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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교수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대덕대학에 타이어공학과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덕대학 미래자동차학과에 재직중인 모빌리티 전문가 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이호근 교수의 퓨쳐 모빌리티'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 타이어, 미쉐린에게 배워야 할 것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9-29 18:53:36

본문

며칠 전 금호타이어에서 F1용 타이어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실차 성능 시험을 스페인에서 진행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필자는 한편으로 상당히 의아한 생각이 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달 미쉐린이 주관하여 다녀 온 말레이시아에서의 짜릿한 경험이 새롭게 떠올랐다. 필자의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좋은 격려의 말을 전해주신 덕분에 지금 이런 저런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기고를 게을리 한 것에 대해 본인 스스로 반성하기로 하고, 그 반성문(?)의 시작으로 미쉐린과 금호타이어 그리고 이번 주말에 영암에서 열리는 F1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지난 8월 필자는 국내 자동차 관련 전문기자분들과 함께 말레이시아 세팡에 위치한 미쉐린 주행시험장을 다녀왔다. 2박 3일의 야박한(?) 일정에 투덜대며 짐을 꾸렸지만, 현장에서 경험한 포뮬러 머신을 비롯한 3종의 주행시험은 이러한 불만을 일격에 날려버렸다. 자세한 체험에 대해서는 필자가 아무리 열심히 작성한다 해도, 채영석 국장님의 디테일을 범접할 수 없기 때문에, 다소 다른 관점에서 지난 행사를 평가하고자 한다.

타이어는 자동차 메이커에서 유일하게 원가 분석이 안되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모든 자동차 부품에 대해 메이커에서 제조 공정을 분석하고 원가를 책정한 후 매년 납품단가를 5% 가까이 다운시키고 있다. 일전에 현대자동차 섀시팀과 미팅이 있었는데 타이어회사를 ‘갑’이라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한탄한 적이 있었다. 납품단가 5% 다운의 예외 부품이 타이어가 아닐까 필자는 생각해 본다. 그럴 경우 자동차 메이커 섀시팀이 편치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일단은 타이어 메어커 조차도 경쟁회사 중에서 제품의 성능이 우수한 회사 제품을 구매 후 뜯어 보고 잘라보고 분석해 봐도, 그간 축적된 기술력이 없을 경우 절대 동일하게 만들 수가 없다. 20가지가 넘는 고무 성분이야 분석기로 돌리면 비율을 정확히 알 수 있으나, 그러한 조건의 컴파운드를 섞은 후 균일하게 분포되도록 성형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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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F1에 공급되는 타이어의 경우는 철통같은 보안이 필수조건이다. 필자가 브리지스톤 일본 본사와 연구소를 몇 번 방문했으나, 아무리 기회를 노려도 F1에 공급했다가 파열된 파편 조각하나 건지지 못하고 있다. 보통 경기당 수백개의 타이어가 사용되고, 그날의 날씨 등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보통 영암의 경우만 해도 2,000개의 타이어가 준비되게 된다. 이들 타이어 하나하나를 관리하고 사용 후 남은 것을 본사에서 거두어 가는 것은 물론이고, 주행 중 파손된 타이어 파편까지 깨끗이 수거해서 케이스에 넣은 후 본사 연구소로 배송시킨다. 물론 파열 원인과 대책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타이어 제조 기술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이다.

F1이 얼마나 힘겹고 가혹한 조건인지는, 올해 들어 피렐리타이어가 3회 파열사고가 발생하고, 레이서들이 우려 섞인 목소리로 경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다. 피렐리타이어는 분명 기술적인 면에서 그리고 회사 규모에서 국내 업체들 보다는 한 수 위에 있다. 그런데 그런 프리미엄급 성능을 보유한 회사에서 제조한 F1용 타이어가 뻥뻥 터져 나가는 것이 F1 현장인 것이다. 타이어의 파열은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이는 머신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게 한다. 결국 박진감 넘치는 경기 운영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세계를 한바퀴 돌면서 연간 십수번에 걸쳐 운영되는 F1 경기는 경기장 마다 기후 및 습도 그리고 도로 여건이 다소 다른 관계로 다양한 환경에서의 타이어 성능 평가에 매우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 결국 타이어 메이커가 일반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타이어의 성능 향상에도 일조하는 것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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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필자는 몇 년 전 일이 떠오른다. 브리지스톤이 F1에서의 철수를 결정했을 때, 전세계 타이어업계의 주목을 받은 회사가 다름 아닌 한국타이어였다. 연간 2천억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F1 경기 타이어 공급에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는 회사가 한국타이어였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타이어 보다 앞서 있던 글로벌 타이어 회사들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고, 한국타이어만 유일하게 4,700억 정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타이어는 대전에 타이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연구소 신설 투자에 집중하고 있었고, 이런 이유로 영국 대사관을 통해 제의가 들어온 F1 참여를 정중히 거절하고 다음번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금호타이어의 F1 타이어 성능시험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관계를 곁에서 지켜보는 필자는 가끔 다소 답답함을 느낀다. 몇 개월 전 KBS 똑소리(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구)소비자고발)에서 국내 3사 및 수입사와 함께 비교 시험한 에코타이어의 성능에서 금호타이어가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간 수천억의 흑자를 지속적으로 기록해 온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놀랄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 1위 자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법정관리 상황의 금호가 턱밑까지 따라 온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도 상당히 예상외의 결과에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당황하셨어요...“ 이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런 악연일까? 아니면 치열한 경쟁 상대여서일까? 9월 2일로 수개월 전부터 예정되어 온 금호타이어 용인연구소 오픈식 날 한국타이어는 ’긴급발표‘를 한다고 통보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금호타이어가 한발 양보하여 8월 30일에 기자단 간담회를 개최하게 된다. 오비이락! 우연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한 일이 자꾸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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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이번에 금호타이어에서 F1 참여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도자료로 내보내게 되었다. 물론 아무 문제없다. 왜냐면 한국타이어의 F1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고, 필자와 같이 타이어 회사 사정을 매우 잘 아는 사람들이 듣고 알고 있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번 발표를 필자는 긍정적으로 본다. 전세계 TV 시장 1, 2위가 삼성과 LG이다. 이것은 국내에서 경쟁업체끼리 피나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다 보니, 어느덧 세계적인 1, 2위 회사가 된 것이라고 본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다음번 F1 참여가 당연시 되는 분위기일 수도 있다. 그런데 금호타이어가 보다 앞선 기술과 발 빠른 행보로 압박해 온다. 아니 표현이 잘못되었다. 압박이 아니라 앞서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F1 타이어 개발 기술과 경험은 결론적으로 전체 타이어의 품질 향상에 이바지 하는 바가 큰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면, 지난번 ‘똑소리’에서 나타난 의외의 결과가 1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의 가장 큰 단점인 노조 관계가 정리가 잘되고, 이로부터 협조적인 사내 분위기만 탄다면 역전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 것이다. 국내 업체 간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기술 개발 경쟁! 가슴 벅찬 일이다. 다만 선의의 경쟁이 되길 당부한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상호 격려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고? 국내 타이어 산업은 수출이 80%에 육박한다. 국내업체끼리 으르렁거리고 싸우다 서로 상처 입어야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 각박한 해외 시장에서 서로 자멸하게 된다.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된다. 문제는 누가 선두 주자인지 명확하면 오히려 양보하면 되는데, 두 회사의 관계가 애매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기술력이나 수익면에서는 한국타이어가 분명 한 수 위에 있다. 그런데 타이어 개발과 생산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끝이 아닌 것이 문제이다. 기업 홍보와 소비자 그리고 기자 및 전문가 집단과의 커뮤니케이션은 금호타이어가 2~3수 위에 있다. 개발된 제품의 특성과 장점을 언론과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타이어의 성능 평가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 제품을 장착하고 주행해 보면, 소음, 진동, 제동력 및 주행성능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숙련된 사람 혹은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비교가 가능하다. 그러나 타이어는 하루 이틀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다. 2~3년간 사용해 보고 나서야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다.

결혼하고 똑같다. 첫 눈에 반하고 데이트 수십 번 아니 수백번 하고 평가 후 결혼한 사람들이 왜들 후회하고 갈라서는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금호타이어의 6만km 주행성능 보장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개발의 성과와 공격적인 마케팅이 한 팀이 되어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간 늘 필자는 브리지스톤타이어만 장착하고 있으면서, 주변에서 타이어를 권해달라고 하면 그래도 한국타이어 성능이 조금은 낫다고 표현해 왔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에서 자신감 있는 어필을 하는 금호타이어의 자세가 전문 집단의 판에 박힌 의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가 너무 옆으로 샜나보다. 다시금 KBS의 똑소리 결과로 돌아가 보자. 똑소리에서 간과한 회사가 있다.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아서, 미안해하고 있었는데 미쉐린에서 연락이 왔다. 회사에서 예상한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헐! 이런 일이...미쉐린과 브리지스톤의 경우 회전 저항 결과가 그리 좋지 않다. 그런데 제동거리에서는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쉐린의 경우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거리는 실험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국내 일부 업체 보다 10m 이상 짧게 측정되었다. 고속내구 성능 시험에서는 국내업체 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고, 중요한 것은 타이어가 견딜 때까지 견디다가 전체가 균일하게 트레드 세퍼레이션이 발생했다. 일부분이 파열되면서 조기에 터져 버린 국산 일부 회사 제품과 매우 비교되는 부분이다. 결국 제조 과정에서 전체 컴파운드의 배합이나 층별 결합이 매우 균일하게 되었다는 반증이다.

미쉐린의 반응을 보고, 국내 메이커와 빅3에 속한 회사의 제품 성능을 다시 한번 비교 해 봤다. 에코타이어! 친환경타이어!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단어다. 공통적으로 회전저항을 줄여 연비를 향상시키고 이로 인해 Co2 발생을 줄여 지구 환경에 일조하자는 것이다. 평가 항목에 회전 저항이 제일 중요하다. ‘빨리 빨리’가 몸에 밴 한국인의 DNA로 인해, 일단 다른 성능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우선 회전 저항을 1등급에 가깝게 만들고, 트레이드 오프된 다른 성능은 점차 끌어 올려서 정상화 시키자는 것이 국내메이커의 개발 방향인 것으로 분석된다.(물론 필자 개인적인 분석 결과 이다.)

해외 메이커들은 제동거리와 고속 내구성능 등 타이어와 자동차의 안전에 관련된 항목에 대해서 절대 양보가 없다. 그대로 유지하면서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회전 저항값을 낮추려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좋게 평가하면 ‘원칙에 충실하...’이고, 안좋게 평가하면 ‘다소 미련할 정도로 답답한...마케팅은 염두에도 없는....’ 이런 식이다. 아직은 에코타이어 분야가 이제 꽃피기 시작하는 초창기인지라, 뭐라 평가할 수 없다. 조금 더 기다려 봐야, 상반된 두 작전 중에서 어느 것이 훌륭했는가 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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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분야 중에서 상기와 같은 기술개발과 무관하게 중요한 것이 홍보 분야이다. 시승회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어필하는 메이커들도 상당하다. 9월 28일 토요일 궂은 비가 조금씩 내리는 와중에 방문하 춘천의 BMW ‘MINI UNITED 2013’에 필자도 다녀왔다. BMW MIMI 주양예 이사의 환대 속에 내리는 비를 잊게 만드는 멋진 축제였다. 이런 종류의 행사는 매우 많다. 문제는 타이어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행사가 용이치 않다는데 있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이고, 자동차 전문기자들 중에도 타이어의 성능을 직접 운전해 본 후 비교 분석하는데 다소 버거운 분들이 있다. 결국 이런 소비자들은 전문가의 입만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사실이 타이어에 관한 글을 쓰는 필자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보다 신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쉐린의 이와 같은 행사에 찬사를 보낸다. 평소 경험으로는 분명 차량이 밀리고 회전하면서 사고가 발생할 만한 범위를 넘어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밖으로 튀어나가려고 하는 필자의 몸과 반대로 속된 말로 ‘척척 감기며’ 코너를 도는 포뮬러 머신의 스피드와 그 스피드를 뒷받침 해주는 타이어의 성능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채영석 국장님의 표현대로 고속에서의 공기 저항으로 인해 머리가 못난이 인형처럼 흔들리고 좌우로 획획 도는 상황에서도 타이어는 차량을 끝까지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타이어에 양면 테이프를 감아 놓은 느낌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미쉐린이 그간 쌓아 온 기술에 대해 긴 연설이 필요 없다고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한편으로 국내 타이어 메이커가 언제 이런 기술을 따라 갈 수 있을지 우려되는 순간이었고, 부러움과 질투가 교감하는 경험이었다.

필자와 같은 전문가와의 만남 뿐 아니라 미쉐린타이어 딜러들도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판매하는 타이어에 대한 자부심과 성능에 대한 믿음이 없이 어떻게 적극적인 자세로 영업을 할 수 있겠는가? 상당히 의미 있는 전략이고, 국내 업체가 글로벌 Top 5로 뛰어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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