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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카레이싱 현장에서 활동한 모터스포츠 전문기자 출신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뿐 아니라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사막 랠리, 포뮬러 닛폰, F3, 카트 등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들을 지켜봤고 포뮬러 르노, 랠리카 등 다양한 경주차들을 시승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경주 안내서인 모터스포츠 단행본도 발간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할만큼 늘 모터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선수와 오피셜간의 대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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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5-21 12:25:46

본문

선수와 오피셜간의 대화 필요하다

오피셜은 자동차경주의 안전과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심판관이다. 당연히 드라이버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들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순발력 있는 상황대처능력이다. 물론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도록 경기의 흐름을 유지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사고의 위험은 노력만으로 100%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느 코스에서나 사고가 날 수 있고 그로 인해 드라이버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가끔씩 새삼스럽게 긴장감이 들기도 한다.

어째든 만일 사고가 일어났다면 오피셜은 뒤따를지도 모르는 다중사고를 막기 위해 매우 빠르게 움직여 주어야 한다. 그러한 자세는 레이스 못지않게 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기장의 기본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진행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오피셜이 필요하다. 오피셜이 양적으로 혹은 질적으로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딱하게 된 것은 드라이버들이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려면 우선 믿을 수 있는 오피셜이 뒤를 받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피셜들이 제시하는 동작 하나하나가 믿음으로 받아들여져야만 비로소 힘찬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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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1코너에서 경주차의 오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면 포스트 요원은 즉시 오일기를 걸고 한 손으로 오일이 흐른 지점을 가리켜 뒤따르는 드라이버에게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사고가 나면 항상 먼저 깃발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보고는 나중 일이다. 예를 든 대로 오일이 샌 사고였다면 해당 경주차에 즉시 오렌지볼기를 내려 피트로 불러들여야 한다.

이 과정이 일사불란하게 지켜지지 않았다면 어떻겠는가? 오일이 새는 것도 모르는 드라이버는 계속해서 트랙에 기름을 깔고 다닐 것이고 결국 숱한 경주차가 스핀하거나 심하면 전복되는 사고를 당해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일이 묻은 트랙은 곧 녹아들어 움푹 패인 흉터를 남기게 될 것이고 결국 타이어의 수명이 짧아져 드라이버들이 그 손해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조금 심한 단계까지 걱정을 한 듯하지만 사실 드라이버와 오피셜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하는 데는 부족한 듯하다. 사실 이 둘은 배우와 연출자의 관계다. 그러나 실제상황에서는 그 같은 관계가 비뚤어져 나타나는 일이 많다. 예전 사례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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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클래스든 스타트 뒤부터 3랩까지는 경주차들이 촘촘히 몰려 있어 사고위험이 높다. 특히 포메이션랩을 마치고 결승 그리드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드라이버들에게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숨죽이기는 관중도 마찬가지였다. 적막을 깨며 녹색 신호등이 켜지면 경주차들이 굉음을 내며 일제히 앞으로 튀어 나갔다.

늘 그렇듯이 첫 랩부터 무리한 코너진입으로 스핀하는 차가 생겼다. 뒤따르던 경주차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연쇄적인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정말 격렬한 선두다툼이었다. 이 사고로 한 경주차가 앞 범퍼를 덜렁거리고 있었다. 그대로 진행하다 자칫 범퍼가 트랙에 나뒹굴면 뒤차에 큰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메인 포스트 오피셜이 오렌지볼기를 발령했다. 그러나 문제의 경주차는 오렌지볼기를 받고도 피트인하지 않고 계속 질주했다.

4번째 오렌지볼기가 내려졌는데도 피트인하지 않아 관제실에서는 즉시 페널티 깃발을 내렸다. 그러나 흑기를 2번이나 받고도 여전히 피트인하지 않았다. 그 사이 바닥으로 말려들어간 범퍼는 동강이 나며 코스 안쪽으로 퉁겨나갔다. 다행히 위험지역이 아니어서 큰 걱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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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페널티 깃발을 철수시켰고 그 드라이버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레이스를 계속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신호깃발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드라이버는 심사위원회에 출두해 무거운 벌칙을 받았다.

한데 자기 팀 드라이버가 깃발을 못 보는 것을 눈치 챘다면 소속팀원이라도 팀의 사인보드를 통해 피트인을 알렸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드라이버로서 가슴 아픈 중징계를 피할 수도 있었을 뿐 아니라 레이스의 위험부담도 크게 줄었을 것이다.

물론 최근에 신호기에 대한 드라이버들의 인식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경기 분위기가 과열되면 오피셜의 통제를 가볍게 넘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훌륭한 드라이버가 되려면 개인적인 드라이빙 테크닉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기규정과 오피셜 사인에 대한 이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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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평소 훈련 때 오피셜들과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고 서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문제는 스포츠맨십이다. 페어플레이의 정신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조그만 흥분되는 상황을 만나도 공정성을 잃고 말 염려가 있다. 일부에서는 슈퍼레이스의 과열된 분위기에 대해 무척 걱정 어린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충분히 그럴만한 소지가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드라이버들의 기량이 무척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조금씩 고쳐 나가면 정말 활기차고 매끄러운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같은 반성과 기대는 드라이버뿐 아니라 오피셜에게도 해당하는 것이다. 드라이버들의 기량이 늘어난 만큼 오피셜들의 자질도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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