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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CTO 체제, 그리고 한국형 어벤저스 – 현대차그룹의 화두는 무엇인가?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3-06-20 09:29:12

본문

현대차에게 큰 변화가 있었다. 조직의 변화, 그리고 협력의 변화다. 그리고 그것이 보여주는 방향성은 또렷하다.

 

일단 내부 조직의 변화가 있었다. 그 핵심은 김용화 CTO(사장)의 전면 배치와 연구 개발 조직의 개편이다. 6월 12일에 CTO 겸 사장으로 승진 발령된 김용화 사장은 불과 두 달도 되기 전인 4월 25일에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었다. 엄청나게 빠른 승진이다.

 

사실 김 사장의 연이은 승진은 연구개발 조직의 빠른 개편과 직결된다. 4월에 연구개발본부, 즉 남양연구소를 책임지게 되었을 때는 ‘송창현 사장이 주도하는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개발, 차량 제어 전문가인 김용화 부사장이 연구개발본부를 총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연구 개발 조직 개편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때 까지만 해도 또렷한 조직의 변화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차량 제어 전문가인 김 부사장이 남양연구소를 총괄하지만 송창현 사장과 신재원 사장이 각각 주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SDV), 그리고 미래항공교통(AAM), 즉 현대차 그룹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직급에서도 김용화 연구개발본부장은 부사장으로 송 사장과 신 사장보다 한 단계 낮았다. 

 

그랬던 것이 이번 6월의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또렷해졌다. 현대차그룹은 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으며 동시에 CTO, 즉 기술 개발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를 새롭게 만들어 그에게 맡긴 것이다. 새로운 CTO의 업무 영역은 전기차를 포함한 신모델 개발을 총괄하는 TVD 본부,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결집하여 SDV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차량 SW 담당, 기술 혁신과 신기술 개발 조직을 통합하고 신개념 모빌리티 컨셉트를 제안하는 META담당, 그리고 배터리와 로보틱스, 수소, 상용, 디자인센터 등 독립적 개발 체제를 유지하는 독립적 개발 조직 및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즉, 새로운 연구 개발 조직은 CTO 휘하호 실행 및 선행 개발의 대부분을 집중시켰다는 뜻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송창현 사장이 담당하는 TaaS 등 선행적 연구 개발과 기존 자동차와는 연관성이 낮은 신재원 사장의 AAM 분야는 유지될 것이다. 이번 조직 개편과 CTO 신설의 목적이 경영진의 교통 정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새롭게 CTO 휘하에 대부분의 연구 개발 역량을 집중시킨 목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제는 실전 단계’에 접어든 미래차 경쟁이 직접적인 이유일 것이다. 작년 10월 파산한 아르고 AI, 최근 파산한 미국의 자율 주행 트럭 회사인 임바크 트럭(Embark Trucks) 등 자율 주행 스타트 업들이 곤경에 처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존 OEM들과 전기차 제작사들도 자율 주행의 개시 시점을 보수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보조금이 끊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대규모 정리가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 OEM들 사이에도 빛과 그림자가 또렷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IRA와 유럽의 배터리법 등 역내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한 보호 무역적 정책들도 OEM을 비롯한 전기차 관련 기업들에게는 불가항력적인 불안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수익성, 최소한 시장 장악력에 기여하는 실적을 보여주어야 하는 필요성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게다가 정의선 시대도 3년차에 접어들며 세계 3위에 이은 보다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연구 개발 역량도 이제는 정확한 시간표와 수익 목표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계획에 따라 판매용 제품과 기술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소프트웨어의 전문가이면서도 레거시 자동차 업계에도 익숙한 김 CTO는 자동차 기반의 기존 개발 역량과 소프트웨어 및 전기 기반의 신규 개발 역량을 잘 융합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모셔널에 매우 관심이 크다. 앱티브와의 합작사이며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기술 관련 투자 가운데 하나인 모셔널이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보여줄 수 있다면 현대차그룹은 기술적 역량은 물론 투자의 효율성에서도 커다란 실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주사가 될 기술 전문 기업인 현대 모비스의 위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현대 어벤져스’ 이야기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삼성의 엑시노스 오토 V920을 차세대 인 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에 탑재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기존의 SK 및 LG와의 협력에 더하여 드디어 삼성과도 협력 관계를 맺음으로써 우리 나라의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모양새가 드디어 가시화된 것이다. 

 

나는 2018년 폐쇄된 한국 지엠의 군산 공장은 ‘한국 미래 자동차 컨소시엄의 파일럿 팩토리로 사용하자’는 칼럼을 쓴 적이 있었다. 현대차가 플랫폼이 되어서 삼성, LG, SK, KT,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기계부터 전기, 전자, 통신, 포털, 데이터베이스 등의 대한민국 역량을 모두 결집하여 대한민국 미래차 역량의 쇼 케이스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http://global-autonews.com/bbs/board.php?bo_table=bd_027&wr_id=53&page=7

 

지금도 그 때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지금은 더더욱 국내 기술 및 제조업 역량을 결집하여 우리의 우수한 실력을 단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미국이나 유럽, 중국의 입맛에 따라 우리의 역량이 각개격파되듯 뜯겨져나가는 비극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새로운 출발이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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