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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플랫폼을 팝니다, 폭스바겐 MEB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19-03-19 22:15:43

본문

‘MEB 플랫폼을 팝니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이었다. 수많은 브랜드와 회사들이 미래의 자동차를 향한 새로운 모델과 기술들을 발표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가장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제네바 모터쇼에 폭스바겐은 독일의 e-모빌리티 스타트업 회사인 e.GO 모바일 AG(e.Go Mobile AG)를 MEB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제작하는 최초의 외부 파트너로 공식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MEB는 폭스바겐 그룹이 개발한 미래형 전기차 전용 모듈형 플랫폼이다. MLB, MQB 등 모듈형 플랫폼으로 오늘날 세계적인 유행을 시작한 폭스바겐은 전기차의 양산을 앞두고 역시 모듈형 플랫폼인 MEB를 선보였다. 모듈화는 하나의 모듈에서 여러 차종을 개발할 수 있으며 값비싼 핵심 부품들을 모듈화하여 대량 생산하면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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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게 모듈형 플랫폼은 매우 중요하다. 2만여 개의 부품으로 조립되는 기존의 내연 기관 자동차는 모듈형으로 전환하더라도 모듈의 개수가 1천개 이상으로 여전히 복잡하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는 모듈의 개수가 200~300개 전후로 대폭 줄어든다. 즉, 자동차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자동차를 완성하는 최종 제작자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지만 전기차 시대에서는 자칫하다가는 기성품 모듈을 약간의 튜닝을 거쳐 조립하는 조립자의 위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뜻이 된다.


기존의 대기업 완성차 회사들에 모듈화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잠재적 위기가 될 수 있다. 첫번째는 완성차 제작사의 문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완성차 제작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던 중소기업들이 모듈의 숫자가 작은 전기차라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완성차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위협은 이른바 티어 1 솔루션 프로바이더들의 과점이다. 이미 보쉬나 컨티넨털, ZF 등의 대규모 자동차 솔루션 공급자들이 전기 자전거부터 대형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전기 파워트레인을 소비자 – 즉 자동차 제작사 – 들의 요구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유연 모듈화하여 선보였다. 즉, 자동차 제작사는 모듈 마저도 자신의 목적에 따라 스스로 튜닝할 여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글자 그대로 조립자로 전락하고 오히려 모듈 공급자들의 손아귀에서 좌지우지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위기감에 따라 최근 자동차 제작사들은 스스로 전기 모터를 제작하고 배터리를 파우치나 셀, 실린더의 형태로 공급받아 스스로 배터리 팩을 만드는 등 스스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여 모듈 납품자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LG화학이나 파나소닉, BYD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2차전지 제조사에서 배터리 셀을 납품 받아 스스로 배터리 팩을 제작하고 아우디 최초의 전기 자동차인 e-트론의 모터를 직접 제작하는 등 기술 내재화에 엄청난 노력과 투자를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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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폭스바겐 그룹은 자신들의 강점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깨달았다.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품을 구입하는 구매력 뿐만이 아니었던 것. 미래차와 모듈 세상에서 폭스바겐이 갖고 있는 최고의 경쟁력은 ‘모듈형 플랫폼으로 가장 많은 자동차를 만들어 본 경험’이었다.


허버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우리는 이미 MQB 등의 모듈형 플랫폼으로 1억대가 넘는 자동차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제는 MEB 전기차용 모듈형 플랫폼으로 이 경험을 전기차 시대로 연결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저희 폭스바겐은 저희의 이 경험을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도 나누고자 합니다.’


즉, 모듈형 플랫폼에 관한 한 폭스바겐은 세계 1인자이며 그 지위를 전기차 및 미래차 시대에도 놓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기정 사실화’ 연설이었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었다.


‘MEB 플랫폼을 이용하면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며, 안락한 자동차를 최적의 원가로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MEB는 감성적인 제품을 위한 소량 생산에도 적합합니다. 그래서 ID. 버기와 같은 자동차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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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폭스바겐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이다. 지금의 자동차 제작사에 더하여 자동차 플랫폼 공급자로서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열었다. 즉, 이제는 티어 1 솔루션 공급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수가 된 것이다. 입장이 바뀌었다. 왜냐 하면 솔루션 프로바이더들은 B2B 사업에 특화되어 있으므로 완성차 제작사들처럼 시장의 최종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요구 파악과 같은 섬세한 마케팅에는 취약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일반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에서도 완성차 브랜드를 따라갈 수 없다. 따라서 폭스바겐이 플랫폼 공급자로서 소규모 완성차 제작사들과 협력한다면 기술 뿐만 아니라 마케팅 차원에서도 커다란 경쟁력을 갖게 된다.


세상은 돌고 도는 모양이다. 20세기 초까지 번성했던 플랫폼 빌더 – 코치 빌더의 협업 체제가 다시 살아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와 함께 미래차에게 가장 결여된 것으로 우려되었던 감성적 만족도를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전기차 모듈의 외부 판매가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자동차 제작사들은 신흥 소규모 전기차 제작사와 경쟁을 피하고 협력 관계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은 영향력 아래에 둘 수도 있다. 결국 자동차 산업이 IT 업계에 대항할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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