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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교수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대덕대학에 타이어공학과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덕대학 미래자동차학과에 재직중인 모빌리티 전문가 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이호근 교수의 퓨쳐 모빌리티'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현대차, CES 2024에서 수소차 사업 재점화 선언

페이지 정보

글 : 이호근(leehg@ddc.ac.kr)
승인 2024-03-14 11:37:53

본문

2024 CES를 직관하고 왔다. All on. 모든 분야에 AI를 접목시키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평소 자동차회사들은 CES에서 신모델을 전시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모든 자동차회사들이 AI를 사용한 음성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챗GPT를 적용한 지능형 음성비서 서비스를, 벤츠도 AI가 도입된 음성인식 서비스 그리고 BMW는 아마존의 알렉사를 활용한 개인비서를 이번 CES에서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삼성전자와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현대차그룹이 미래의 키워드로 언급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Software-Defined Vehicle)는 차량이 만들어지는 단계에서부터, 개발자의 관점은 최적의 소프트웨어 구축이 목적이 되는 것이다. 즉, 이제 자동차의 기본적인 하드웨어는 성능이 거의 수렴했다고 보고, 소프트웨어에서 차별성을 찾겠다는 것이다. 즉 바퀴 달린 컴퓨터 혹은 휴대폰이 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번 CES에서 현대자동차는 수소를 다시 들고나왔다. 지난 2~3년간 현대차가 수소차 사업을 축소하거나 퇴로를 모색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적으로 수소차 사업 전개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있었으나, 미래차 사업으로 수소사업을 끌고 가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 이미 주요국의 수소발전, 수소인프라도 상당히 진척이 있는 상황인지라,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해 얻은 수소전기차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다시금 수소모빌리티 산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작년 기준 세계에서 수소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나라는 중국이다. 

 

도요타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수소연료전지(FC) 시스템을 양산한다. 2023년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FC 시스템 공장을 구축한 데 이어 양사 모두 중국에서 해외 첫 FC 전용 공장을 마련한 것이다. FC 시스템은 공기 중 산소와 수소탱크에서 공급된 수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일종의 발전기다. 양사 모두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 버스, 철도, 발전기, 도심항공기 등으로 FC 시스템의 수요처를 확대해 수소차 생산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수소굴기라는 명명하에 2030년 수소전기차 보급의 목표를 세워놓고 있었다. 10만대 보급에 충전기 1,000곳 이상 설치 등등의 장밋빛 전망에는 중국 기업이 수소전기차 생산 기술을 확보하면 이라는 전제가 보이지 않게 깔려 있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이미 보이지 않는 수소전기차 시장에 대한 패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축국 경기에서 프리킥이나 코너킥 차기 직전에, 수비수와 공격수들이 자리다툼 등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금까지 몇 년간 왜 쓸데없이 다른 나라에서는 관심도 없는, 수소전기차를 만들고 보급하느냐고 욕먹던 일이 생각난다. 

 

필자는 그 당시에도 늘 전기차는 배터리 중량과 저온 특성 그리고 전기의 송전과 보관 문제 때문에, 모든 모빌리티 분야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주장을 해왔다. 수소전기차가 무조건 한 축을 담당해줘야만 한다. 이번 CES에서도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필자는 자동차 분야 정부 출연 연구원장님과 동석할 기회가 있었다. 자연스레 수소산업에 대한 질문이 오갔고, 필자는 4년 이상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의 장단점을 설명하면서, 전기차가 대체하기 어려운 수소전기차의 필요영역에 대해 언급했다. 갑자기 현대자동차 임원께서 고맙다는 악수를 청하길래 다소 당황한 기억이 있다. 

 

전기버스를 예로 들어보자. 서울시에서 운행하는 전기버스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2톤이다. SUV 1대 무게다. 충전하는 데 한 16시간 정도 걸리고 가득 충전해도 300km 밖에 못 간다. 시내 주행은 가능할지 모르나, 장거리 주행은 불가능하게 된다. 서울시가 광화문에서 인천공항까지 친환경 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는데, 전기버스를 고민하다 보니 답이 안 보인다. 그래서 결국은 수소전기버스를 사용하기로 했다. 결국 장거리, 그리고 무거운 화물 트럭, 열차, 드론, 비행기 등은 전기로 운행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수소전기차가 관심 받는 또 한가지 이유는 신재생에너지, 즉 태양열, 풍력, 조력 등과 관련이 있다. 태양열 발전만 예를 들자.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하기 위해, 태양열 전지판을 쫙 깔고 거기서 나온 전기를 전기차에다 쓰고 또 수소를 생산해 수소차에다 쓰면 된다. 문제는 태양열로 만드는 전기는 한낮에는 많이 생산되지만, 밤에는 생산량이 제로다. 여름에는 많이 생산되지만, 겨울에는 생산량에 뚝 떨어진다. 이러한 간헐성과 계절적 요인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바이든 정부가 내세운 IRA 정책 중 자동차 관련 정책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열 전지판을 통한 전기 생산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전기요금이 시간대별로 다르다. 한여름 캘리포니아 같은 경우는 마이너스 요금제도 있다. 태양열 전지판을 잔뜩 깔아놨는데, 전기는 모자라도 문제고, 남아도 문제다. 전기가 남아돌면,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문자를 보내면 된다. 지금 충전하면 kw당 10센트입니다라고. 그러면 사람들이 충전기로 몰려가서, 포드 F150 전기 트럭을 충전한다. 매우 저렴한 요금으로, 저녁에 퇴근하게 되면, 오후 5시에서 9시 전기요금이 가장 비싸다. 집에 와서 스테이크 굽고, 에어컨 틀고, TV 볼 때, F150 전기 트럭에 충전해 놓은 전기를 집에 연결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절약할 수 있는 요금이 하루 4~5만원 정도고, 한 달이면 50~60만원이고 1년이면 600~700만원이 된다. 10년만 그렇게 사용하면 차량 가격을 뽑는다는 계산이다. 정부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남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저녁에 공급하려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ESS 시스템을 잔뜩 만들어야 하는데, 이 비용으로 차라리 전기차 보조금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이제 하루가 아닌 1년을 기준으로 다시 고민해 보자. 계절적인 요인으로 넘어가면 한여름엔 태양열 발전을 통해 전기를 많이 생산할 수 있지만, 겨울에는 생산량이 뚝 떨어진다. 그런데, 배터리에 보관하면 일주일도 못 버티고 방전되게 된다. 공항에서 차 세우고 2주만 해외에 다녀오면 시동 걸기 어렵다. 그런데 수소는 압축해서 온도만 잘 조절해 보관하면 18개월 동안 거뜬하다. 여름에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얻은 전기를 겨울에 사용하거나, 혹은 북반구가 겨울일 때 남반구인 호주에서 전기를 생산해 해저 케이블로 전기를 끌어다 쓰려면 그 비용과 손실이 장난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호주에서 생산된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이를 가스선을 이용해 전 세계로 운반하자는 전략이 유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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