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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교수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대덕대학에 타이어공학과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덕대학 자동차학부에 재직중인 자동차, 타이어 및 배출가스 관련 환경 분야의 전문가 입니다. 너무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타이어와 관련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이호근 교수의 타이어 교실'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전기차 화재, 미래 먹거리에 대한 신뢰성 문제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1-02-04 08:32:56

본문

글/이호근(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필자가 대덕대학에서 근무한지 20년이 지나고 있다. 이제야 자동차산업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다. 외부에서 요청하는 특강의 주제를 보면 산업변화의 트렌드가 보인다. 2018년은 자율주행차, 전기차 및 커넥티드카, 2019년은 수소전기차 그리고, 2020년은 리콜과 전기차 화재에 대한 강의요청이 많았다. 올해 첫 특강도 전기차 화재관련이다. 특히 민간차원에서의 조사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인다. 깊이 생각해보면, 정부기관이나 제작사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 아닌지 반문해 본다.

 

최근 전기차 관련 화재의 주인공은 단연 코나EV다.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그 중 2건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 예외로 하고,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발생한 화재가 13건이다. 단일 차종으로 짧은 기간에 발생한 사건이기에,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불량률로 따지면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부품의 불량률이 1.5%를 넘어가면 국토부나 환경부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리콜도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 제작사는 정부 기준보다 2배 이상 강화된 조건으로 품질관리를 실시한다. 보통 0.8% 정도에서 리콜을 실시하고, 주요부품의 경우 0.5% 불량률에서도 리콜조치를 취한다. 

 

이번 코나EV 화재로 인한 리콜대상 차량은 총 7.7만대 정도로, 불량률은 0.019% 정도다. 일반적인 리콜 기준 대비 1/25 정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평균 5천 건이고, 차량등록 대수가 2,400만대로 발생비율은 0.02% 정도다. 그런데 우리가 긴장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일반화재의 경우 40% 정도가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원인이고, 40% 정도는 방화 및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화재발생이다. 나머지 20% 정도가 원인 미상이다. 그런데 전기차 화재의 경우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의하면 100% 원인미상이다. 또한 자동차 화재는 일반 부품의 불량에 따른 고장 혹은 사고에 비해 후유증이 크다. 

 

최근 세종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주변 차량 소실이 56대에 해당한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손상을 제외하고도 십억 이상의 손해배상이 예상된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최근 테슬라 화재를 제외하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코나 EV 사건은 100% 충전 후 방전 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운전자나 탑승자가 없었던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경우 운행 중이라는 초기 보고가 있었으나, 다른 부품에서 발생한 화재가 배터리로 옮겨간 것이기에, 배터리 이상으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100% 주차 후 충전기 꼽고, 여러 시간이 경과한 후에 발생했다. 

 

뉴스에서는 대부분 충전 중 발생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잘못된 표현이다. 화재 현장에 함께 출동한 한전관계자의 조사 및 분석에 의하면 모든 화재는 충전완료 후 충전기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로 전류가 흐르지 않는 상태에서, 차량 관리를 위해 배터리 전력이 사용되는 와중에 발생한 것이다. 

 

여러 가지 질문 중에, 화재 접수 후 국과수나 소방청 혹은 제작사의 행정처리가 너무 늦다는 불만이 매우 많다. 그런데 차량화재의 경우 대부분 전소하다 보니, 전기적인 특이점의 선·후 형성관계에 대한 구분이 불가하다. 결국 원인미상으로 귀결된다. 

 

배터리의 노후화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화재발생 차량의 생산일과 화재 발생일 그리고 주행거리를 분석해 보면 일관성이 없다. 11만km를 주행하고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으나, 출고된 지 3개월도 안된 1,444km 주행 차량도 있기 때문이다. 공통점은 모두 2018년 5월~2019년 5월 생산된 차량이고, 중국 남경공장에서 생산된 LG배터리가 장착되었다는 것이다. 

 

화재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는, 배터리 결함, BMS 결함, 배선 혹은 커넥터 결함, 급속 충전으로 인한 전극의 노화중에서, 배터리 결함과 BMS 결함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제작사도 서둘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90% 정도 충전 후 배터리 셀 간 전압차를 측정해서, 기준치 이상일 경우 전원을 차단하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충전 마진 문제는 절대 아니라는 자신감에서 아직도 97%까지 충전해 사용하고 있다. 결국 LG 배터리의 제작 결함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며칠 전 발생한 화재는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에서 발생했다. 아직 원인조사 중이기에 배터리가 발화원이 된 것인지, 외부 혹은 주변 부품의 발열로 인한 화재인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만약 배터리 화재로 결론이 난다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조치가 미숙했거나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비난을 제작사가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LG 배터리만의 문제에서 LG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곤란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전기차 전쟁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2021년에 들리는 소식으로는 매우 충격이 큰 사건이다. 

 

배터리 제작결함 혹은 노화에 의한 사고 등 여러 의견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대상 차량의 (급속/완속)충전 히스토리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정보공개가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전기차 판매 세계 3위를 달리고 있다. 열악한 조건에서 정말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 2021년을 전기차 전쟁의 원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메이커별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본인들의 기술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진검 승부가 펼쳐지는 것이다. 

 

LG, 삼성 및 SK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34% 이상을 담당하고 있고, 그 원천은 부단한 노력으로 이뤄낸 기술력이 바탕이다. 전기차 화재 사건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제작사와 정부가 서둘러 원인 규명을 통한 리콜 조치를 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먹거리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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