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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교수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대덕대학에 타이어공학과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덕대학 미래자동차학과에 재직중인 모빌리티 전문가 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이호근 교수의 퓨쳐 모빌리티'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샤오미의 전기차 출시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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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호근(leehg@ddc.ac.kr)
승인 2024-04-25 13:50:56

본문

해외시장과는 달리 국내 전기차 시장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물론 테슬라가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5천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면서 다소 놀라움을 던져줬으나 전반적으로는 암울한 상황이다. 테슬라의 경우 그간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누적된 대기수요가 어느 정도 풀리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현대·기아는 전기차 춘궁기를 극복할 묘책이 떠오르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이 와중에 대륙의 실수 ‘샤오미’가 전기차를 출시했다. 기존의 자동차 제작사들이 충격을 받은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너무도 저렴한 가격과 말도 안 되게 짧은 개발 기간 때문이다. 애플이 10년 동안 만들어오다 포기한 전기차를 샤오미는 시장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에 내놓았다. 이 3년이라는 기간은, 보통 전통적인 자동차 제작사들이 신모델을 출시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슷하다. 보통 기존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만 새로 설계해도 2~3년은 걸린다고 한다. 엔진까지 새로이 개발하는 경우는 4~5년 가까이 필요하다. 최근 좀 짧아졌다고 해도 최소 3년은 잡아야 한다.

 

그런데, 샤오미는 2021년 레이 쥔 회장이 전기차 출시를 선언하면서, 3년 동안 전기차 연구개발에, 100억위안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한화로 1조 8,500억원 규모이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 기존 제작사들이 차량을 개발하려면 3~4천억 정도, 많아야 5천억 내외를 들이는데, 샤오미는 1조 8,500억을 썼다. 돈으로 시간을 번 것으로 봐야 한다.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다. 애플이 1~2조가 없어서 포기했겠냐는 의견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필자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원인을 해석하고 싶다. 애플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를 내놓는다고 상상해 보자. 소비자들의 기댓값은 테슬라나 현대·기아의 전기차 수준을 훌쩍 넘어설 것이다. 애플도 소비자들의 이러한 기대 심리에 부응하고자, 기존의 전기차들과는 한 단계 이상 수준이 향상된 완성도로 전기차를 출시해야만 한다는 모종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애플은 본인들 이름에 걸맞게 완성도 높고 완벽한 차를 개발하다가 중도에 포기한 것이라고 본다. 그럼, 샤오미는? 최근 샤오미가 출시한 SU7의 각종 사고 영상이 간간이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도 개발 기간과 판매가격만을 언급하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칭이 ‘대륙의 실수’다. 샤오미가 전기차를 내놓는다고 했을 때, 소비자들은 일단 반은 접고 이해해주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다소 엉성하고 자율주행 성능이 떨어져도 그러려니 하고, 나름 장점만을 언급하는 언론이 대부분이다. 

 

물론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 수가 35~40%가량 적고, 기존의 완성차업체들도 모터나 배터리는 외주 처리하기 때문에, 문턱이 낮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누구나 쉽게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판매하는 도요타가 최초로 만든 전기차의 바퀴가 빠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렇기에 샤오미의 SU7에 놀라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상품의 경쟁력은 외형 디자인을 비롯한 하드웨어의 스팩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차량을 통합제어하는 기술의 완성도와 자율주행에 대한 접근성이 차별화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모터와 배터리는 어차피 구매해서 쓰는 것이고, 자동차의 최종 조립도 위탁생산이 가능한 상황에서, 제품의 차별성은 소프트웨어에서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샤오미의 전기차는 언제쯤 전 세계 자동차 제작사들을 위협할 수 있을지, 그 방법과 시기가 궁금해진다. 답은 막대한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에 있다. SU7 수십, 수백만 대를 내수시장에서 소화하면서, 각종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의 특성상 품질과 관련된 문제는 대부분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통제될 것이고, 조용히 수습되면서 기술이 축적되는 기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완성도에 자신감이 붙게 되면, 규모의 경제로 달성한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해외로 진출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은 샤오미가 비야디와 더불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비야디의 경우는 배터리부터 차량설계 및 생산까지 수직계열화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샤오미는 현재까지는 외주에 의존하고 있으나 조만간 기존 스마트폰, 가전 기기 등과 연계해 생태계를 확장하려고 할 것이고, 차량과 가전제품의 연동성을 높인다는 것은, 샤오미 운영 체제를 자동차 안에 넣어 집안 조명을 조절하거나 카메라를 작동시켜 내부를 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샤오미의 전기차 출시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대부분의 전기차 회사들도 저가형 전기차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고이다. 이미 테슬라는 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포기하고 로보택시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두 번째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통합제어는 향후 필수적인 부분이고, 나아가 가전제품 등 각종 전자기기와의 연계성이 경쟁력 비교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작사들은 긴장해야 한다. 전자 회사의 전기차 출시가 단시간에 현실이 될 수 있고, 막강한 경쟁자의 탄생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개발한 전기차? 시장 규모만 형성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글 /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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