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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한중대결이 시작되는가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01-31 22:22:18

본문

1월의 자동차 업계는 한여름보다 뜨겁다. 최근 몇 해에 걸쳐 CES가 자동차 관련 이슈를 모터쇼들로부터 가져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금년 2021년 1월은 그 정도가 훨씬 강력했다. 그리고 그 뉴스의 원천이 특히 우리 나라와 중국 등 극동에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그 이유는 바로 생산 및 핵심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뉴스였기 때문이다. 1월 4일 폭스콘과 바이톤의 연합 뉴스를 시작으로 LG 전자를 주축으로 한 마그나와의 연계, 그리고 애플과 현대차 관련 뉴스가 연이어 터졌다. 그리고 2020년 사상 최대의 영엽 손실을 기록한 SK 이노베이션이 헝가리 배터리 3공장에 1조2천억원을 투자한다는 파격적인 행보에 이르기까지 2015년 디젤 게이트 이후 전기차를 바탕으로 한 미래차가 자동차 뉴스의 큰 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묘하게 흐름의 차이가 생기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 경 까지는 오늘날의 차는 한계에 왔고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시장 및 소비자의 의식 개선을 위한 큰 그림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한 축이었다면 다른 한 축은 기반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 및 핵심 부품의 수급 전략 수립이었다. 즉 자동차 제작사들의 스타트업들과의 연계가 많았고, 자동차 제작사들 간의 연합, 구글과 애플 등의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등의 전략적 행보와 선행 연구, 그리고 배터리 수급처에 대한 커다란 그림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시작으로 보다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미래차 관련 시스템 모듈을 제품으로 제시한 티어 1들의 움직임이 돋보인 것이다. 또한 배터리 공급자들은 기존의 공급자 지역인 한-중-일에 더하여 핵심 시장인 유럽과 미국 현지에 공장을 빠른 속도로 추가하여 OEM과 부품 공급사들 사이의 비즈니스가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2020년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시장은 주춤하였지만 오히려 본격적인 생산을 위하여 부품 파이프라인과 제조 공정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리고 공급자들에게 휘둘렸던 지난 몇해에 위기의식을 느꼈던 유럽의 OEM들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선을 지역내에서 확보하면서 다변화하겠다는 등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보이는 단계로 발전하였다. 본격적인 미래차 시장을 앞두고 기 싸움을 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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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미래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는 2021년이 시작되자마자 생산을 두고 구체적인 진영 갖추기 뉴스가 터져나온 것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혁신성과 자본력을 앞세우고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했던 ICT 기업들은 본격적인 자동차 양산에는 큰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대량 생산 공정을 가져 본 경험이 없었던 것이다. 반대로 기존의 레거시 자동차 OEM들은 자칫하면 주도권을 빼앗기고 시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전기차들을 서둘러 출시했으나 충분히 혁신적이지 못하거나 최신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모델들은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ICT 기업들이 강한 분야에서 자신들의 약점을 드러내는 등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 사이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와 자율 주행, 그리고 양산을 모두 실현한 테슬라의 주가가 치솟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기존의 자동차 강자들 가운데 자체적으로 새로운 미래차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이는 폭스바겐이 유일했다. 그 다음은 금년에 신모델들을 대거 출시하는 현대차그룹이다. 이를 제외한 자동차 제작사들은 LG 마그나와 손을 잡은 GM의 예와 같이 티어 1들에게 크게 의존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즉 선행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의 기술은 완성도 높은 부품과 모듈로 완성된 티어 1의 모듈형 제품들이 기술적 혁신과 높은 양산 수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위하여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양산 경험을 갖지 못한 신흥 벤쳐 자동차 브랜드와 ICT 기업은 기존의 ICT 양산 기법의 하나인 파운드리 업체를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래서 아이폰의 파운드리 생산자인 중국  폭스콘이 첫 제품의 생산을 앞두고 위기에 빠진 중국의 바이톤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 우리 나라의 MS 오토텍이 인수한 이전 한국 지엠 군산 공장의 첫 고객사가 될 줄 알았던 바이톤이 중국의 고급 미래차 시장 진출의 첫 주자인 생산부터 중국 진영의 첨병이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관계는 아직 불분명하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위탁 생산자, 즉 파운드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마진 산업인 파운드리 산업을 시작하는 것은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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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다르게 보인다. 애플은 브랜드의 혁신적 이미지와 강력한 팬덤, 그리고 최근 출시한 M1 애플 실리콘 AP가 보여준 강력한 컴퓨팅 파워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려고 한다. 즉 애플은 테슬라처럼 통합 제어 시스템을 설계하는 첫 단계인 강력한 AP를 갖고 있으며 애플 뮤직과 같은 미래차의 주요 수익처인 컨텐츠 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소비자들과 브랜드 파워도 있다. 단 하나 부족하다면 그것은 자동차 생산 기술과 핵심 하드웨어 모듈들이다. 이것을 현대 모비스라는 강력한 티어 1을 갖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 관련 수직계열화를 갖춘 현대차 그룹, 그리고 강력한 배터리 공급국인 대한민국과 연계할 수 있다면 다소 늦은 애플이라도 빠르게 생산 단계를 완성할 수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E-GMP 플랫폼의 전부 혹은 일부의 판매량을 늘릴 수 있으며 모비스는 애플로부터 부족한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노하우를 얻을 수도 있다. 다양한 그림으로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유연한 협상이 가능하다.

코로나 펜대믹을 통하여 이른바 선진국들은 국내에 제조 기반을 갖추지 못한 것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가를 깨달았다. 하지만 제조업 기반, 그리고 생산에 투입할 부품 산업을 단시간 내에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앞선 기술과 생산 효율성을 가진 우리 나라,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입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언제까지나 우리 나라가 좋은 시절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우리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따라서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는가는 순전히 우리에게 달렸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부정적인가? 그렇지 않다. 시사점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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