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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42. 테슬라와 애플, 소니, 그리고 수평 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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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1-04-12 07:17:09

본문

코닥필름이 사라진 것은 필름이 없어서가 아니라 디지털이 등장해서였다. 노키아가 휴대폰 시장에서 힘을 잃은 것은 통화 품질 때문이 아니라 전화기라는 정의를 바꾼 애플의 혁신 때문이었다. 지금은 전화기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시대다. 그 애플이 자동차의 정의를 바꾸는 애플카를 만들 것이라는 분석과 전망과 기대가 섞여 다양한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금방이라도 IT기업들이 자동차산업을 장악해 배터리 전기차와 완전 자율주행차가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대한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19세기 말 마차 시대에서 자동차시대로 넘어갈 때 거부했던 사람으로 취급할 정도다. 이미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테슬라와 애플, 소니의 행보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이것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는 그다음 문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흔히 말하는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과 전통적인 자동차회사와 부품회사, 그리고 폭스콘처럼 외형상으로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정밀공업회사까지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하며 외부 판매를 선언하는 시대다. 하지만 전기차로 대변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대변되는 자율주행차로의 진화를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애플, 토요타와 테슬라의 협업 가능성 등 거론 가능한 모든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자동차산업에 테슬라는 온전히 자신만의 방법으로 진입해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8년 파산할 수도 있다는 언급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다만 테슬라는 2020년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으나 자동차 매출이 아니라 CO2 크레딧을 판매한 수익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테슬라는 트리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애플은 사상 최대의 시가 총액이 말해 주듯이 엄청난 현금 보유력으로 마음만 먹으면 테슬라 이상으로 자체적인 힘으로 자동차사업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애플은 아무 말 없는데 소위 말하는 미디어는 물론이고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수평분업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하며 애플카를 넘어 그 미래를 점치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앱 스토어를 통해 이용자와 개발자를 연결해 주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취하는 두 가지가 수익의 원천이다. 하드웨어인 아이폰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 남짓으로 87%를 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함께 스마트폰의 OS를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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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애플의 자동차산업 진출 이야기에 대해 토요타의 아키오 토요다 사장은 지난 3월 자동차업계는 새로운 참가자를 환영하지만, 차량을 생산한 후 40년 동안 고객과 다양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이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라며 자동차산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애플에게 경고한 것이다.

 

그는 2020년 11월에도 테슬라가 이슈를 장악하자 테슬라가 차량 판매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점도 우리가 배울 점이기는 하지만 테슬라는 진짜를 만드는 것이 아니며 소비자들은 단지 레시피를 구매하는 것일 뿐, 주방과 주방장 그리고 진짜 음식을 만드는 것은 토요타라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자동차산업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분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를 들여다보면 2016년 다임러 AG가 화두로 제시했던 C.A.S.E. 로의 발전에서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보다 더 앞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터리 전기차를 위한 전용 플랫폼을 가장 먼저 개발했고 더 나아가 폭스바겐과 GM, 현대, 다임러 AG 등이 전용 플랫폼을 선보일 때 테슬라는 다시 2세대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테슬라의 가치가 빛난 것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기존 자동차회사 대부분이 생산 감소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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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기존 자동차들은 차 한 대당 30~100개의 ECU를 탑재하고 있다. 그런데 테슬라의 모델3에는 통합 ECU를 포함해 3~4개밖에 없다. 이는 업계에서 말하는 분산형 ECU와 제어 영역형 ECU를 건너뛰고 중앙 집중형으로 바로 진화해 버린 것이다. 이는 기존 자동차회사들보다 6년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통합 ECU의 연산 처리능력이 144T OPS(매초 144 조회)로 높고 소비 전력도 72W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부문에서는 CES 2020을 통해 선보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플랫폼의 프로세서는 700TOPS로 다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그보다는 이 통합 ECU를 테슬라가 자체 개발했다는 것이 더 관심을 끄는 내용이다. 삼성전자의 기판을 바탕으로 대만 업체가 위탁 생산한 것으로 기존 자동차부품업체들이나 엔비디아, 퀄컴 등으로부터 납품받은 것이 아니다. 이는 지금의 상황대로라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폭스바겐이 2020년 1월 카소프트웨어 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전통적인 메가 서플라이어들이 차량소프트웨어 솔루션 센터를 설립한 것이 상황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법칙이 바뀐다는 표현이 이래서 등장한 것이다. 다만 테슬라의 통합제어 솔루션은 보안문제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테슬라는 통합 제어 시스템을 3세대까지 발전시켰으며 이제는 그 두뇌인 시스템온칩(SoC) 하드웨어 3.0(HW3.0)을 스스로 설계할 정도다. 아직은 레벨4의 자율주행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5~10일마다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들의 운행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앞선 행보를 보인다. 테슬라의 시스온칩은 연산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 그리고 학습용 신경망 프로세서와 기타 입출력 장치 등을 통합한 본격적인 시스템온칩이다.

 

이는 스마트폰이 통신과 데이터 프로세싱, 그리고 입출력 등의 모든 기능을 하나의 프로세서, 즉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처리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의 모든 핵심 기능을 하나의 프로세서로 처리하도록 통합 설계하는 것이 통합 제어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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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성능 컴퓨터를 포함한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 대부분이 2025년 이후에 실용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테슬라는 2014년 HW1.0이라는 이름으로 1세대 전자 플랫폼을 선보인 이후 2016년 HW 2.0, 2019년에는 HW 3.0을 모델 3에 도입했다. 3kg이 되지 않는 이 두뇌는 테슬라의 힘의 원천임과 동시에 자동차 부품의 공급업체를 완전히 바꾸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

 

HW 3.0은 트라이캠과 밀리파 레이더, 초음파 센서로 360도 감지하며 무선 업데이트도 가능하고 자체 개발한 AI 칩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또한 레벨4와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에 대응하는 수준이다. 아직은 레벨2 수준에 머물러 있고 5G가 완전히 구현되지 않아 완전한 무선 업데이트가 여의치 않지만, 그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미래의 자동차를 구동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축을 선행하고 있는 것은 테슬라이다.

 

 

애플은 말이 없는데 당연시되는 수평 분업

테슬라에 자극받았다고들 하는 애플은 스마트폰을 통해 구축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거기에 이미 그들의 방식으로 구축한 생태계도 존재한다. 그래서 애플이 전기차를 만들게 되면 기존 자동차산업의 질서를 파괴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당장에 거론되는 것은 아이폰을 위탁 생산 하는 대만의 폭스콘을 비롯해 스텔란티스로 통합되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기존 FCA 등과의 협력을 통해 아이폰과 같은 애플카를 만들 것이라는 추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애플이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많은 전문가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결국은 애플이 테슬라보다 더 진보한 전기 자율주행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꿨던 것처럼 그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 키를 비롯해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로세서(SoC: System on Chip), 그리고 인체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전송하는 애플 워치 등 자율주행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아이폰과 자동차를 매끄럽게 연결해 작동한다는 단순하지만, 이것이 사실은 테슬라나 기존 자동차업체와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다. 거기에 중요한 기술은 UMB, 즉 울트라 모바일 광대역 기술을 이미 아이폰11에 채용했다. 스마트폰으로 더 정확히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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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은 애플카는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타날까이다. 우선은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를 들 수 있겠지만 초기에는 셔틀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B2B 비즈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애플은 지금까지 B2C비즈니스에 익숙해왔고 그만큼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장악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위탁 생산으로 갈 것이라는데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 때문에 초기에는 2020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는 통합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선언한 대만의 폭스콘이나 그동안 완성차회사들의 위탁생산으로 높은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는 마그나에게 위탁 생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기에 근래 들어 공급과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 내 자동차회사들과 손잡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에 근거한 것이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에 관한 미디어들의 보도 배경이다.

 

물론 거기에는 스마트폰이나 PC와 달리 자동차는 사용되는 환경이 복잡하고 연구개발과 생산, 마케팅, 판매, A/S라고 하는 종합적인 비즈니스가 애플의 생리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래서 이 프로세스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최종 소비자와의 접점을 장악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것을 좋은 의미로 수평 분업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시선을 끄는 것은 미래의 자동차 경쟁력은 기존 개념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것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라는 점 때문이다. 애플은 그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를 통해 피라미드의 정점에 포지셔닝하기를 원하고 있고 기존 자동차회사들은 그것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물론 아예 티어1으로서 애플과의 거래를 노리는 업체도 있다.

 

 

소니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가 목표?

여기에 가전제품 등에서 한국에 밀려 힘을 잃어가던 소니도 전면에 등장했다. 소니는 CES 2018을 통해 컨셉트카 비전 S를 발표할 때만해도 완성차회사들에게 다양한 기술을 제공하고자 하는 수준으로 해석됐었다. 하지만 CES2021을 통해서는 마그나에게 위탁 생산한 전기 자율주행차의 시험 주행 장면을 공개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소니의 CMOS 센서는 성능면에서 절대적 입지를 구축했다. 소니의 DSLR 및 미러리스 카메라 센서의 시장 점유율은 업계 최고이며, 특히 저조도 상황에서 뛰어난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소니의 이미지 센서 기술은 도로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필수적이다. 라이다 센서뿐만 아니라 광학카메라를 통해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소니는 이 분야에서 제조사들에게 자사의 기술을 공급하길 원하고 있다. 소니가 이미징과 센서 및 이들을 구동하고 그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컴퓨팅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완성차를 제작하고 실제로 주행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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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CES 2021을 통해 소니는 비전 S가 단순히 컨셉트카가 아니라 실제로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물론 소니의 장기인 센싱기술을 채용한 싱글 카메라 알파를 탑재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드론 카메라에어픽에 의한 것이다. 소니에 의하면, 고화질 공중 촬영이 가능한 풀 사이즈 알파의 탑재가 가능한 기체로는 업계 최소 클래스라고 한다. 공개된 동영상에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비전 S를 촬영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비전 S에는 소니가 자랑하는 이미지 센서에 더해 고정식 라이다 탑재하고 레벨2 자율주행에 대응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레벨 4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테슬라나 애플과의 차별화 포인트인 AV 시스템은 대시보드 전면에 LCD를 배치하고, 소니의 360 리얼리티 오디오(360RA)에 의한 현장감 넘치는 음장감을 재현한다. 이는 4,700만명 이상의 유료회원을 보유한 플레이 스테이션 플러스와 소니카를 연결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그 외에도 소니의 주력 사업인 이미지 센서의 진화도 있다. 그리고 최근 라이다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테슬라와 비슷한 점은 전자 플랫폼을 5개 영역으로 나누어 각각 제어 컴퓨터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업체들과의 협업이 필수다.

 

자동차라는 본질 측면에서는 서스펜션과 모터, 배터리의 통합제어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개념의 자동차 만들기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소니카도 애플카처럼 수평 분업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미래의 자동차는 그것이 전기차든, 자율주행차든 수평 분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테슬라나 애플, 소니 모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도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앞으로의 경쟁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도 애플의 경영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테슬라가 당긴 방아쇠가 대포로 확대되어 말 그대로 생태계를 통째로 바꾸는 시간을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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