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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22. 파워트레인의 미래- 37. 전기차, 본격적인 규모화의 시작과 차별화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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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8-21 16: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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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데이터만 보면 세상이 이미 변한 것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인다. ‘하늘은 나는 자동차’라는 잘못된 표현으로 통칭되고 있는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도 그렇지만 당장에 넘치는 뉴스의 중심에 있는 배터리 전기차도 이제 막 시장의 초입에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순간 수요와 공급이 폭증할 것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거론하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현 시점에서 배터리 전기차에 관한 움직임들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이 시대 전동화의 핵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다. 전체 전동화차 판매대수 중 이들 시스템을 채용한 모델의 수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뉴스는 배터리 전기차에 관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대수가 아직 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뉴스 아젠다를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지금의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한 배터리 전기차는 의미가 없다. 오히려 내연기관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는 환경파괴의 원인이다. 아이슬란드처럼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전력을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충분히 전동화로 인한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70%의 전력을 화석연료로 생산하는 중국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독일의 에너지믹스가 최근 재생 에너지의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등 유럽은 빠른 속도로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아직까지는 화석연료의 비율이 40%를 넘는 상황이고 재생 에너지 비율이 2019년 기준 6.34%에 불과하다. 이런 상태에서 배터리 전기차 판매를 장려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한국은 세계적으로 ‘기후깡패’ 국가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OECD 국가들이 지난 10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을 10% 가량 줄였는데 한국은 25%나 증가했다는 수치가 말해준다. 한국은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창했지만 그 이후로 오히려 OECD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이 말해 주듯이 정치적인 구호로만 이용됐었고 지금도 근본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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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려운 수치를 얘기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말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자주 하는 얘기이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재생 에너지는 에너지 절약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머리로는 그렇게 인식을 하지만 행동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 그 때 필요한 것이 기술적, 제도적 장치이다. 파워트레인의 효율화와 더불어 유럽처럼 도시에 저공해 존을 설정해 자동으로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술적 해법 중 하나라면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은 제도적인 방안이다. 한국은 전기요금이 너무 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다. 

어쨌거나 지금 자동차회사들은 전동화, 더 구체적으로는 배터리 전기차 시대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양산 배터리 전기차가 처음 등장한 것이 2010년 닛산 리프였고 2012년 테슬라가 첫 번째 전용 배터리 전기차 모델S를 내놓았으며 2013년에 BMW가 i3를 출시했다. 그리고 그런 흐름에 가장 극적으로 기여한 것이 2015년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이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대수는 여전히 미미하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전용 전기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만 보면 2016년 쉐보레 볼트에 이어 2018년 재규어 I-Pace가 등장했고 2019년에는 아우디 e트론과 메르세데스 벤츠 EQC, 폭스바겐 ID.3, 포르쉐 타이칸 등이 등장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더불어 대부분 크로스오버 형태의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2022년까지 포드가 16개, 르노닛산미쓰비시가 12개, 다임러가 10개, FCA가 10개, 2023년까지 GM이 20개 이상, 2025년까지 폭스바겐이 50개 이상의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아이오닉이라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런칭하며 2024년까지 3종의 전용 배터리 전기차 출시를 선언했다. 현대기아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EV를 비롯해 기존 모델의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수는 가장 많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배터리 전기차 버전도 내년부터 출시할 계획이므로 15개에 가까운 배터리 전기차를 라인업하게 된다. 


규모화의 추구와 차별화를 위한 시도가 시작됐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지금 완성차회사들이 추구하는 배터리 전기차 전략은 규모화와 차별화다. 

그것을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 수준의 항속거리와 가격을 추구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물론 당장에 배터리 전기차의 가격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배터리팩이다. 2010년을 전후 해 1kWh 당 1,000달러 수준에서 지금은 150달러 이하로 떨어졌지만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가격과 부피가 더 많이 내려가야 한다. 

그를 위해 배터리회사는 물론이고 완성차회사들도 나서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물론 코발트 등 원자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장장치의 기술 개발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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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내용도 들여다 보면 당장에 원천 기술이라는 측면에서는 LG화학과 파나소닉 등이 앞서 있는 상황이고 생산용량면에서는 중국의 CATL이 유리한 입장이기는 하지만 삼성 SDI와 SK이노베이션 등 극히 일부 업체가 셀 기술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회사들은 그들로부터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팩을 생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 들어 그런 흐름을 보여 주는 움직임을 몇 가지만 정리해 보면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1월 초 테슬라가 파나소닉에 의존하던 배터리셀 공급업체를 LG화학과 CATL로 확대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토요타는 아예 파나노식과 배터리개발과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해 자체 수요는 물론이고 외부에의 판매도 나서고 있다. 

2월에는 LG화학이 미국의 배터리 전기차회사 루시드모터스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보쉬는 중 휴먼호라이즌스와 배터리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3월에는 GM이 LG화학과 공동으로 개발 생산하는 배터리의 명칭을 얼티움으로 명명해 성능은 올리고 생산단가는 낮추겠다고 밝혔다. 볼보는 벨기에 겐트 공장에 배터리 조립라인을 건설했으며 5월에는 GM이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같은 달 메르세데스 벤츠가 글로벌 배터리 생산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1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네트워크는 유럽, 북미 및 아시아의 7개 지역 9개 배터리 공장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독일 카멘츠(Kamenz,)에 있는 자회사 어큐모티브(Deutsche Accumotive GmbH & Co. KG)와 삭소니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중국 패러시스 에너지에 투자하기로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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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는 폭스바겐이 미국 배터리 업체 퀀텀 스케이프의 지분을 늘렸으며 7월에는 현대기아차그룹의 SK그룹과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BMW는 스웨덴의 노스볼트와 20억 유로 상당의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8월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중국 CATL과 배터리 셀과 모듈 및 시스템 기술 개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좀 더 폭 넓은 것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델 포트폴리오의 전동화 라인업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첨단 배터리 기술을 개발한다. 

한마디로 지금 완성차회사들은 배터리 셀 공급원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배터리 셀 업체들은 이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생산용량 증대는 간단치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코발트 사용을 줄이는 배터리 셀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적인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 생산의 규모화가 과연 배터리 전기차의 양산을 뒷받침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나와야 할 때다. 

완성차회사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개발 생산하게 될 모델들의 개발비와 생산비를 낮추어 규모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에 대해서는 내연기관에서 이미 모률러 플랫폼과 모듈러 엔진등을 통해 노하우가 있다. 하나의 플랫폼과 엔진을 개발해 다양한 등급의 모델이 유용해 전체 개발비를 낮추어왔던 것이다. 

배터리 전기차 부문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폭스바겐으로 MEB라고 하는 배터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폭스바겐은 이 플랫폼을 그룹 내 모든 브랜드에 공용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포드 그룹에도 공급하기로 하는 등 규모화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도 배터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GM이 혼다와 배터리 셀을 공유하기로 한 것도 결국은 규모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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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측면에서는 완성차회사와 배터리업체가 배터리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이 LG와 삼성의 최고 경영자들을 잇달아 만나면서 국내에서 LG화학 및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관계 설정에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세 회사들은 각기 배터리 셀 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도 높다.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지만 메모리 부문에서는 삼성이 세계 1위의 입지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배터리 셀 기술도 후발 업체에게는 만만치 않다. 

코로나 19 이후로 글로컬라이제이션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세계 경제를 지탱해왔던 세계화가 힘을 잃고 국가주의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한국 배터리회사들이 중국과 유럽 등에 현지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현대기아차가 활용한다면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규모화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쨌거나 현 시점에서의 배터리 전기차는 본격적으로 규모화가 추구되고 있으며 동시에 배터리 용량 외에는 차이가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브랜드별로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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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타이칸의 경우 뚜렷한 차별화를 내 세울 수 있는 모델이지만 18만 유로가 넘는 가격이 말해 주듯이 내연기관의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하이퍼카로 분류되어 소비자의 입장에서 에너지 절약이나 이산화탄소 저감과는 거리가 있다. 

유럽 기준 4만 유로 이하의 패밀리카로서 사용되는 모델들이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1년부터 쏟아낼 것이라고 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목표가 계획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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