 드라이버들은 사이클 선수만큼이나 강인한 심장을 소유하게 된다. 또한 신체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급격하게 가속하고 브레이킹하는 힘을 견디기 위해 우주비행사와 같은 튼튼한 신체를 갖추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드라이버들은 목과 이두박근, 그리고 상박근이 튼튼해야 강한 G포스와 고속 코너링에서의 스티어링을 버틸 수가 있다. 그런 만큼 F1 머신에 앉은 드라이버들은 복서처럼 강하고 빨라야 한다. 또한 사이클 선수 같은 신체조건도 갖추어야 한다. 이는 서로 다른 종류의 능력이 섞인 흔치 않은 조합이다.

36401_2.jpg

셋업을 하고 엔지니어들이 밸러스트를 옮길 수 있도록 레이서들은 가벼운 몸무게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말라서도 안 된다. 지난 2009년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페르난도 알론소는 미열로 힘들어했다. 레이스 동안엔 음료수 병이 깨져 아무 것도 마실 수 없었다.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체중을 줄인 탓에 영양부족이 그의 근육 내 수분량에 타격을 주었고, 몸이 너무 말라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과거 알론소가 아놀드 슈워제네거 같은 근육을 가졌을 때 드라이버로서 얼마나 적합한 몸인지 사람들이 종종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이는 쓸모없는 일이다. 드라이버들에겐 그렇게 많은 근육이 필요 없으며 마라토너와 같은 지구력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레이싱 도중 드라이버들에게 가해지는 힘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 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가속과 감속에서 느낄 수 있는 수평 가속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36401_3.jpg

사실 더 큰 문제는 타이어에 진동이 있거나 머신이 수시로 요철에 부딪힐 때 수직으로 가해지는 힘이다. 이런 수직적 힘으로 복부의 장기가 움직일 수도 있고, 심하게는 뇌가 흔들릴 수도 있다. 수평 가속도는 사고가 났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 G포스가 1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50G까지 높아지기도 한다.

뇌의 무게가 3kg일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50G가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 그 힘이 곱해지면 갑자기 뇌의 무게가 150kg이 되어 두 개골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다행히 한스(HANS)장치로 그런 종류의 부상은 예방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전엔 드라이버들이 시트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음에도 자주 스티어링 휠에 머리를 부딪치곤 했다. 인간의 신체는 탄력적이며, 경주차가 방호벽에 정면으로 충돌하면 온몸의 관절이 2∼3m 늘어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래서 드라이버는 충돌이 발생했을 때 측면으로부터 가해지는 힘에는 대처할 수 있다. 만약 인간의 몸이 나무로 되어 있었다면 신축성이 전혀 없어서 충격이 발생했을 때 큰 문제로 이어졌을 것이다. 수직으로 발생하는 힘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혈액으로 인해 신체에 끼칠 수 있는 타격이다. F1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지만 인디카(INDY CAR) 시절 고저차가 너무 급격해 드라이버들이 정신을 잃곤 했는데, 이는 수직 가속도로 인해 뇌의 혈액이 부족해져서 벌어진 일이었다.

36401_4.jpg

이 때문에 혈액순환과 심장의 중요성은 스포츠 전문가들의 가장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드라이버들에게 심전도 검사를 해 심장박동수를 측정했던 1969년에 처음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던 주제이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 드라이버의 심박수가 경주차의 다른 변수들과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선 심박수가 트랙을 한 바퀴 도는 사이에 여러 차례 바뀌고, 드라이버가 직선주로를 달리는지, 코너링을 하는지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모든 장기가 체내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며 심장 역시 그 위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변하면 심장 주변의 근육이 그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매우 특이한 현상도 있었다. 그랑프리 전체에 걸쳐 드라이버의 심박수가 대략 180회에 가까운 데 프랑스 마니쿠르 서킷에서 테스트를 했을 때 저속의 호주 애들레이드 서킷 헤어핀을 빠져 나오며 드라이버가 가속할 때면 그의 심박수가 5초 정도 54회로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180회로 올라갔다. 이 같은 현상은 언제나 트랙의 같은 지점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이런 일이 가속하는 중에 어째서 일어나는가?

36401_5.jpg

우리에겐 두 가지 신경계가 있다. 하나는 땀 배출과 호흡을 조정하고 신체가 휴식을 취할 때 조절을 하는 기능이다. 드라이버가 코너를 빠져나갈 때 작용하는 기능이 바로 두 번째 것이고 여기서 심박수의 감소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가속의 힘이 우연히 체내의 전기적 반응을 불러와 그러한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버는 경주차에 올라타기 전에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야 하므로 이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한 번은 GT 레이싱에서 한 드라이버가 자신의 팀동료와 교체하기 위해 경주차로 뛰어들었고 출발지점부터 그는 차안에서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음 레이스에서 그는 피트 바로 뒤에서 오르락내리락 뜀박질을 해서 심박수를 높였다. 그리고 그런 반응이 다시 올 때 그의 심박수는 지나치게 낮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심박수는 다른 부분에서도 변한다. 자신이 피트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드라이버의 심장은 분당 15∼20회 가량 박동수가 증가한다. 이 현상은 드라이버에게 강하게 밀어붙이라는 지시가 내려졌을 때도 발생하며 드라이버의 속도가 랩당 거의 0.3초씩 증가할 때도 15회 정도 심박수가 올라갔다. 이론적으로 만약 드라이버가 레이스 내내 이와 같은 심박수를 유지하면 20초 정도 더 빠른 기록을 낼 수 있다. 이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겠지만 또한 우리가 트레이닝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라고도 할 수 있겠다.

36401_6.jpg

또 다른 놀라운 현상은 레이스가 끝난 뒤 심박동이다. 드라이버가 파크 퍼미에 들어올 때 그의 심박수가 180회에서 정상치로 떨어졌다. 그러더니 몇 분이 지나자 갑자기 180회로 다시 치솟는 것이 아닌가. 그랑프리 중 기온이 굉장히 높으므로 혈액온도도 올라갔다. 평상 시 상황이었다면 땀이 배출되어 혈액온도가 낮아졌겠지만 드라이버가 워낙 오버롤로 꽁꽁 싸매져 있던 터라 땀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동맥이 그 열을 감당하기 위해 확장되었지만 일단 경주차에서 내려 오버롤을 벗자 혈압이 내려갔다. 신체교감 신경계의 작용으로 혈액을 짜내어 펌프질을 한 것이고 그 결과 심박수가 급증했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져 드라이버가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일부는 다른 이들보다 회복이 빠르기도 하고 포디엄에 서기 전 의자에 잠시 앉아야 할 수도 있다. 그건 단지 신체에 다시 공급되는 혈액에 대한 반응일 뿐이다. 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올 때를 떠올려보라. 샤워를 할 때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가. 같은 반응인 셈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