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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교수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대덕대학에 타이어공학과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덕대학 미래자동차학과에 재직중인 모빌리티 전문가 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이호근 교수의 퓨쳐 모빌리티'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테슬라, 전기차 시장의 패왕에서 퇴락할까?

페이지 정보

글 : 이호근(leehg@ddc.ac.kr)
승인 2024-03-11 11:02:46

본문

전기차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전기차의 상징 테슬라의 자존심도 무너지는 상황이다. 최근 여러 기사에서 지난 1월에 지난달에 테슬라 판매량이 국내에서 딱 1대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테슬라 직원들 수당이나 급여는 딜러 방식의 판매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성장세 둔화는 테슬라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의 빌미를 제공하는 게 아닌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1월에는 테슬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다. 이유는 아직 보조금 규모가 결정되기 이전이기 때문이다. 올해 보조금의 경우 현대 아이오닉6는 690만원을 받고, 테슬라 모델Y는 195만원을 받게 됐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보다 60% 이상 축소됐다. 보조금을 받는 기준이 현대·기아에 너무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테슬라 구매고객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특히 서비스센터를 몇 개 운영하는지와 1충전 주행거리의 차이가 보조금과 무슨 관계냐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낸다. 

 

우선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 이상을 조건으로 내세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주행거리가 짧은 경우 충전기 이용이 잦아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정부가 더욱 많은 충전기를 설치해야만 한다. 인프라 구축에 세금이 많이 사용되고 결국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에너지 밀도와 배터리 재활용은 환경오염에 대한 부분을 시사하는 것으로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서비스센터의 경우는 고객들이 불편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정부가 무슨 상관이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전기차 보급의 목적을 살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전기차를 보급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고장 난 전기차 수리가 늦어져 몇 개월 시간이 필요할 경우, 전기차의 연간 사용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은 대체 교통편 이용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게 된다. 그렇기에 보조금을 받으려면, 서비스센터를 충분히 구축해서 전기차 이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나라가 전기차 보조금을 주는 목적은 자국산업 보호가 최우선이다. 나머지 조건들은 명분일 뿐이다. 중국의 경우 노골적으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해야만 보조금을 준다. 미국은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에만 준다.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공장을 만들려면, 5조 내외의 자금이 필요하고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의 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 조건을 만들기 위해 미국에 수십조를 투자하는 것이다. 그런 조건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보조금 지급 조건은 양반인 편이다. 시장이 작다 보니 배짱을 부릴 수 없고, 두루뭉술 합리적인 조건을 달아 보조금 지급 조건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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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현 상황의 시작은 중국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의 절반이 팔리는 거대시장이다, 이런 시장 덕분에 중국산 배터리가 달리지 않으면 보조금 안 주겠다고 배짱을 부린 것이다. 2010년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와 같은 중국의 정책으로 인해 공장 가동율이 50% 이하로 떨어지자, 서둘러 2016년을 기준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배터리 생산 공장은 몇 년에 걸쳐 5조 정도가 필요하다. 유럽과 5:5로 합자회사를 만든다고 해도, 2조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가 빛을 받게 되면서, 유럽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68%를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 물론 그 후 중국 기업의 진출로 인해, 64%로 떨어지고 지금도 시장점유율은 잠식당하고 있으나, 전체 파이는 커지는 상황이다.

 

자동차 역사는 1800년대 후반 유럽에서 시작해서 매 30년 주기로, 미국,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이 참여하게 된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소비국인 중국이 고민해 보니,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영원히 가져올 수 없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결국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동화로 돌리고, 막대한 보조금 지급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의 칼자루를 쥐고자 노력한 것이다. 그리고 주원료인 리튬, 흑연 광산 등을 확보하면서 중국을 배제하고는 전기차가 활성화될 수 없도록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버렸다. 

 

미국이 이런 상황을 눈 뜨고 볼 수 있겠는가? IRA 법안을 만들고, 보조금을 무기로 배터리와 자동차 공장을 미국으로 유치하게 된다. LG의 경우 지난해 흑자를 낸 규모의 절반 정도인 4천억원 정도가 미국의 각종 지원과 세제 혜택 덕분이다. 공장을 세우게 되면 미국 내에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계속 지원 조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자재의 비율 조건도 점차 강화해서 2028년경에는 미국 혹은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가 관여해야만 보조금을 주기로 되어 있다. 결국은 미국의 우호 국가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의 모든 먹이 사슬이 완성되면서, 중국이 가져간 전기차의 패권을 미국이 다시 찾아오겠다는 계획을 진행 중인 것이다. 

 

배터리와 자동차 회사들의 막대한 자금이 미국에 투자되는 것을 눈여겨보던 유럽도, 유럽발 탄소법을 내세워 유럽 내에 배터리공장 설립을 종용하고 있다. 문제는 유럽의 경우 중국을 배제하지 않고, 단순히 가격 경쟁만으로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는 각국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움직인다. 보조금이 딱 끊기는 순간, 지속적인 성장세가 둔해지거나 혹은 극단적으로 성장 절벽과 맞닥뜨릴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시장이 작고 수출로 먹고사는 경우는 각국의 정책 변화와 선거 및 전쟁 등의 긴장감 넘치는 정치 상황을 모두 고려해서,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국내외 대관 업무 부서를 둘로 나눠, 외교 경험이 있는 인재를 30여명 영입해 국내와 해외를 나누어 담당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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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국의 경우 트럼프는,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게 되면 부품 감소로 인해 일자리가 최대 40% 줄어들게 될 것이라 주장하면서, 전미자동차노동조합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바이든 대통령이 IRA에 따른 전기차 보급 속도를 늦추겠다고 대응한다. 영국은 총리가 직접 나서서, 각 가정에 5천~1만 파운드의 청구서를 들이밀면서까지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고 발표했다. 아직은 전기차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내부적으로는 전기차 산업에서 영국 기업들이 힘을 못 쓰는 것이 진짜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2030년 이후로는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예전에 발표한 것을 2035년으로 늦췄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은 e-fuel을 내세워 2050년 탄소제로를 달성하겠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의 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전기차 가격이 아직은 적극적으로 보급하기엔 높다. 두 번째는 전기차에 대한 패권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넘어가는 걸 유럽이나 미국은 보고 싶지 않다. 특히나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서는 중국이 원재료부터 대규모로 확보한 상황에서, 리튬 가격을 최근 4년간은 8배까지 올리고, 전년도에는 40% 하락시키는 등 후발 주자들이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기 어렵게 견제하고 있다. 결국은 전고체 배터리 등 새로운 게임체인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중국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LG의 경우 배터리 개발 부문을 사장 직속으로 두면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데, 그 이유도 같은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팔아서, 대당 9,700달러 내외의 수익을 창출했다. 6천만원 내외의 차량을 팔아서, 천만원 이상 수익을 냈으니 부러울 따름이다. 현대·기아는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팔아서 대당 백만원 미만을 남겼다. 테슬라가 과감하게 가격할인을 통해 후발 전기차업체들을 경계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단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보통 자동차를 연간 1만대 내외 판매할 경우와 비교하면, 5만 규모에서는 생산 원가가 30% 절감된다. 1억짜리 차를 7천만원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10만대의 경우는 7천만 원에서 또 30%가 세이브 되니까 4,900만원에 제작이 가능하게 된다. 이 공식을 테슬라에 대입해 보자. 테슬라는 전 세계적으로 200만대 정도의 생산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판매 모델은 4종이다. 모델당 50만대 내외를 팔면서 막대한 수익을 남기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두 번째는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마케팅 이미지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오토 파일럿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선호도 덕분이다. 전문가입장에서 차의 각종 퍼포먼스와 승차감, 조정 안정성을 평가해보면 실제 테슬라는 과대 평가된 측면이 있다. 그런데도 테슬라가 처음에 그렇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하차감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이제 테슬라를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장점만으로 바라보는 충성고객들이 고갈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제는 가성비를 정확히 따지는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뒷받침이 있어야만 지속적인 우상향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 시점이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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